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배골] 잠들 때 찾아온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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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배골] 잠들 때 찾아온 위기
  • 양병희 목사
  • 승인 2023.02.28 1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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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병희 목사 / 영안교회 담임
양병희 목사(영안교회)
양병희 목사(영안교회)

육체가 잠이 들면 물질을 도적맞고, 사상이 잠이 들면 영토를 빼앗기고, 신앙이 잠이 들면 영혼을 도적맞는다는 말이 있다. 그렇다. 위기는 잠들 때 찾아온다. 예수님의 제자들도 깨어 기도해야 할 시간에 잠이 들었다가 넘어지고 말았다. 보초가 잠이 들면 큰일 난다.

1941년 12월 7일은 미국인들이 가장 자존심을 잃은 날로 기억하고 있다. 일본군 비행기 353대가 진주만을 공격한 날이다. 미군은 토요일에 술파티를 벌이고 마음의 무장이 해제되었다. 진주만 공격 한 시간 전에 두 병사가 레이더망에 새까맣게 날아오는 물체들을 장교에게 보고했다. 그러나 장교는 술에 취해 정신을 못 차리고 잠이 들었고, 한 시간 후에 엄청난 비극이 일어났다. 진주만 공격으로 177대의 항공기가 파괴되고, 미군 3천여 명이 그 자리에서 목숨을 잃고 말았다.

신앙의 잠은 더 무섭다. 한국교회가 코로나의 강을 건너는 동안, 1만 교회가 문을 닫았다. 신앙이 서서히 무너져 가고, 영적인 잠이 들어가고 있다. 전에는 주일 예배 빠지면 죽는 줄 알았는데, 지금은 주일을 너무 가볍게 여기고 있다. 온라인 예배가 대안이라고 외치던 교회들이 성전예배 회복이 어렵다고 호소한다.

한국교회의 현실이 조지 바너(George Barner)가 쓴 주전자 속의 개구리와 같다. 개구리는 주전자 속에서 물이 점점 뜨거워 오지만 나른하게 잠이 들어 서서히 죽어가면서도 느끼지 못한다. 이것은 미국 교회를 향한 경고였는데, 지금 한국교회가 이렇게 영적으로 잠이 들어 죽어가고 있지는 않은가? 원수마귀가 가라지를 뿌리지 못하도록 깨어서 파수꾼의 사명 감당하길 기도한다(마 13:25).

한 번 가라지가 뿌려지면 추수 때까지 고통과 괴로움을 당하게 된다. 가라지는 마음과 가정에, 교회와 사회에서도 끊임없이 자라고 있다. 이것은 우연히 생기는 것이 아니다. 잠들 때 찾아온 영적 위기이다.

주여! 잠들 때 원수가 가라지를 뿌리지 못하게 깨어 있는 사순절 되게 하소서(골 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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