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해와 수난의 현실과 유사한 다니엘 이야기로 위로받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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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해와 수난의 현실과 유사한 다니엘 이야기로 위로받아
  • 이상규 교수
  • 승인 2023.04.19 1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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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규 교수의 초기 기독교 산책 (138) - 카타콤과 기독교 신앙의 상징(16)

카타콤 그림에서 사사시대나 열왕기 시대 이스라엘의 역사에 대한 그림은 많지 않다. 심지어 다윗에 대한 것도 드물게 나타나는데, 도미틸라 카타콤에 오직 한 편, 곧 다윗이 물맷돌을 들고 있는 한 가지 그림만 있다. 죽음을 보지 않고 승천한 엘리야의 승천은 중요한 주제일 수 있다. 우리의 기대와는 달리 오직 두 편만 있는데 하나는 도미틸라 카타콤에, 다른 하나는 라티나 카타콤에 있다. 두 그림에서 마차를 탄 엘리야가 힘차게 출발하는 것으로 그려져 있고, 왼편에는 엘리사가 겉옷을 받는 모습이, 오른쪽에는 이를 구경하는 모습이 대칭적으로 그려져 있다(그림 1).

바벨론 포로기에 대한 그림은 상대적으로 많은데, 제임스 스티븐슨(James Stevenson)은 히폴리투스의 영향일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 히폴리투스(Hippolytus, ?~235)는 3세기 초에 다니엘서 주석을 썼는데, 이 책이 당시 그리스도인들에게 자극을 주었을 것이라고 추정한다.

다니엘과 관련하여 4가지 장면이 그려져 있는데, 첫째는 다니엘과 그 친구 사드락과 메삭과 아벳느고가 금신상에 절하지 않는 일(단 3장), 둘째 풀무불에 던져진 일, 셋째 사자굴에 던져 진 일, 넷째 수산궁에서의 일 등이다. 이런 사실은 3세기 당시 그리스도인이 겪었던 박해와 수난의 현실, 곧 산 채로 불태워 죽게 하던가, 경기장에서 맹수들에게 잡혀 죽게 하던가, 여성의 경우 성적 노리개가 되게 하는 당시 현실과 매우 유사했기에 상당한 자극과 도전, 그리고 위로가 되었을 것이다. 다니엘과 동료 세 청년가 우상의 신상에 절하기를 거부한 것은 카타콤의 그림(그림 2)뿐 아니라 기독교인들의 등불이나 석관에도 자주 등장한다. 오리겐은 325년경에 쓴 ‘순교에 대한 권면’(Exhortation to Martyrdom)에서 그 시대 그리스도인들, 곧 막시미누스 황제(235~238) 치하에 고통당했던 암브로스 등과 같은 이들을 느브갓네살의 위협 하에서 고통당했던 이들과 대비하여 언급한 바 있고, 카타콤 미술이 번창했던 4세기 중엽 로마의 감독 리베리우스(Liberius)는 다니엘과 그 동료들을 신앙을 지키기 위해 싸웠던 사례로 인용한 바 있다.

백석대 석좌교수·역사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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