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구약 중간사] “모든 길은 로마로!” 선교의 길을 연 로마의 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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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구약 중간사] “모든 길은 로마로!” 선교의 길을 연 로마의 도로
  • 김병국 교수
  • 승인 2023.05.23 2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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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병국 교수의 신구약 중간사 이야기 (11)
김병국 교수(백석대·신약신학)
김병국 교수(백석대·신약신학)

법률제도와 더불어 로마가 그리스를 능가한다고 인정받고 있는 두 번째 것은 대규모 토목공사입니다. 비교적 규모가 작은 건물들은 그리스가 로마를 능가합니다. 아기자기한 구조와 장식들은 그리스를 따를 수 없습니다. 하지만 콜롯세움과 같은 커다란 건물이나 애퀴덕트(aqueduct)와 같은 엄청난 길이의 수로, 그리고 ‘모든 길은 로마로’라는 말이 보여주듯이 로마의 잘 뻗은 도로들은 그리스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것들입니다.

로마의 길들은 사실은 세금으로 거둔 각 지역의 특산물들을 빠르게 로마로 운송하기 위하여 만들어진 것입니다. 가장 보편적인 운송수단은 마차였기 때문에 길의 너비는 말 두 마리가 나란히 끄는 마차가 지나가기 좋도록 설계되었습니다. 참고로 그 너비, 즉 말 두 마리가 나란히 끄는 마차의 너비가 유럽 도로 너비 산정의 기준이 되었고, 나중에는 철로 너비의 기준이 되었습니다. 즉 지금의 철로의 두 레일 사이의 너비는 말 두 마리가 끄는 마차의 바퀴 너비에서 유래한 것입니다.

그런데 이 길에는 문제가 있었습니다. 약탈자들이 끊이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사실 로마의 입장에서는 약탈자들이지만 피지배국의 입장에서는 우리나라 이야기에 나오는 홍길동 같은 사람들이었습니다. 자신들이 피땀 흘려 생산해 낸 것들을 로마가 빼앗아 가니까 중간에 마차를 습격하여 그것을 다시 가져오는 것입니다. 로마는 습격사건이 빈발하자 로마의 모든 간선도로에 도로 수비대를 두었습니다. 그들의 임무는 도로 위에서 발생하는 약탈사건을 해결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일정한 간격마다 보초병들이 보초를 섰고, 행인들은 그들의 보호를 받으며(?) 안전하게 여행을 할 수 있었습니다.

군인들의 이런 보호의 덕을 많이 본 사람들이 바로 사도 바울을 비롯한 선교사들이었습니다. 사도 바울의 선교는 대도시 중심으로 이루어졌습니다. 전도의 효과를 극대화시키기 위해 각 지역의 거점 도시에 교회를 세우고 그 근방의 지역들은 그 거점 교회가 담당하도록 하는 전략이었습니다. 그런데 로마의 모든 거점 도시들은 잘 정비된 포장도로들로 연결되어 있었고, 그 도로들은 또한 로마 군인들에 의해 보호되고 있었습니다. 전도자들은 그들의 보호를 받으며 전도여행을 다닐 수 있었습니다.

지금까지 복음 전파를 위해 신구약 중간기에 하나님이 미리 예비하신 것들 네 가지를 살펴보았습니다. 이제부터는 신구약의 중간시대를 시간 순서에 따라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하지만 이 글은 역사 자체를 살피기 위한 책은 아닙니다. 어디까지나 신약성경을 더 잘 이해하려는 목적이 우선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역사적으로는 아무리 중요하다 해도 신약성경과 별로 상관이 없는 부분은 과감하게 설명을 생략할 것입니다.

백석대·신약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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