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MS를 탄생시킨 통일교, 통일교를 탄생시킨 ‘신비주의사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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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MS를 탄생시킨 통일교, 통일교를 탄생시킨 ‘신비주의사상’
  • 이현주 기자
  • 승인 2023.03.22 11: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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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자들을 위한 이단 정보 (2) 이단의 뿌리 유명화와 김성도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시리즈 <나는 신이다 : 신을 배신한 사람들> 방영 후폭풍이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다. 이단사이비의 실체와 위험성을 각인시켰다는 점에서 긍정적 평가를 받지만, 이단과 정통의 구분 없이 기성교회도 함께 비난의 대상이 됐다는 부정적 측면도 간과할 수 없다. 다만 중요한 것은 다큐멘터리를 통해 일부 이단사이비의 위험성이 공개된 만큼 교회에서는 성도들을 대상으로 반복적인 이단 관련 교육을 진행해야 한다는 사실이다. 교회가 주목해야 할 부분은 이단사이비의 윤리적 범죄에 국한되어서는 안 된다. 윤리와 도덕의 문제는 기성교회에서도 나타나는 일이다. 이것은 인간의 죄성에 기인한 것이며 철저한 회개와 성화를 이뤄내지 못한 모든 사람에게서 나타나는 문제다. 따라서 이단사이비에 대처하는 교회의 자세는 반성경적이고 교리적인 허구성을 파헤쳐야 하며, 정확한 성경교육으로 이단의 논리에 빠져드는 일이 없도록 만들어야 한다. 지난주 부산장신대 탁지일 교수의 JMS 관련 기고에 이어 이단의 역사와 뿌리, 오늘날 우리 사회를 혼란스럽게 하는 유사종교들에 대해 하나씩 알아본다. <편집자 주>

백남주가 설립한 예수교회와 원산신학산. 백남주는 예언과 계시를 넘어 ‘새 생명의 길’이라는 책을 펴내며 교리화를 시도했다.
백남주가 설립한 예수교회와 원산신학산. 백남주는 예언과 계시를 넘어 ‘새 생명의 길’이라는 책을 펴내며 교리화를 시도했다.

방언과 예언, 거짓 계시에 몰입한 신비주의자의 등장
예수님의 십자가 사건을 실패로 보는 이단 사상 문제
김성도-김백문-문선명-정명석으로 계보 이어져

국내 이단의 뿌리


한국교회의 이단 역사도 꽤 오래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번에 문제가 된 JMS는 교주 정명석이 독자적으로 교리를 개발한 것이 아니다. 그 뿌리에는 통일교가 있고, 통일교 문선명의 뿌리에는 김백문(1917-1990)이라는 신비주의 이단사상가의 이름이 언급된다. 김백문은 김성도(1882-1944)라는 여성의 영향을 받았으니 국내에서는 1920년대 무렵 사실상 한국적 이단이 출현한 것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신천지 이만희는 통일교와 구원파의 영향을 모두 받았다. 주요 교단이 이단으로 규정하고 있는 구원파는 1960년대 초, 기성 교단에 소속되지 않은 독립선교사들의 영향으로 시작됐다. 구원파는 “모든 죄를 씻고 거듭나는” 구원의 체험을 강조한다. 

하나님의 교회로 알려진 안상홍은 제칠일예수재림교회 출신이다. 1953년부터 자신이 하나님의 직통계시를 받는다고 주장하면서 안식교 안에 하나의 집단을 이루기 시작했고, 1964년 안상홍 본인이 대표가 되어 ‘하나님의 교회 예수 증인회’를 창설하여 지금의 하나님의 교회에 이르고 있다. 이처럼 각자 자신을 ‘메시아’ 혹은 ‘하나님의 계시를 받는 사람’으로 칭하며 교주가 된 이단들은 과거 선배들이 만들어 놓은 이단 교리를 이용하여 자신만의 교리적 완성도를 높여갔다.

원산파 유명화의 신비주의운동

목원대 김흥수 교수는 ‘한국교회사의 이단 문제’에서 1920년대 후반에 활동한 유명화와 김성도를 신비주의적 이단의 원류로 보았다. 신비주의 신앙체험을 통해 자신을 재림주로 주장한 이단의 창시자들은 훗날 문선명에게 영향을 미치며 체계화 되고 조직화 된 이단을 낳게 된다. 

유명화는 감리교 신자였으나 입신 후 1930년대부터 예언과 계시로 자신의 세력을 확장해 나갔다. 유명화 주변에 감리교 이호빈, 이용도, 평양신학교 졸업생 백남주, 원산의 장로교 목사 한준명이 가담하면서 세력을 구성하게 되는데 교회사에서는 그들을 원산파로 분류한다. 백석대 이상규 교수의 ‘한국교회사에 나타난 거짓 계시운동’에 따르면 “1930년대 함경남도 원산에서는 일종의 신비적 체험과 예언, 방언을 중시하는 신령파 운동이 전개되고 있었다”며 “유명화는 감리교 여신자였는데, 1927년경 입신의 체험이 있은 후부터 예언 활동을 시작하였다.

즉, 그는 예수님이 자기에게 친림했다고 주장하고 자신을 예수화하고 방언과 예언을 행하며 거짓 계시를 발하였다”고 설명하고 있다. 유명화의 거짓 신비주의운동은 감리교와 장로교 교단 결의에 의해 이단으로 규정되며 큰 세력을 형성하지 못했다. 다만 평양신학교 출신 백남주는 예수교회를 세우고 ‘원산 신학산’이라는 신학교육 시설을 설립하며 자신의 구원관을 정립하였는데 자신이 쓴 ‘새 생명의 길’을 신구약 이상의 권위 있는 계시로 언급하며 교리화를 시도했다는 점에서 예언과 계시에 머문 유명화와는 다른 행보를 보였다. 

원산파 유명화와 새주파 김성도의 영향을 받은 인물이 김백문이다. 김흥수 교수는 “김백문은 1930년대 초중반 무렵 세력을 형성한 백남주, 김성도 등의 신비주의적 신앙을 이어받아 오다가 해방 후에는 그것을 서울에서 활동하고 있던 문선명, 박태선 등의 종교집단에 전승시킨 인물”이라고 소개했다. 다만, 박태선이 창립한 천부교 측에서는 "천부교는 누구에게 영향을 받아 세우고 다른 종교집단에 전승을 할 수도 없는 종교"라고 주장하고 있다. 

통일교의 뿌리 새주파 김성도

‘한국교회사의 이단 문제’에서 언급된 새주파에 대한 내용을 살펴보자. 새주파는 새로운 주님을 믿는 파(派)라는 뜻으로 평안북도 철산군에 살던 장로교 권사 김성도를 구세주로 따르던 무리를 일컫는 말이다. 김성도는 1923년 입신하여 예수님을 만났다고 한다. 그는 재림주가 육신을 쓴 인간으로 한반도에 온다는 계시를 한다.

거짓계시로 인해 1925년 장로교회에서 출교당했지만 그 가족들에게 “새 주님이 나타났으니 회개하라”는 계시를 전하면서 추종자들이 생기기 시작했고 ‘새주파’로 불리기 시작했다. 김성도가 예언한 새 주님은 자신의 딸이다. 김성도는 추종자들에 힘입어 1935년 성주교회를 창립했고 이북에만 18개의 교회를 세웠다. 

김성도를 이단의 시초로 보는 이유는 그가 받은 계시 때문이다. 대전신대 허호익 교수는 <새주교의 김성도 권사와 이단 기독교의 교리적 계보>에서 “김성도의 장남 정석천의 증언에 의하면 이러한 계시를 바탕으로 김성도가 주장한 교리적 메시지 내용은 다섯 가지로 요약되는데 국내 대부분의 이단 교리에 김성도의 계시 다섯 가지가 담겨있다”고 주장했다. 

김성도의 다섯 가지 계시는 첫째, 죄의 뿌리는 선악과를 따먹은 데서 온 것이 아니라 남녀관계, 즉 음란이 타락의 동기가 된 것이다. 둘째, 예수님은 십자가를 지시기 위해 오신 것이 아니라 돌아가시지 않고 뜻을 이루어야 한다. 셋째, 하나님께서 가진 2개의 슬픔 중 하나는 아담의 타락을 간섭하지 못하고 바라만 본 것과 예수님이 하나님의 뜻을 살아서 이루지 못하고 십자가에 못 박히는 장면을 보게 된 것이다. 넷째, 재림 주님은 구름을 타고 오시는 것이 아니라 여인의 몸을 통해 오신다. 다섯째, 재림 주님은 한국으로 오시며 만인이 한국을 신앙의 종주국으로 알고 찾아오게 된다는 것이다. 

김성도의 다섯 계시 통일교에 영향

통일교 연구가들도 김성도의 영향을 부정하지 않는다. 통일교 창립 이전 문선명과 신비주의자들의 관계를 연구한 한 논문에서 “문선명은 통일교회 섭리와 관계있는 신비주의자 그룹을 여성을 중심한 섭리(김성도-허호빈-여호와의 부인이라고 주장하는 박노파(박을룡))와 남성을 중심한 섭리(백남주-이용도-김백문)으로 나누어 분류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김성도와의 직접적인 인연은 사실 문선명의 장모 홍순애를 통해 이뤄졌다. 원산파로 신비주의 운동에 참여했던 백남주가 김성도를 찾아가 말씀을 듣고 그의 예언을 퍼뜨렸으며 김성도가 죽을 때까지 신앙생활을 한 부인들 중에 문선명의 장모 홍순애가 있었다. 통일교 학자들은 김성도 사후 그의 가족들과 장모 홍순애가 1950년대 통일교회에 입교하였고 문선명은 김성도로 1차 섭리가 종결되었고 자신이 하나님의 뜻을 이어받은 것으로 해석하기도 했다. 

통일교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 신비주의자로 김백문을 꼽는데 뿌리를 거슬러 올라가면 김백문은 백남주와 김성도의 신비주의 신앙을 이어받았고 백남주는 유명화와 김성도의 영향을 받았다. 원산파와 새주파 모두 입신이라는 공통점과 직통계시를 언급했다는 점에서 1930년대 정통교단에서 그 위험성이 경고된 바 있다. 

김흥수 교수는 “한국교회사에서 신비주의 그룹은 1930년을 전후해서 조직되지만, 분단과 전쟁의 위기 상황을 겪으면서 그들의 후예들은 그전보다 더 정교한 메시지와 더 짜임새 있는 조직을 갖추고서 활동을 전개해 나갔다”고 말했다. 

백석대 박찬호 교수는 “이단들은 이적과 기사를 통해 사람을 미혹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는 판단에 자신들만의 교리를 집대성하게 됐다”며 “이단의 폐해를 막기 위해서는 교리교육을 비롯해서 기독교 신앙의 핵심인 성경을 제대로 가르치고 이해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단 구별 팁 // JMS
교주 상징하는 ‘R’, 생일인 ‘316’


<나는 신이다> 방송 이후 JMS 탈퇴자들의 증언이 줄을 잇고 있다. 그동안 가족들도 몰랐던 JMS 구분법이 인터넷을 통해 확산되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오는 구별법 중 가장 확인이 쉬운 것은 바로 정명석의 필체다. 아래 획을 길게 내려 쓰는 특유의 필체로 교회 간판과 주요 메시지 등을 전달한다는 것. 정명석 필체는 교회 간판에만 사용된 것이 아니라 식당, 미장원, 한의원, 병원 등에서도 신자들이 사용하고 있다고 한다.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한 탈퇴 신도는 “정명석을 상징하는 알파벳 R이나 정명석의 생일을 나타내는 316, 정명석의 시나 잠언을 카카오톡 프로필에 올려놓았다면 신도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R만 바라봐”라던가 “기도하러 동산에 간다”는 표현을 쓰거나 ‘메시야’라는 단어에 집착하거나 의미를 부여하는 사람도 의심할만 하다. 

가족들 중에 의심되는 부분이 있다면 카톡 프로필이나 평소 대화 내용을 복기해볼 것을 제안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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