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시론] “교회 몰락 위기 앞에 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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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시론] “교회 몰락 위기 앞에 서서”
  • 강석찬 목사
  • 승인 2023.05.12 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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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석찬 목사
강석찬 목사

1960년대 말, N.Y.T.에 실렸던 만평이다. 알에서 깨어난 병아리 한 마리가 좌우로 세상을 둘러보고는, 다시 알 속으로 들어가는 내용이다. 병아리는 태어날 세상을 살펴보고는 차라리 알 속이 더 안전하다는 판단으로, 알에서 태어나지 않겠다는 것이다. 1960년대의 환경문제를 비판한 만평이며 세평이다. (시론자가 기억을 더듬어 그렸다. N.Y.T. 신문은 세로 그림이었다.)


5월은 가정의 달이다. 어린이 주일을 보내고, 어버이 주일을 맞이한다. 오늘의 세상은 어떤 세상일까? 어른이 만들고 있는 요즘 세상은 태어날 아이들에게 어떻게 보일까? 신문을 펼치면 온갖 사건들이 현재 우리 사회의 현상을 잘 반영하고 있다. 꼭지들만 나열해 본다. 전쟁, 마약, 음주운전, 뺑소니, 정치인의 거짓말, 영끌로 마련한 주택의 전세 사기, 반복되는 각종 시위, 자살, 묻지마 살인, 청부 살인, 학폭, 후쿠시마 원자로 오염수 방류, 태극기 부대와 촛불 부대의 시위 대결, 보수와 진보의 신냉전 주의 갈등, 대형 산불, 이상 기후, 해수면 상승, 온난화의 영향, 중국발 미세먼지 피해, 온갖 가짜 뉴스, JMS 이단, 신천지, 성추행, 성직자의 부정 등등 너무나 많아 끝이 없다. 이런 세상은 분명히 나쁜 세상이다. 만약 이런 세상의 현상을 본 태어날 아이가 어떤 판단을 할까? 60년대 말, <New York Times>지 만평의 알에서 깬 병아리처럼, 어머니의 자궁 속에서 살겠다고 소리치지 않을까?

UN이 공식적으로 코로나 팬데믹이 끝났다고 선포했다. 교회도 코로나로 인해 3년 넘게 ‘비대면 예배’라는 정말 특이한 경험에서 벗어나면서, ‘대면 예배’라는 이상한 표현으로 예배의 회복, 코로나 이전의 상태로 돌아가려고 기대하며 노력한다. 그런데 현실은 어렵기만 하다. 특히 어린이, 청소년교회학교, MZ세대의 청년집회는 존폐가 거론될 만큼 심각하다. 교회학교가 실종된 교회가 수를 셀 수 없을 만큼 많아지고 있다. 20세기 초에 서구교회의 공동화(空洞化) 현상이 21세기에 들어선 한국교회의 현실이 되고 있다. 다음 세대를 위해서 교회는 무엇을 하고 있는지 묻게 된다. 교회학교 예산을 ‘펑펑’ 지원해도 ‘텅텅’이다. 학원으로 내몰린 아이들을 붙잡을 뾰족한 방법이 없다. 다음세대가 보이지 않는 교회는 몰락(沒落) 위기에 봉착한 것이다.


어쩌란 말인가? 이유가 있다. 병들었다는 것이며, 어디가 병들었는지도 알고 있다. 이제는 진단을 멈추고 치료할 때다. 교회 안에 스며든 교회를 속물(俗物)로 만드는 세속적(世俗的)인 모든 것들을 제거해야 한다. ‘속(俗)’자는 사람이 계곡(골, 谷)에 들어앉은 글자다. 옛말에는 ‘관(棺)’을 ‘골’이라 했다. ‘골로 간다’는 ‘죽으러 간다’는 의미였다. 이처럼 ‘세속적’이란 것은 그 안에 ‘죽음’을 품고 있다. 세속적인 교회라는 것은 죽음을 품은 비본질적인 것이 교회를 채우고 있다는 뜻이다. 생명 살림을 추구하는 교회가 죽음에 잇대어 있는 세속적(世俗的) 가치관을 따른다는 것은 몰락을 재촉하는 것이다. 이제 더 이상 지체할 여유가 없다.


“말씀, 예수 그리스도, 복음이 교회를 이끌게 하라” 몰락 위기 앞에 서서, 교회가 결단할 때이다.

예따람공동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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