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속화에 대응하는 기독교 교육이 되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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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속화에 대응하는 기독교 교육이 되려면
  • 장한섭 목사 (이야기학교 교장, 혜성교회 교육총괄)
  • 승인 2023.03.20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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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한섭 목사의 기독교 대안교육 현장에서①
이야기학교 교장 장한섭 목사(혜성교회 교육총괄)

“아이를 다 키우고 나서 알았습니다. 아이의 가치관이 세속화되어 있다는 것을 말입니다. 아이가 무엇 때문에 신앙을 져버렸을까 생각하다가 학교 교과서를 살펴보았습니다. ‘삶은 자신의 행복을 위한 것이다’라는 내용이 전부였습니다. 학교 교육이 아이의 가치관에 매우 중요하다는 사실을 너무 늦게 깨달았습니다.”

어느 기독교 부모의 한탄이다. 그렇다면 자녀가 신앙의 정체성을 갖출 수 있도록 어떻게 도울 수 있을까? 2014년 북유럽(독일, 네덜란드, 덴마크)을 방문했을 때 그들의 자녀 신앙교육 방법을 보고 매우 놀랐다. 북유럽의 기독교인은 한국교회가 경험하고 있는 것을 이미 겪었다. 출산율 저하와 인구 감소, 기독교의 급격한 쇠퇴, 세속화의 증가이다. 그들은 가정에서 부모가 신앙의 주체가 되고, 교회 공동체가 함께하며, 기독교 자유 학교를 설립하여 세속화 속에서 기독교 가치관을 형성하도록 돕고 있었다. 세속화된 사회에 대항하기 위해 세 주체가 함께 협력하는 것이다. 이것을 ‘같은 언어로 아이들에게 말하는 교육’이라고 한다.

올해 1월 북유럽(독일, 덴마크, 핀란드) 기독교 자유 학교에 다시 다녀왔다. 나라마다 조금씩 차이가 있지만, 사회적인 언어에서 세속화의 진전을 느꼈다. ‘존중’이라는 단어이다. 성경적으로 ‘존중’이란 ‘모든 사람은 하나님의 형상으로 지음받았다’라고 이해한다. 따라서 나이, 성별, 인종, 신분에 따른 차별이 없어야 한다. 그러나 북유럽 사회에서 ‘존중’의 이해는 개인의 성 정체성까지 자유로이 선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기독교 자유 학교 내에서도 학생의 성 정체성의 선택에 대해 제지할 수 없다고 한다. 

눈여겨볼 것은 북유럽 기독교 자유 학교는 2014년 방문 이후 해마다 성장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들은 일반교과 교육에 성경공부를 더한 것이 아니라 기독교 가치를 모든 교육과정에 깊숙이 스며들도록 교육한다. 2014년에는 ‘가정-교회-학교가 함께 하나님 나라 문화(공통의 언어)로 교육한다’는 점이 보였다면, 이번에는 ‘하나님 나라 가치를 더 구체화하는 교육’을 하고 있음을 보았다. 세속화가 강해질수록 북유럽 기독교인들도 자녀교육에 더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북유럽 교육자들은 아직 헌법, 법률, 제도 등에서 기독교적인 가치가 강하게 남아있다고 말한다. 그러면서도 세속화 속에서 다음 세대 가치관을 성경에 기초하여 세워주기 위해 학교 교육에서 노력한다.

그렇다면 한국 사회는 얼마나 세속화가 진행되고 있을까? 한국의 법과 제도, 사회에 얼마나 기독교적 가치가 담겨있을까? 우리 사회는 축적된 기독교적 유산, 기독교 가치가 담긴 문화가 많지 않다. 기독교 역사가 짧기 때문이고, 이원론에 의해 교회와 세상을 분리하여 접근함으로 사회 가치에 대응하는 것이 취약한 탓이다. 한국 사회는 ‘소비주의’, ‘성공주의’, ‘개인주의’가 지배하고 있다. 이런 가치가 교인, 교회 리더십에게 스며들어 있고, 자녀교육에 그대로 드러난다. 이러한 환경에서 우리 아이들을 지켜내야 하는 것은 한국 기독교에 큰 숙제이다.

북유럽 기독교가 한국 기독교에 건네는 이야기는 이것이다. “한국 기독교는 세속화 속에서 자녀교육에 대해 어떻게 대응하고 있는가?” 그리고 답을 준다. “만약 자녀가 하나님 나라 백성의 정체성을 갖게 하려면 가정-교회-학교까지 한목소리로 대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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