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기독교 중심은 비서구권으로 … 한국 선교 역할 모색해야
상태바
세계 기독교 중심은 비서구권으로 … 한국 선교 역할 모색해야
  • 한현구 기자
  • 승인 2023.04.04 11:5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지난 3일 NCOWE 앞두고 트랙 운영 방안 발표 및 방향성 논의
‘서구권 주도 선교의 시대’ 종말, ‘세계 기독교 시대’의 한국 선교

세계 기독교의 무게추가 움직인다. 여태껏 기독교의 중심이 서구권 크리스텐덤(Crhistendom) 사회에 있었다면 이제는 과거의 선교지였던 아시아, 아프리카, 남미 교회로 옮겨가고 있다. 이런 세계 기독교 역사의 흐름 속에서 한국 선교의 방향성 역시 재설정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오는 613~16일 열리는 제8NCOWE(세계 복음화를 위한 국가 전략회의)도 여기에 초점을 맞춘다. 서구권 선교 패러다임의 마지막 주자로서 위치할 것인지, 혹은 비서구권 국가들이 중심이 된 총체적이고 통합적인 선교의 흐름에 올라타 패러다임 전환의 기수가 될 것인지 갈림길에서 한국 선교가 갈 길을 논의한다. 한국세계선교협의회(사무총장:강대흥 선교사·KWMA)는 지난 3일 사랑의교회 국제회의실에서 NCOWE를 위한 제1차 프리 컨설테이션(Pre-Consultation)을 진행했다.

독특한 정체성의 한국 선교

이날 프리 컨설테이션은 프로그램 위원장을 맡은 한철호 선교사(미션파트너스)NCOWE 개요 소개로 포문을 열었다. 그는 오늘날 기독교는 서구크리스텐덤 시대에서 탈식민지, 탈근대탈서구 시대를 거쳐 세계 기독교(World Christianity) 시대로 옮겨 가고 있다. 이에 따라 아시아, 아프리카, 남미 교회가 세계 기독교의 주체로 선교의 중심 세력이 됐다고 세계 기독교의 흐름을 설명했다.

한 선교사는 또 그 결과 서구의 일방적인 주도에서 벗어나서 다중심적이고 쌍방향적이며 총체적이고 종합적인 선교가 진행되고 있다. 특히 코로나 팬데믹 시대를 통과하면서 새로운 선교의 기준이 요구된다한국선교는 새롭게 부상하는 세계 기독교와 호흡하기 위한 새로운 선교로 전환돼야 한다. 이는 크리스텐덤 선교 방식을 뛰어넘는 선교 패러다임의 총체적 전환이라고 강조했다.

한철호 선교사가 세계 기독교 흐름의 핵심으로 꼽은 요소는 지역성이다. 서구권 중심의 선교가 외부인에 의한 일방향 선교였다면 지금 시대의 선교는 내부인이 중심이 된 기독교의 다양한 표현이라는 것. 그는 이제 자립, 자치, 자전을 넘어 내부인이 중심이 되어 그들에 의한 자신학화가 이뤄지고 자신의 문화 공동체 안에서 그리스도를 따라가는 과정을 외부자가 협력하는 방식으로 선교가 전환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임태순 선교사가 세계 기독교에 대한 이해와 적용이라는 주제로 발제를 이어갔다. 그는 케냐 출신의 존 가투 목사가 5년간 서구 선교사들이 아프리카에서 철수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선교 일시 중지를 요청한 일이 있다. ‘서구 선교사들의 지도와 재정 지원이 현지 교회의 자립과 자치를 막고 있다는 것이 이유였다이는 서구권 선교사들에게 큰 충격을 줬다. 서구 선교사들의 입장에선 아프리카까지 가서 헌신적인 희생을 했으니 당연한 반응이다. 이에 에큐메니칼 진영은 이를 받아들였고, 복음주의 진영은 그렇다면 우리는 교회가 없는 곳으로 가겠다며 미전도 종족 선교가 대두됐다고 설명했다.

임 선교사는 또 “20세기 교회사에서 가장 큰 충격 중 하나는 서구교회의 몰락이다. 서구 선교사들은 전 세계에 복음을 전했지만 정작 본토 교회는 감소를 경험했다. 신학자 앤드류 월스는 크리스텐덤 패러다임은 이제 폐기되었다고 주장했고 크리스토퍼 라이트는 서구권 본인이 가장 절실한 선교지가 되었음에도 아직까지 서구권은 선교하는 곳, 3세계는 선교받는 곳이라 이야기한다고 비판했다면서 우리 한국 선교는 서구권 선교의 마지막 주자인 동시에 지역적으론 비서구권이자 과거 피선교지였던 지역이라는 독특한 정체성을 가지고 있다. 지금 한국 선교가 어느 지점에 서 있고 어떤 길을 걸어야 할 지 고민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선교 이슈 정리한 10가지 트랙

이후에는 10가지 트랙 리더들이 어떻게 트랙을 운영해나갈지 발표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번 NCOWE는 가장 주목 받는 10가지 선교 이슈로 트랙을 조직하고 본 행사에서 네 차례에 걸쳐 트랙별 선택 세미나를 갖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각 트랙은 리더들이 자율적으로 발제자와 토의 주제, 진행방식까지 결정하게 된다.

디아스포라 트랙을 대표로 발표한 문창선 선교사는 디아스포라는 누적되었지만 급진적으로 보이는 현상이라고 정의한 뒤 디아스포라라는 단어가 여러 의미로 사용된다. 이번 트랙에선 해외에 나가있는 750만 한인 디아스포라와 국내 250만 이주민 디아스포라 모두를 다루기로 했다고 소개했다.

그는 또 해외 한인 디아스포라의 수는 우리나라 인구에 비하면 상당한 수지만 대부분 한인에게 사역이 집중됐다는 아쉬움이 있다면서 현장에서는 호주 한인 디아스포라의 사역 모델, 귀국선교사의 눈으로 본 이주민 선교, 다문화 환경에서 이주민 선교를 위한 실제적 제안, 이주민 선교의 역파송 등 주제를 다루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다음세대 트랙 발표를 맡은 최욥 선교사는 청년 선교사들이 급격하게 줄었다고 한다. 그런데 진짜 문제는 청년 선교 자원이 없는 것이 아니라 청년에 적합한 선교 참여 안내와 파송 프로세스가 없는 것이라며 다음세대 선교 동원은 단회적 헌신의 이벤트가 아니라 선교적 멘토링의 긴 프로세스로 구성돼야 한다. 이를 위한 데이터 연구와 현장 사례를 나누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변화 속의 선교단체 트랙은 제7NCOWE에서 결성된 거버넌스 그룹 토의의 연장선으로 이어진다. 발제를 맡은 서정호 목사는 선교단체 리더들은 언제나 이 문제로 고민해왔다. 이번 NCOWE에선 미래를 위한 제안, 새로운 동원 방안, 효과적 운영 방안, 새로운 방향성 등을 주제로 다룰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선교적 교회로 가는 로드맵 트랙 리더 오일영 목사는 교회의 존재 이유가 선교임을 재확인하면서 선교 모범 사례 발굴과 함께 목회자 선교 교육, 선교적 성경 읽기, 선교적 설교 등을 토의 주제로 다루게 된다면서 특히 지속 가능한 선교를 위해 자신의 삶에서 증인의 삶을 살아가는 방법을 고민할 것이라고 밝혔다.

당초 텐트메이커라고 이름 붙여졌던 트랙은 리더 회의 결과 텐트메이킹 and BAM 트랙으로 이름이 변경됐다. 발표를 맡은 변대현 선교사는 누가 텐트메이커인지, 이중직은 어떻게 볼 것인지, 변화된 선교 현장에서 텐트메이킹의 역할과 위치는 무엇인지 등 자비량 선교의 여러 고민거리들을 토의 주제로 선정했다면서 해외 선교 현장에서 적정기술의 적용과 지속 가능한 선교 모델, 청년 세대의 텐트메이킹, 선교 은퇴자들의 선교 자원화 등 현장에서 고민하는 주제들도 다루게 된다고 소개했다.

전방개척선교 트랙은 이슬람교와 힌두교, 불교 등 복음 전파에 제한이 있는 대표적인 3대 종교권으로 권역을 구분하고 깊이 있는 토의를 전개한다. 발표를 맡은 공갈렙 선교사는 전방 개척 선교에 대한 공동 주제 연합 토론을 거친 후 세 개 종교권 별로 이슈 토론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밖에도 디지털 세계와 선교, 현지인 중심의 동반자 선교, 변화하는 여성 선교사, 자신학화 등의 트랙에서도 트랙 운영 계획과 토의 주제들을 발표하는 시간을 가졌다.

한편, 지난 331일까지 제8NCOWE에는 366명이 등록을 마친 상태다. 등록자 분류를 보면 선교사 참가자가 157명으로 가장 많았고 선교단체 리더들이 53명으로 그 뒤를 이었다. 이 외에 목회자 47, 다음세대 30, 신학자 29, 여성 리더 26, 평신도 리더 11명이 참가 의사를 전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