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세대를 ‘예배의 리더’로…“개척교회 주일학교의 대안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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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세대를 ‘예배의 리더’로…“개척교회 주일학교의 대안되길”
  • 정하라 기자
  • 승인 2023.04.11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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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세대연합, 다음세대 위한 ‘아름다운 동역’
수원지역 5개 교회 모여 다음세대 연합예배

수원에 있는 5개 작은 교회의 주일학교가 하나로 뭉쳐 아름다운 연합을 이뤘다. 대부분 교회의 주일학교 아이들은 3~4명에 불과했지만, 5개 교회가 함께 모이니 40명이 넘는 아이들이 예배당을 가득 메웠다. 그동안 다소 가라앉은 분위기 속에 예배를 드렸던 아이들의 얼굴엔 모처럼 화색이 돌았다. 예배 후 소그룹시간에는 비슷한 또래 공동체가 모여 자연스럽게 자신의 고민과 기도제목을 나누었다.

대다수 개척교회 주일학교는 목회자의 자녀가 대부분이기에 의무감에 예배를 드리지만, 제대로 된 ‘신앙 공동체’를 경험하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도 크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예배를 드리는 기쁨을 상실하게 되고, 부모의 교회를 떠나 큰 교회로 예배지를 옮기게 되는 경우도 허다하다.

다음세대연합(이하 다세연)은 지난 2021년 코로나19 팬데믹 시기를 겪으며 작은 교회가 연합해 미래세대를 살리겠다는 비전을 안고 태동했다. 이후로 매달 한 번씩 모여 주일학교 연합예배를 드리고 있다.

다음세대연합은 코로나19 팬데믹 시기를 겪으며 작은 교회가 연합해 미래세대를 살리겠다는 비전으로 태동했다. 현재는 10개 교회가 하계·동계수련회를 함께 하며 연합하고 있다.
다음세대연합은 코로나19 팬데믹 시기를 겪으며 작은 교회가 연합해 미래세대를 살리겠다는 비전으로 태동했다. 현재는 10개 교회가 하계·동계수련회를 함께 하며 연합하고 있다.

‘다세연’을 처음 기획한 김성택 목사(산위에교회)는 “개척교회의 경우 주일학교는 목회자 자녀들 중심으로 시작된다. 그렇다 보니 예배에 대한 의무감이 크고, 영적으로 고립돼 있는 경우가 많다. 저도 다양한 교육과 훈련프로그램을 시도했지만, 교회에서 다음세대가 제대로 세워지지 않아 고민이 컸다”고 밝혔다.

몇 명 안되는 아이들이 전부이다 보니 보고 배울만한 롤모델도 없었다. 하지만 많은 아이들이 모일 경우 그 안에서 믿음과 자질이 좋은 아이들이 모델이 되어, 주일학교가 더욱 역동적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를 갖게 됐다. 

개척교회 목회자로서 고충을 전한 이상덕 목사(순종교회)는 “교회 안에 주일학교 예배가 없다 보니 자녀들을 어른 예배를 같이 드리게 했다. 목회자 자녀로서 수요예배와 금요예배 등 모든 예배에 참여했지만, 막상 예배에 대한 사모함은 없는 것 같아 고민이 컸다”고 말했다.

주일학교의 침체 현상은 비단 개척교회만의 문제는 아니다. 한국교회 다음세대의 복음화율은 3% 수준으로 다음세대가 ‘미전도 종족’과 다를 바 없다는 진단이 나온다. 갈수록 다음세대 전도와 사역이 어려워진 가운데, 작은 교회 주일학교가 살아남을 수 있는 길은 오직 ‘뭉치는 것만이 답’이라는 결론을 내리게 된 것이다.

윤수일 목사(예닮교회)는 “개척교회 목회자로 부모가 자녀의 교육자가 되다 보니 한계가 컸다. 특히 코로나 팬데믹 시기를 지나며, 작은 교회가 한마음으로 뭉쳐 다음세대 예배를 살려보자는 생각을 안고 모임에 참여하게 됐다”고 밝혔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한국교회가 어려움을 겪은 2021년 9월부터 산위에교회(김성택 목사)와 사랑스러운교회(김기회 목사)가 본격적으로 예배를 드리기 시작했고, 긍정적인 피드백이 나오자 11월부터 모든이교회(정두식 목사)와 예닮교회(윤수일 목사)가 참여했다. 2022년에는 순종교회(이상덕 목사), 장안송원교회(최한희 목사), 행복한교회(김영진 목사) 등 10개 교회가 참여하면서 모임의 지경을 넓혀가고 있다. 연합예배를 통해 경험한 가장 큰 성과는 다음세대 아이들이 모이기에 힘쓰고, 자발적으로 예배를 준비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다음세대연합은 코로나19 팬데믹 시기를 겪으며 작은 교회가 연합해 미래세대를 살리겠다는 비전으로 태동했다. 현재는 10개 교회가 하계·동계수련회를 함께 하며 연합하고 있다.
왼쪽부터 최한희 목사(장안송원교회), 이상덕 목사(순종교회), 김성택 목사(산위에교회), 윤수일 목사(예닮교회).

연합예배를 드리면서부터 아이들의 변화를 체감하고 있다는 윤수일 목사는 “연합예배를 드리며, 아이들이 굉장히 적극적으로 변했다. 연합예배 1~2주 전부터 자발적으로 찬양단 연습을 하고 예배의 사회와 광고 모두 아이들이 준비한다. 무엇보다 가장 큰 성과는 아이들이 예배를 자발적으로 준비하고, 사모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다세연의 회장으로 섬기고 있는 이재현 학생(사랑스러운교회·19)은 “기존 교회에서는 대부분이 너무 잘 알고 지내는 친구들이라 예배에 집중하지 못할 때도 많았다. 그런데 많은 수가 모여 예배를 드리기 때문에 더욱 집중해 예배를 드릴 수 있게 됐고, 스스로 역할을 맡아 주도적으로 예배를 준비할 수 있게 돼 감사하다”고 말했다.

다세연 예배의 목표는 크게 세 가지다. 먼저는 다음세대 아이들을 ‘예배자’로 세우는 것이며, 이들이 예배를 주도적으로 이끄는 교회와 세상 속의 ‘리더’가 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다세연은 다음세대 아이들 스스로 친구들을 전도하는 ‘교회 부흥의 원동력’이 되길 꿈꾸고 있다.

김성택 목사는 “교회가 사회적 질타를 받는 상황에서 다음세대가 은혜를 받을 수 있는 기회도 많이 줄어들었다. 이런 상황에서 다세연의 연합예배가 작은 교회의 다음세대를 위한 대안적 예배가 되고 싶다”고 전했다.

다세연을 통해 작은 교회의 한계를 벗어나 다양한 활동과 프로그램을 준비할 수 있는 장이 만들어지고 있다. 다세연은 한 달에 한 번 다음세대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외부강사를 초청해 연합예배를 드린다. 또 2박 3일의 하계수련회와 동계수련회를 통해 작은 교회가 함께 동역하고 연합할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하고 있다.

다음세대연합은 코로나19 팬데믹 시기를 겪으며 작은 교회가 연합해 미래세대를 살리겠다는 비전으로 태동했다. 현재는 10개 교회가 하계·동계수련회를 함께 하며 연합하고 있다.
다음세대연합은 코로나19 팬데믹 시기를 겪으며 작은 교회가 연합해 미래세대를 살리겠다는 비전으로 태동했다. 현재는 10개 교회가 하계·동계수련회를 함께 하며 연합하고 있다.

한국교회 다음세대가 감소하는 현실 속에 작은 교회의 다음세대 연합예배의 사례는 ‘작은 교회 주일학교 살리기’의 긍정적인 프로젝트로 평가받고 있다. 그러나 교단과 교파가 다른 목회자들의 연합을 위해서는 한 가지 간과해서는 안 될 문제도 있다. 연합을 이룬 만큼 목회자 개인의 의견을 내세우기보다 공동체의 의견을 존중하며 하나로 ‘섞일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최한희 목사(장안송원교회)는 “교회의 연합을 위해서는 우선 ‘내 성도’라는 인식을 버리는 것도 필요하다고 본다. 이러한 모임이 잘 자리를 잡는다면, 우리 교회의 아이들을 보내줄 생각도 있다”며, “무엇보다 아이들이 ‘예배자’로 세워지는 것이 가장 큰 목표가 되어야 한다”고 전했다.

다세연은 연합예배를 통해 다음세대 아이들이 자발적으로 예배에 참여하고, 예배를 이끄는 리더로 성장하길 기대하고 있다. 김성택 목사는 “다세연이 불씨가 꺼져가는 작은 교회의 다음세대를 살리는 좋은 플랫폼 역할을 하기 바란다”면서 “다른 지역에서도 이러한 작은 교회들의 역동적인 모임이 일어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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