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협, "정부의 강제동원 해법 '굴욕적'이다" 규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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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협, "정부의 강제동원 해법 '굴욕적'이다" 규탄
  • 손동준 기자
  • 승인 2023.03.07 20: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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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성명 통해 "굴욕적인 해법 즉각 철회" 촉구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총무:이홍정 목사) 정의·평화위원회(위원장:원용철)가 윤석열 정부의 강제동원 해법에 대해 “굴욕적”이라며 규탄했다.

교회협은 7일 발표한 “윤석열 정부의 굴욕적인 강제동원 해법을 규탄한다!”라는 제목의 성명에서 “일본정부가 시종일관 전쟁범죄 사실을 부정해 왔고 피해자들에 대한 사죄와 사과를 끝끝내 거부하고 있는 상황에서 피해당사국인 대한민국 정부가 나서서 일본에 면죄부를 부여하고 역사를 부정한 참으로 굴욕적인 처사”라고 비판했다.

교회협은 또 “돈 몇 푼에 역사를 부정하고 국민의 존엄성을 팔아치우려는 윤석열 정부는 도대체 어느 나라 정부인가?” 물으며 “터무니없는 해법을 가지고 대국민 설득 운운하지 말고 전국민적 분노를 겸허히 받아들여 굴욕적인 해법을 당장 철회”할 것을 촉구했다.

한편 일본 정부를 향해서도 “일본군성노예제를 부인하고 역사 교과서 왜곡을 공공연히 자행해 온 일본 정부가 고노담회를 언급하며 마치 할 바를 다했다는 듯이 큰소리쳐서는 안 된다”며 “지금이라도 불법적인 식민지배로 피해를 입은 모든 이들에게 머리 숙여 사죄하고 한국 대법원의 판결을 따를 것”을 요구했다.

 

다음은 성명 전문이다.

 

윤석열 정부의 굴욕적인 강제동원 해법을 규탄한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정의·평화위원회는 윤석열 정부가 내놓은 굴욕적인 강제동원 해법을 강력하게 규탄한다. 윤석열 정부는 지난 3월 6일, 강제동원(징용) 피해자 배상 판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해법으로 일본 가해기업 대신 국내 재단이 기부금을 조성해 피해자들에게 배상하는 터무니없는 안을 발표했다. 이는 일본정부가 시종일관 전쟁범죄 사실을 부정해 왔고 피해자들에 대한 사죄와 사과를 끝끝내 거부하고 있는 상황에서 피해당사국인 대한민국 정부가 나서서 일본에 면죄부를 부여하고 역사를 부정한 참으로 굴욕적인 처사가 아닐 수 없다. 윤석열 정부는 “잘못한 사람은 따로 있고 사죄할 사람도 따로 있는데 3자 변제 방식으로 해결해서는 안된다. 반드시 사죄를 먼저 한 다음에 다른 모든 일을 해결해 나가야 한다.”라고 비판한 일제강제동원 피해 당사자 양금덕 할머니의 일갈에 귀 기울여야 한다.

정부와 여당은 ‘죽어도 배상 못하겠다는 일본 정부와의 미래지향적 관계’를 위해 ‘결단’을 했다고 자화자찬했다. 그러나 역사는 과거에 대한 철저한 성찰과 책임이 없이는 결코 미래로 나아갈 수 없다는 사실을 생생하게 증명하고 있다. 강제동원 피해자를 비롯한 우리 국민들이 원하는 것은 금전적인 보상이 아니다. 인권 침해 사실의 인정과 사과를 통해 피해자의 인간 존엄성을 회복하는 것, 이것이 우리가 오랜 세월 그토록 바래왔던 바이다. 돈 몇 푼에 역사를 부정하고 국민의 존엄성을 팔아치우려는 윤석열 정부는 도대체 어느 나라 정부인가?

윤석열 정부는 터무니없는 해법을 가지고 대국민 설득 운운하지 말고 전국민적 분노를 겸허히 받아들여 굴욕적인 해법을 당장 철회하라. 그리고 피해당사자들의 고통과 피 끓는 호소에 귀 기울이며 왜곡된 역사를 바로잡고, 국민의 존엄성을 회복하는 길로 나아가라. 이것이 진정 미래지향적인 한일관계를 수립하는 유일한 길이다.

일본 정부 역시 한반도 불법강점과 강제동원 사실을 인정하고 피해자들 앞에 머리 숙여 사죄해야 한다. 일본군성노예제를 부인하고 역사 교과서 왜곡을 공공연히 자행해 온 일본정부가 뒤늦게 고노담화를 언급하며 마치 할 바를 다했다는 듯이 큰 소리 쳐서는 안 된다. 일본 정부는 지금이라도 불법적인 식민지배로 피해를 입은 모든 이들에게 머리 숙여 사죄하고 한국 대법원의 판결을 따르라.

또한 미국은 한미일 삼각동맹을 통해 인도-태평양전략을 강화하기 위해 한일의 역사 화해를 무모하게 강요하지 말고 일본의 진정어린 사죄와 배상을 통한 동북아시아 평화의 길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기 바란다.

우리는 윤석열 정부의 굴욕적인 강제동원 해법을 절대 용납할 수 없음을 다시 한번 밝히며, 진정한 역사정의 실현과 피해자의 존엄 및 명예회복을 위해 온 힘을 다해 기도하며 연대해 나갈 것이다.

2023년 3월 7일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정 의 평 화 위 원 회

위 원 장 원 용 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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