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북한을 미워해도 교회는 달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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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북한을 미워해도 교회는 달라야 한다”
  • 한현구 기자
  • 승인 2023.05.25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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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천기자협 콜로키움 ‘통일선교의 길’ 주제로 개최

아무도 통일에 목소리를 내지 않는 시대 가운데 한국교회가 복음 평화통일의 선봉에 서야 한다는 요청이 제기됐다.

한국크리스천기자협회(회장:송주열 기자)는 지난 18일 산정현교회(담임:김관선 목사)에서 ‘산정현 역사로 본 통일선교의 길’을 주제로 월례 콜로키움을 진행했다.

산정현교회는 교회 역사의 시작부터 북한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평양 장대현교회에서 분립 개척해 평양에서 시작했고 분단으로 인해 서울로 자리 잡았다. 일제강점기부터 수많은 민족 지도자들과 불굴의 신앙인을 배출해 온 산정현교회에는 교회의 고향인 북한 선교에도 남다른 관심을 기울이며 기도를 이어오고 있다.

콜로키움에서 강의를 맡은 김관선 목사는 “제 부모님도 평양출신이다. 1974년 김창인 목사님이 시작하신 최초의 북한선교단체 기독교북한선교회의 3대 이사장으로 사역하면서 교회와 함께 북한 선교에 힘쓰고 있다”고 소개했다.

10년 전까지만 해도 북한에 자주 드나들며 북한 주민들에게 필요한 물품을 나누고 좋은 관계를 맺으며 복음이 들어가기 위한 통로를 열었지만 이제는 상황이 달라졌다. 금강산 총격 사건과 개성공단 폐쇄 등 일련의 사태를 겪으며 남북관계가 경색국면에 접어든 탓이다.

김 목사는 “금강산에는 남한 관광객들을 위한 편의점도 있고 숙소도 있고 예배처소도 있었다. 그곳에서 주일예배와 수요예배가 드려졌다. 종교의 자유를 상상하기 어려운 북녘땅에서 공공연하게 예배를 드릴 수 있던 곳이 금강산이었다”면서 “북한의 문이 닫히면서 북녘땅에서의 예배도 중단됐다는 점이 가슴아프다”고 전했다.

지금까지 유지되고 있는 북한 사역은 국경지대 인근 정도다. 그나마도 직접 사역은 어렵고 외국 국적인 사역자를 통해 탁아소와 양로원을 지원하며 방한복과 석탄, 나무를 전달하는 수준으로 이어오고 있다.

남북관계 경색으로 인해 민간 교류의 길마저 막혀버린 것에 안타까움을 드러낸 김 목사는 “대북제재를 하더라도 민간 교류의 길은 열어줘야 하는데 이것마저 막아버리니 남북의 사이는 점점 멀어지고 있다”면서 “정부도 정부로서의 입장이 있는 것은 이해한다. 하지만 인도주의 지원이 가능한 최소한의 통로는 열어 줬어야 하지 않나 아쉬움이 크다”고 말했다.

이런 시기일수록 교회의 역할이 중요하다고도 했다. 그는 “하물며 교회마저 이념 논쟁에 휘말려 북한을 돕자는 뉘앙스의 이야기를 조금이라도 내면 온갖 음해에 시달리기도 한다”면서 “교회라도 달라야 하지 않나. 원수가 주리면 먹이고 목마르면 마시게 하라는 것이 성경의 가르침이다. 정부의 입장이 어떻든 교회는 주님의 사랑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콜로키움에 모인 기독 언론 기자들을 향해서도 “통일세대 교육이 시급하다. 10~20대들은 통일을 굳이 해야하느냐고 반문하는 것이 현실”이라며 “기독 언론이 성경적 입장에서 북한을 보는 시각을 깊이 있게 다루고 왜 통일이 돼야 하는지 인식을 바꾸는 보도를 해줬으면 한다”고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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