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구약 중간사] 기도할 이방인의 뜰 장사터로 만든 유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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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구약 중간사] 기도할 이방인의 뜰 장사터로 만든 유대인
  • 김병국 교수
  • 승인 2023.04.19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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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병국 교수의 신구약 중간사 이야기 (7)
김병국 교수(백석대·신약신학)
김병국 교수(백석대·신약신학)

성전의 여러 뜰들

‘하나님을 경외하는 자들’과 관련하여 설명하고 싶은 것이 또 한 가지 있습니다. 그것은 예수님께서 성전을 청결케 하신 사건과 ‘하나님을 경외하는 자들’ 사이의 관계입니다. 성전의 뜰은 크게 세 부분으로 나누어져 있었습니다. 그것은 유대인 남자들의 뜰과 유대인 여인들의 뜰, 그리고 이방인의 뜰입니다.

<유대인 남자들의 뜰> 성전 건물과 가장 가까운 안쪽 부분은 유대인 남자들의 뜰이었습니다. 이방인 중에서도 하나님을 믿어 할례를 받은 자들 즉 이방인 개종자들은 혈통적인 유대인 남자들처럼 이곳까지 들어와서 예배에 참여할 수 있었습니다. 물론 그들이 이곳에 들어가려면 랍비가 발행한 정식 할례증서를 보여주어야 했습니다. 혹시 다른 사람들이 이곳에 들어올 경우, 그들은 죽음의 형벌을 피할 수 없었습니다. 그것은 심지어 로마인이라 할지라도 예외가 없었습니다.

<유대인 여인들의 뜰> 그 다음 공간은 유대인 여인들의 뜰이었습니다. 그곳에 열세 개의 헌금함이 놓여 있었습니다. 헌금함의 입구는 나팔처럼 되어 있어서 동전을 쉽게 헌금함에 넣을 수 있었습니다. 헌금함이 왜 이곳에 놓여 있었는지에 대해 두 가지 해석이 있습니다. 정통적인 해석은 성전과 가까운 유대인 남자들의 뜰은 돈(동전)이 쨍그렁거리는 소리가 들리기에는 너무 거룩한 곳이었기 때문에 그보다는 약간 떨어진 여인들의 뜰에 헌금함들이 설치되었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약간 유머가 섞인 다른 해석은 그때나 지금이나 실제적인 경제권은 남편이 아니라 아내들이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여인들의 뜰에 헌금함이 설치되어 있었다는 것입니다.

<이방인의 뜰> 그리고 성전의 뜰들 중 가장 주변부에 있던 곳이 이방인의 뜰이었습니다. 이곳은 이방인들 중에서 하나님을 믿기는 하지만 아직 할례는 받지 못한 자들, 즉 우리가 위에서 살펴본 ‘하나님을 경외하는 사람들’을 위한 공간이었습니다. 그런데 유대인들은 자신들과 자신들의 가족들이 예배를 드릴 장소는 깨끗하게 유지했지만, 이방인의 뜰은 장사하는 곳을 만들어 버렸습니다. 비싼 권리금을 받고 상인들에게 자리를 나누어 준 것입니다. 그 결과 하나님을 믿는 이방인들은 먼 곳에서 예루살렘까지 고생을 하며 찾아왔지만 하나님께 예배를 드릴 수 있는 공간을 얻지 못했습니다. 그들은 돈 바꾸는 자들과 짐승들 사이에서 이리저리 쫓겨 다니며 예배를 드려야 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이 광경을 보시고 크게 분노하셨습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는 “내 집은 만민의 기도하는 집이라 칭함을 받으리라고 하지 아니하였느냐 너희는 강도의 굴혈을 만들었도다”(막 11:17)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여기서 “만민의 기도하는 집”이라는 표현을 쓰신 이유는 지금 유대인들이 장사를 하고 있는 그 장소가 원래 이방인들을 위한 공간이었기 때문입니다.

백석대·신약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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