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로들의 성자’ 맹의순 선생, 70년 만에 한신대 명예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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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로들의 성자’ 맹의순 선생, 70년 만에 한신대 명예졸업
  • 한현구 기자
  • 승인 2023.02.21 1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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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7일 한신대 학위수여식서 명예졸업증서 수여

 

한국전쟁의 극한 상황 속에 헌신적인 사랑을 실천해 포로들의 성자로 불리는 고 맹의순 선생이 순교 70년 만에 한신대학교를 졸업하게 됐다.

한신대학교는 지난 17일 경기 캠퍼스에서 열린 2022학년도 전기 학위 수여식에서 고 맹의순 선생에게 명예졸업증서를 수여했다.

1926년 평양에서 출생한 맹의순 선생은 1947년 남대문교회 중등부 교사로 활동하면서 당시 한신대학교의 전신인 조선신학교에 입학했다. 하지만 3학년 재학 중 한국전쟁으로 인해 피난길에 올라 끝까지 졸업을 마칠 수 없었다.

맹 선생은 미군에게 인민군으로 오해 받아 부산 거제리 포로수용소에 갇혀 억울한 고난을 당하게 됐지만 그곳에서 광야교회를 세우고 포로들에게 복음을 전했다. 그는 석방될 기회도 마다하며 환자들을 돌보면서 기도하던 중 268개월의 짧은 생을 마치고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았다. 예장 통합총회는 2018년 열린 제103회 정기총회에서 맹의순 선생을 순직자로 지정한 바 있다.

이날 명예졸업장을 대신 받은 남대문교회 왕보현 장로는 맹의순 선생은 전쟁이라는 가장 열악한 상황에서 삶을 통해 하나님 나라를 실천하는 방법을 보여줬다면서 맹의순 선생의 삶을 통해 증언된 십자가 정신이 엔데믹 시대 한국교회의 신앙유산으로 실현돼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공적인 교회가 되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한신대학교 강성영 총장은 수용소에서 석방될 기회마저 버리고, 졸업식조차 미루며 죽어가는 생명을 돌보았던 맹의순 선생의 이타적인 삶을 기리기 위해 명예졸업자로 추모하기로 했다고 수여 의미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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