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천지 베드로지파 지재섭 지파장 제명, 그 배경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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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천지 베드로지파 지재섭 지파장 제명, 그 배경은?
  • 이인창 기자
  • 승인 2023.03.02 09: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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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2일 제명통지서 공표 “미혹을 받아 신천지 배신”
광주이단상담소장 임웅기 목사 “신천지, 2인자는 없다”

신천지예수교증거장막성전 내 서열 2위로 흔히 알려졌던 광주광역시 베드로지파 지재섭 지파장이 공식 제명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베드로지파는 신천지 지파 가운데 교세 규모가 가장 크다는 점에서 이번 제명 사건이 더욱 주목을 받고 있다. 

신천지는 지난 22일 지재섭 지파장에 대한 제명을 공표하는 제명통지서를 신도들에게 발표했다. ‘문서번호:제명40-3’으로 명명된 문서에서는 “위 사람은 신천지 40년 2월 22일부로 직책을 해임하고 신천지 안에서 제명 처리한다. 제명 및 근신된 자에게 대화나 만남을 하는 자도 동일한 벌을 받게 된다”면서 제명 이유에 대해 “미혹을 받아 신천지를 배신하고 저주했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13일에는 “신천지를 악평, 악담한다. 다른 영이 들어갔다”며 근신을 통지한 바도 있다. 

지재섭 지파장은 현재 80대 고령인 데다, 혼자 거동하기 어려울 정도로 건강이 좋지 않아 전남 담양에서 칩거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광주이단상담소장 임웅기 목사는 “지재섭 지파장은 신천지 40년 역사 중 38년간 신천지 지도부에 있던 인물로, 1986년 광주 신천지 지교회를 설립할 때부터 총책임자였다. 여러 번 부침이 있었지만, 매번 복귀에 성공해 신천지 내 살아있는 전설로 통하는 인물”이라며 설명했다. 

무엇보다 신천지의 제명 조치가 눈길을 끄는 것은 지재섭 지파장이 이만희 교주 다음으로 추앙받는 인물이었다는 점 때문이다. 

신천지 내에는 7명 교육장, 12명 지파장, 24명 장로 등 신천지 핵심 간부들이 있는데, 1997년 ‘신천지 발전사’ 책에 등장했던 인물 중 2022년 현재, 남아 있는 인물은 전북 도마지파장 이재상, 대전 맛디아지파장 장방식, 광주 베드로지파장 지재섭까지 3명만 남아 있을 정도다.

특히 지재섭 지파장은 실제 신천지 내 공헌도와 인지도가 높다. 거짓말로 위장하는 방식의 모략 포교를 전국으로 확산시켜 교세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데 기여했다. 교세가 커지자 전북 도마지파를 분리시켰고, 대전 맛디아지파 장방식 지파장 역시 광주 베드로지파 강사 출신으로 관계가 깊다.

2019년 신천지가 발표한 2018년 기준 교세 통계에 따르면, 전국 신도는 약 20만2900명으로, 이중 베드로지파가 3만4,865명으로 압도적으로 교세가 강했다. 

그런데 왜 신천지는 개국공신과 같은 지재섭 지파장을 제명한 걸까?

이에 대해 광주이단상담소장 임웅기 목사는 “지난해 베드로지파 강사들이 지파장을 교체해 달라고 항명했지만, 교주 이만희는 오히려 강사들을 징계하고 지파장의 손을 들어준 바 있다. 그동안 이만희 교주의 민낯을 그가 알고 있었기 때문에 공생 관계로 지냈을 것”이라며 “지 지파장 제명은 신천지 내부권력의 이동을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임 목사는 “영향력이 강력한 지재섭 지파장 유고시 베드로지파 통솔이 어려울 것으로 내다보고 미리 조치한 것으로도 볼 수 있다. 지재섭의 제명은 이만희 교주에게도 분명 보고됐을 것”이라며 “요한계시록 6장에 나타나는 실상의 인물이라고 했던 지재섭까지 내치는 행보는 신천지 내에 이만희를 대체할 2인자는 없다는 것을 확인시켜준 사건”이라고 평가했다. 

요컨대 지재섭 지파장 제명 사건은 신천지 내 세대교체가 막바지 단계에 있음을 들여다볼 수 있는 대목이다. 신천지를 오래 출석한 신도의 경우, 냉정하게 38년 지기를 제명하는 모습에 충격을 받아 신천지를 이탈할 수도 있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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