뿌리 없는 사이비 신흥종교로 격하하며 기독교 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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뿌리 없는 사이비 신흥종교로 격하하며 기독교 비판
  • 이상규 교수
  • 승인 2023.04.19 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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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상규 교수의 초기 기독교 산책 (140) - 헬라로마사회에서의 기독교 비판(2)

2세기 중엽부터 기독교가 놀라울 정도로 급성장하고 세속 사회가 무시하지 못할 조직으로 부상하자 로마제국의 정치적인 탄압 외에도 기독교에 대한 비판이 가중되었다. 그 비판이란 이른바 반기독교 지성인들의 이론적 공격 혹은 비판이었다. 이들은 기독교에 대한 부분적 지식을 가지고 기독교를 경멸하거나 조롱하고, 괴변으로 야유하는 등 기독교를 공박하는 논전을 전개하였다. 기독교를 헬라 로마 문화를 파괴하는 뿌리 없는 사이비 신흥종교로 격하시키는가 하면 기독교를 해로운 미신으로 간주하고, 기독교 신자들을 미신을 추종하는 무지한 자 혹은 무신론자로 간주하였다. 물론 기독교에 대한 부분적 지식으로 기독교회에 대해 언급하거나 의도적으로 기독교를 폄하하기도 했다. 이들의 작품들은 외부에서 본 초기 기독교에 대한 인식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중요한 문헌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면 그들은 어떤 인물들이었을까?

사모사타의 루시안: 먼저 풍자 작가였던 사모사타의 루시안(Lucians of Samosata, 120~180)에 대해서 살펴보자. 그리스어로는 루키아노스(Λουκιανός), 라틴식으로는 루치아누스라고도 불리는 루시안은 120년 경 수리아의 사모사타에서 석공(石工)의 아들로 출생했다. 사모사타라는 곳은 튀르키예의 아디야만 지방(Adiyaman province)의 작은 도시인데, 유프라테스강 상류지방에 위치하고 있고 현재는 삼삿(Samsat)으로 불리고 있다. 이곳은 고대 콤마게네(Commagene) 왕국의 수도이기도 했는데, 콤마게네왕국은 이란계 오론테스 왕조, 곧 고대 그리스-이란계 왕국이었다. 지도를 보면 알 수 있듯이 콤마게네는 아르메니아(Armenia), 파르티아(Parthia), 로마(Roma), 시리아(Syria) 왕국 사이에 둘러싸인 완충국이었다. 그래서 문화적으로 혼합적인 도시였다. 이곳에서 성장한 루시안은 이오니아로 가서 당시 유행하던 수사학(修辭學)을 배웠다. 고대 그리스-로마 사회에서 수사학이란 효과적인 의사소통 기술이라고 할 수 있는데, 설득의 수단으로 문장과 언어의 사용법, 특히 대중 연설의 기술을 연구하는 학문이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수사학은 고전 연구의 기초로 강조되던 학과였는데, 아우구스티누스를 비롯하여 여러 교부들이 수사학을 공부한 바 있다. 고대 그리스와 로마에서의 수사학은 법정에서 변호를 위해서도 활용되었다. 그래서 어떤 이들은 루시안이 안디옥의 법률가였다고 말하기도 한다. 그리스어에 능통했던 루시안은 그 후 10여 년간 그리스, 갈리아, 이탈리아 등지로 여행하며 수사학을 가르치기도 했다. 후에는 시리아의 안디옥, 그리고 아테네에 살면서 강연과 저술에 전념했다고 한다. 그는 여러 형식의 문필활동을 했는데, 40~50세 어간에 풍자작가로 세인의 호평을 얻었고, 그리스의 희곡작가 아리스토파네스(Aristophanes)를 제외하고는 그를 능가할 작가 없다고 칭송받을 정도였다. 그는 여러 풍자극 남겼는데, ‘신들의 대화’, ‘사자(死者)의 대화’, ‘비극 배우 제우스’ 등이 있고, ‘사기꾼 알렉산드로스의 일생,’ 그리고 자전적인 작품으로 일컬어지는 ‘환상’과 ‘초상화’, ‘2중 고소장’ 등과 같은 작품을 남겼다.

특히 그는 ‘페레그리노스의 죽음’(De Morte Peregrini)이란 책을 썼는데, 많은 기독교 학자들은 이 책이 기독교를 비판하고 비방한 작품이라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사실은 그렇게 보기 어렵다. 이 책이 전적으로 기독교를 비방할 목적으로 쓰여진 책이라기보다는 이 책에서 부분적으로 기독교회에 대해 언급했는데, 기독교에 대한 부정적인 언급이 포함되어 있을 뿐이다. 그런데 이 책이 중요한 의미를 갖는 것은 2세기 당시 비기독교 사회의 기독교 인식을 보여주는 중요한 기록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 책은 어떤 책일까?            

백석대·역사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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