장로님과 정치판
상태바
장로님과 정치판
  • 이찬용 목사(부천성만교회 담임)
  • 승인 2024.06.05 16:0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부천 성만교회 이찬용 목사
부천 성만교회 이찬용 목사

제가 어렸을 때 신앙생활 한 교회는 늘 싸우는 교회였습니다. 그 싸움 때문에 교회도 두 번 갈라져야 했구요. 교회에서 웃음이 사라지고 늘 냉랭한 분위기였습니다.

제가 속해 있는 목사님들 카톡에 올라온 글입니다.

장로님들 중에 이런 말을 하는 장로님이 제일 싫다.

1) 내가 정말 안 하려다 하는 말인데요.
2) 목사님 기분 나쁘게 듣지 마세요.
3) ‌싫어하시는 거 알지만 그냥 말할게요.
4) ‌저는 잘하는 거라 생각하고 그냥 제 생각이니 말할게요.
5) ‌맞아 죽을 각오로 이 말은 해야겠어요.

이 글을 읽으면서 제가 어렸을 때 봐왔고, 지금도 장로님으로 계신 장로님들을 생각해봤습니다. 제 친구 목사님들과 후배 목사님들이 장로님들 때문에 당하는 아픈 모습들을 보고, 우리 노회에 계신 장로님들과 우리 교회 장로님들을 생각하니 사실 교회 내에서 존중받는 장로가 되기란 그리 쉽지 않음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됩니다.

한국교회에서 장로란 직분은 사실 교회에서 헌신도 하고, 예배도 열심히 참석하고, 어려운 일에도 손 걷고 나서서 해왔기에 그 공동체에서 인정받고 받은 것인데요. 그 장로란 직분을 받은 후부터 이상하게 변질되는 경우가 많다는 겁니다.

언젠가 어느 모임에서 “우리 노회 목사님들 중에 우리가 존경할 목사님이 어딨어요?”하고 말하는 장로님을 본 적이 있습니다. 그렇게 말한 장로님이 어느 교회에 다니는지, 그 교회가 어떤 모습인지, 저는 지금도 잘 알고 있구요.

“내 믿음만큼 능력만큼 키다리 장로가 될 거야~” 이런 생각으로 주님을 섬기고, 성도들을 대하고, 목회자 곁에서 동역하는 장로님을 만난 목사님은 신이 나서 목회하게 될 겁니다.

수사관의 눈으로 교회 이곳저곳을 보며 성도들과 목회자를 대한다면 그분도 심은 대로 거두는 장로님이 되실 거구요.

요즘 이상하게 장로님들을 많이 만나게 되는데요. 그분들 중 정말 좋은 모습으로 귀하게 인정받는 장로님들도 계시지만, 그렇지 않은 분들의 모습도 보이더라구요.

장로님이란 일단 그 교회에서 인정받는 게 첫 번째 아닐까요? 뭐 인정받기 위해 일하는 건 아니지만 정말 장로란 직분으로 하나님을 섬기고, 성도들을 사랑하고, 목회자와 동역한다면 그분이 교회 내에서 인정받지 못할 이유도 없지 말입니다.

자기가 섬기는 교회에선 인정받지도 못하면서 정치판을 기웃거리고, 목회에 쓸데없이 간섭만 하고, “이런 말 안 하려고 했는데요” 하면서 엉뚱한 소리나 하는 그런 장로님들 때문에 성실히 정말 귀하게 사역하는 장로님들도 도매금으로 넘어가 싸구려가 되는 것 같아서 마음 한쪽이 안타깝고, 요즘 몇몇 사건을 대하고 보면서 그런 마음이 들더라구요.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