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시론] 충성(忠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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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시론] 충성(忠誠)
  • 박응순 목사(주안중앙교회)
  • 승인 2023.06.07 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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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응순 목사 / 주안중앙교회 담임
박응순 목사 / 주안중앙교회 담임

6월은 호국보훈의 달이다. 그리스도인은 예수님의 말씀처럼(요 18:36) 이중 국적의 사람들이다. 본질적으로 하늘에 속한 존재들이지만 세상 나라의 시민으로 살아간다. 어거스틴은 두 왕국론에서 “그리스도인은 두 왕국에 속해 살아가게 된다. 하나님의 나라의 시민으로서 살아가는 동시에 세상 나라의 시민으로 살 수밖에 없다”고 했다.

칼빈(John Calvin)은 교회와 국가의 관계를 말하면서 세상 정부를 ‘하나님의 시녀’라고 말했다. 1648년 작성된 웨스터민스터 신앙고백서 23장 1항에는 이렇게 고백한다. “최고의 주가 되시고 전 세계의 왕이 되시는 하나님은 자기의 영광과 공동선을 위하여 관, 공직제도를 두셔서 자기의 관할 하에 두셨다. 그들이 대중을 다스린다. 이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그들에게 칼의 힘을 주어 선한 무리를 보호하고 격려하는 반면 악을 행하는 자를 처벌하게 하셨다.”

그리스도인은 하나님으로부터 부여받은 국가 권력과 권세에 순종해야 한다.(롬13:1) 국가에 대한 의무를 다하고 법과 질서를 지키고 맡겨진 자리에서 충성해야 한다. 단 불의한 권력과 특수한 정치적 이념을 기치로 선전 선동하는 비정상적 형태의 권력에 대한 저항은 용납될 수 있다.

주후 79년 이탈리아의 폼페이에서 베수비오 화산이 폭발했다. 폼페이 시(市) 전체를 완전히 폐허로 만들었다. 오랜 후에 고고학자들이 폼페이 시가지를 발굴하면서 발굴자들의 가슴을 뭉클하게 하는 것이 발굴되었다. 그것은 폼페이 성문을 지키고 있는 한 보초병의 화석이었다. 화산이 폭발하면서 폼페이 시가 불바다가 되었을 때 성 안에 있던 모든 사람들은 필사적으로 성을 빠져나가기에 바빴다. 그런 와중에서 성문을 지키고 있던 파수병은 용암이 밀려오는 죽음의 공포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창(槍)을 굳게 잡고 부동자세를 한 채 용암을 온몸으로 맞으며 화석이 되었다. 런던의 워커 미술관에 가면 이 병사를 모델로 한 에드워드 포인터(Edward Poynter, 1865)의 그림이 걸려있다. 그 그림 아래에는 ‘죽도록 충성’(faithful unto death)이라는 제목이 붙여져 있다.

‘충성(忠誠)’의 사전적 의미는 ‘진정에서 우러나오는 정성’, 즉 임금·나라·민족 따위를 위해 바치는 정성스러운 마음이다. 성경에서 말하는 충성(고전 4:2, 헬,피스토스)의 의미는 신뢰할(믿을) 수 있는(trustworthy), 한결같은(consistent), 충실하다(faithful)는 뜻이다.

성도는 하나님 나라와 세상 국가에 충성해야 한다. 세상 국가에 대해서는 납세와(롬 13:6, 마 22:21) 위정자 존경과(롬 13:7) 나라를 사랑해야 한다.(롬 9:3; 10:1) 무엇보다 통치자들과 나라를 위한 기도가 충성이다.(딤전 2:1~2, 삼상 12:23) 하나님 나라에 대한 충성은 주일성수와(행 20:7) 형제를 사랑하며 하나님을 공경하는 것이다.(벧전 2:17) 먼저 하나님 나라와 의를 구하고(마 6:33) 복음 전파에 힘쓰고(딤후 4:2) 사명과 직분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다.(행 20:24) 모세는 신실함으로 하나님께 충성했다.(민 12:7) 그리스도인에게 국경은 없지만 조국은 있다. 우리가 속한 진정한 나라를 잊지말고 육신의 나라인 국가와 하나님 나라를 위해 충성해야 한다.

주안중앙교회 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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