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전에 극동방송 ‘사랑의 뜰안’을 진행했을 때에 일이었습니다. 그 날은 청취자들에게 한 가지 주제를 정해 놓고 사연을 올리도록 하는 날이었는데 제가 그 날 정했던 주제는 ‘내 인생의 브레이크는 무엇인가?’였습니다. 그리고 청취자들이 올려주신 사연들을 소개하다가 큰 깨달음을 얻었습니다. 올린 사연들의 대부분은 예상대로 ‘내 인생의 브레이크는 하나님이 잡아 주신 것이다’라는 깨달음이었습니다. 그것이 물질이든 건강이든 말입니다.
이어령의 딸로 더 잘 알려진 이민아 목사님은 누가 봐도 복받은 사람이었습니다.
인물도 좋고 명문대학을 조기 졸업하고 미국에서 지역 검사까지 했습니다. 그러던 그녀에게 보통 사람들은 감당할 수 없는 거친 인생의 브레이크가 걸리고 말았습니다. 이혼과 암투병, 그리고 실명과 첫 아이의 사망 등 파란만장한 고통이 찾아왔습니다. 그렇지만 그런 고통의 시간들이 다 나쁜 결과를 낳은 것만은 아니었습니다. 그녀는 그러한 고통 속에서 하나님을 만났고, 목사 안수까지 받고, 아버지도 전도했기 때문입니다. 불과 몇 개월밖에 살 수 없다는 시한부 판정까지 받았을 때도 그녀는 너무나 당당했습니다. 그 때 그녀가 한 말이 놀랍습니다.
“늘 외로웠어요.. 사랑은 상처가 됐습니다. 내가 누구인지 모르는 정체성의 위기 속에 자살 충동도 느꼈습니다. 그러다 하나님을 만났지요. 나를 향한 하나님의 특별한 사랑을 알면서 상처들이 사라졌습니다. 사실 하나님을 만나지 못한 사람들 모두가 ‘땅끝의 아이들’입니다. 그 아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오직 하나님의 사랑뿐입니다.”
그 때 쓴 책이 ‘땅끝의 아이들’입니다. 그녀는 그 끔찍한 투병 중에서도 시간을 쪼개어 6~7시간씩 간증집회를 했습니다. 정말 말 그대로 죽는 순간까지 불꽃처럼 살았습니다. 만약에 그녀에 게 하나님이 밟으신 브레이크가 없었더라면 방황하다가 멸망의 길로 갔을지도 모르는 일입니다.
내 인생을 내 마음대로 이리 저리로 몰고 다닐 때 브레이크가 걸리지 않는 것은 복이 아니라 저주입니다. 자동차도 달릴 땐 달려야 하고 설 때는 서야 하는 것입니다. 저도 목회를 하면서 브레이크가 걸릴 때마다 답답할 때가 많았습니다. 하나님이 기뻐하실 일인데 왜 이렇게 달릴 수 없을까? 왜 브레이크가 자꾸 걸릴까? 이유를 알 수 없었습니다. 특별히 예배당 건축같이 중요한 일을 하는데 왜 건축회사가 부도가 나고, 공사가 멈춰지기도 하고, 건축비 낼 돈이 부족해서 쩔쩔맬 때도 있어야 했던가 답답할 때가 많았습니다. 그러나 그 브레이크가 걸렸던 순간순간이 지나고 보면 다 하나님의 은혜였음을 나중에서야 깨닫게 되었던 것입니다.
브레이크가 고장 난 자동차는 사고가 날 것이 뻔합니다. 그러나 감사한 것은 하나님은 사랑하는 자녀들이 낭떠러지를 향해 달려갈 때 반드시 브레이크를 잡아 주십니다. 그러므로 내 인생의 브레이크가 걸릴 때마다 더욱 감사하시기 바랍니다. 예기치 못했던 질병이 찾아오고, 경제적인 어려움이 찾아오더라도 당황하지 말고 오히려 감사하시기 바랍니다. 그 브레이크 때문에 하나님과 사람들 앞에서 겸손하게 되는 것입니다. 부르짖어 기도하게 되는 것입니다. 회개하게 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당장 내 뜻대로 달릴 수 없는 때일수록 하나님께서 브레이크를 잡아 주신 것을 믿고 감사하신다면 달려도 감사, 멈춰도 감사, 감사로 하나님 나라까지 달려가는 행복한 삶이 될 줄로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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