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취미와 관심사 가진 청년들, “여기 모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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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취미와 관심사 가진 청년들, “여기 모여라”
  • 정하라 기자
  • 승인 2023.05.03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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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년들이 모이는 교회② 청년부의 독립교회 모델 ‘한소망청년교회’

청년들이 교회에 모이기 어려운 시대다. 말씀에서는 그리스도인들이 “모이기에 더욱 힘쓸 것”을 권면하지만, 매일의 삶이 바쁜 요즘 청년들에게는 ‘모이는 일’이 좀처럼 쉽지 않다. 치솟는 물가와 고용불안의 불안한 미래, 거기에 코로나19 팬데믹이 덮치면서 ‘가나안 성도’로 살아가는 청년들이 늘어났다. 이렇듯 세상 속에 흩어진 청년들이 모이는 교회의 비결은 어디에 있을까. 청년들이 예배에 모이기에 힘쓰고 선교와 구제를 위해 동역하는 교회의 사례를 찾아봤다.<편집자 주>

“2년 전부터 목장모임의 주제를 정하고, 청년들이 관심있는 분야를 지원하는 형태로 바뀌었습니다. 그 후부터는 200명 정도였던 출석 청년 인원이 300명 정도로 늘어났습니다. 청년들이 모든 사역을 주도하고 결정하기 때문에 자신이 소속된 공동체에 대한 자부심이 큽니다.”

캠핑부터 봉사활동, 운동을 비롯해 맛집 탐방까지…. 같은 취미와 관심사를 가진 청년들이 교회 공동체를 통해 매주 한자리에 모인다. 취미와 관심사가 같다 보니 삶을 나누며 공감대를 형성하고 대화를 통해 크고 작은 위로를 얻는다.

한소망청년교회(담당:김동주 목사)에는 32개의 목장이 청년들의 주도하에 운영되고 있다. 청년들이 자발적으로 운영하는 목장모임은 ‘클래식’과 ‘클럽’으로 구분돼 있으며, 청년들은 6개월 단위로 참여할 목장을 자유롭게 선택한다. 먼저 목장의 리더인 목자는 개별 목장의 주제와 콘셉트를 정하고 참여가능한 인원을 공지하고 신청을 받는다.

한소망청년교회에는 청년들의 관심사와 취미활동을 기반으로 운영하는 클럽 형태의 목장모임이 운영되고 있다.
한소망청년교회에는 청년들의 관심사와 취미활동을 기반으로 운영하는 클럽 형태의 목장모임이 운영되고 있다.

‘클래식’이 말씀을 묵상하고 삶과 기도제목을 나누는 일반적인 소그룹모임이라면, 청년들이 각자의 관심사와 취미활동에 따라 구별된 소그룹모임이 ‘클럽’이다. ‘클럽’은 요즘 청년들의 관심사인 △캠핑 △맛집 탐방 △운동 △자기계발 △재테크 분야 등 다양한 형태로 운영된다.

목양국장 홍정빈 청년은 “청년들이 관심사에 따라 소그룹이 결정되기 때문에 누군가가 강요하지 않아도 즐겁게 참여한다. 그렇다 보니 입소문이 나서 장기 결석했던 청년들도 예배와 소그룹 모임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고 밝혔다. 

‘클럽’ 방식의 목장모임은 4주간은 클래식 형태와 동일하게 ‘목장나눔지’를 바탕으로 말씀을 나누고 기도제목을 나눈다. 대신 한 달에 한 번, 각 목장의 색깔에 맞는 캠핑이나 운동, 봉사활동 등을 함께 하면서 친목을 다지고, 유대감을 나누는 시간을 보낸다. 그렇다고 해서 청년들의 취향이나 요구를 실현하는 것이 목장의 궁극적인 목표가 되는 것은 아니다.

한소망청년교회 김동주 목사는 “청년이 사역의 주도권을 갖고 사역을 기획하며 운영하지만, 그것이 해당 청년의 취향을 성취하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면서 사역의 동기와 의도가 절대적으로 하나님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회 공동체는 개별 목회자나 평신도의 요구를 실현하는 공동체가 아니라 몸 된 지체의 머리가 되시는 예수 그리스도의 요구를 실현하는 공동체이기 때문.

한소망청년교회는 올해 초 한소망교회(담임:류영모 목사)의 청년부가 독립해 세운 교회다. 코로나 팬데믹 시기, 청년들이 교회를 떠나면서 청년이 모일 수 있는 교회의 모델을 꿈꾸며 구체적 자립 계획을 세웠다. 현재는 청년들이 하고 싶은 사역을 스스로 기획하고 운영하며 필요한 재정도 자발적으로 모아 집행하고 있다.

김 목사는 “사실 한소망교회가 큰 교회이지만, 파주라는 지리적 여건상 청년들이 유입되기 어려운 조건이다. 코로나를 겪으며 공동체 의식이 무너진 청년들을 다시 교회로 부르기 위해 사역의 방향을 새롭게 모색했다”며 목장모임을 새롭게 개편한 이유를 밝혔다. 이러한 과정을 겪으며 한소망교회는 청년부의 특징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사역의 방향을 제대로 잡기 위해 목장모임을 새롭게 개편했다.

한소망청년교회 사역의 큰 특징은 청년이 주도권을 갖는 데 있다. 사역 전반의 기획과 운영의 자리를 청년이 담당하고 있다. 사역의 주도권을 목회자가 가진 경우 이미 기획된 사역과 운영을 목회자가 하면서 실행의 역할은 청년이 담당했다. 이 때는 청년이 피드백을 할 수 있지만 책임은 목회자에게 있다.

평신도로서 청년의 책임은 하나님 앞에서의 책임과 공동체 안에서 존재적인 책임이며, 그가 가진 성도로서 직임에 대한 책임을 지는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목회자가 단순히 사역으로부터 물러나거나 배제되는 것은 아니다.

김동주 목사는 “목회자는 청년들이 사역의 주도권을 잘 이해하고 실행할 수 있도록 교육하며 지원하는 역할을 충실히 감당해야 한다”며 “사역의 주도권이 누구에게 있건 간에 교회 공동체의 목적은 하나님의 의도와 목적을 실현하는 것에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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