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40을 교회 주축으로 성장시킬 비책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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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40을 교회 주축으로 성장시킬 비책 있다”
  • 이인창 기자
  • 승인 2023.02.14 2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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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촌장로교회의 특별한 공동체 ‘한몸교구’

10년 전부터 비슷한 연령대로 구성된 교구 편성
출산과 양육 배려하는 분위기·지원제도 큰 특징
송촌장로교회에는 30~40대 교인들로 구성된 ‘한몸교구’가 편성되어 있다. 한몸교구를 중심으로 교회에는 항상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30~40대 교인들의 이탈이 심상치 않다. 과거 같으면 교회의 허리 역할을 해야 하지만, 지금은 윗세대에 밀려 존재감을 나타내지 못하고 있다. 이제 결혼해 바쁜 직장생활에 치이고, 육아와 양육으로 정신이 없는 세대다. 더구나 교회에선 공감을 얻지 못하는 분위기에 소외되기 일쑤다. 관심은 부족한데 헌신만 강요당하는 것 같아 교회 생활은 부담이기만 하다. 코로나는 30~40대의 교회 이탈을 가속화 했다. 

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와 한국교회탐구센터가 작년 연말에 발표한 설문조사 결과에서도 30~40대 신앙위기의 심각성이 확인된다. 30~40대 교인의 약 50%는 “10년 후 신앙은 유지하더라도 교회는 잘 나가지 않을 것”이라고 응답했다. 사실상 교회를 떠나 ‘가나안 교인’이 될 것이라고 스스로 가정한 셈이다.

30~40대 교인들의 신앙위기를 해소할 돌파구를 찾은 교회가 있다. 대전 송촌장로교회(담임:박경배 목사)는 10년 전부터 30~40대만으로 구성된 특별한 교구를 만들어 지원하고 있다. 교구의 이름은 ‘한몸교구’. 

한몸교구에는 다자녀가 많다는 특징이 있다. 한몸교구 내 88개 가정 중 3자녀 이상이 34%, 2자녀 이상 30%나 될 정도로 출산율이 높다. 무엇보다 교회의 전폭적인 지원과 함께 한몸교구의 분위기가 크게 작용한 결과다. 

전북 군산에서 6년 전 대전으로 이사와 송촌장로교회에 출석하기 시작했다는 김태정 집사. 김 집사는 한몸교구에 편입되면서 교회 적응이 무척 수월했다고 기억했다. 교구 안에서 또래 교인들과 신앙과 육아에 대해 소통했고, 특히 아이들을 배려해주는 교회와 교구 분위기가 큰 힘이 됐다는 것이다. 

김 집사는 “가정이 곧 교회”라며 “젊은 부부와 아이들을 위해 작은 것이라도 내어주고자 하는 담임목사님의 모습이 큰 감동을 주었다. 자녀의 소중함을 항상 성경 말씀으로 들려주기 때문에 자녀를 낳는데 큰 격려가 됐다”고 이야기했다.

김 집사 가정에는 오는 5월이면 새로운 생명이 태어난다. 여러 상황만 살펴보면 셋째를 낳는다는 것이 쉽지 않지만, 교회 안에서 함께 행복하게 기른다는 생각에 부담보다는 기대가 훨씬 크다고 그는 고백했다. 

시너지를 일으키는 ‘한몸교구’

‘한몸교구’ 편성은 박경배 담임목사의 목회철학과 의지가 반영됐다. 박경배 목사는 세대별 공감대와 신앙적 교감을 위해 10년 전 당시 40세 이하 가정을 같은 교구로 편성해 동질성을 갖도록 하자고 제안했다. 신앙 성장과 교제, 출산과 자녀 양육 정보를 공유할 수 있다는 장점도 내세웠다.

사실 젊은 세대로만 구성된 교구에 대해 회의적 시각도 교회 안에 존재했다. 어른 세대와 함께하는 것도 중요하다는 일리 있는 주장이었다. 그러나 교회는 세대 간 시간이 조금 줄더라도 비슷한 연령대 간 소통을 강화하는 것이 더 필요하다고 판단했고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송촌장로교회 15년차 이주현 집사는 신혼 초부터 출석해 현재 세 명의 자녀를 두고 있다. 이 집사는 “처음 교회에 왔을 때 제 나이가 어려서 어른들과 함께하는 구역활동이 어려웠다. 물론 많이 이해해주시지만, 아이들 때문에 시끄러울까 구역예배 때 눈치를 보기도 했다. 하지만 한몸교구에서는 눈치 보지 않아도 돼 정말 좋았다. 신앙 고민과 육아 고충을 나누는 것도 큰 도움이 됐다”고 들려주었다. 

한몸교구 담당교역자 김경숙 전도사는 “처음엔 부정적 견해도 있었다. 하지만 금방 교인들도 적응이 됐다. 특히 젊은 세대는 부부 단위로 활동을 많이 하는데, 가족이 모일 수 있게 되면서 시너지가 더 커졌다”고 평가했다.

무엇보다 부부가 교구 사역을 하면서, 상대적으로 신앙에 소홀했던 남편들의 교회 활동이 왕성해졌다. 일반적으로 아내들을 중심으로 구역활동이 많은 다른 교회와는 다른 분위기다. 한몸교구 사역이 활발해지면서 젊은 교인들이 교회의 중심으로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이 됐다. 

박경배 담임목사는 지난 12월 31일 송구영신예배에서 특송을 한 3자녀 이상  45세 이하 가족들에게 식사권을 제공했다. 

“한몸교구가 잠자던 영혼 깨워”

30~40대 교구 편성만으로 사역이 활발해질 수는 없는 일이다. 교회 차원에서 그만큼 적극적 관심과 지원이 있어야 가능하다. 교인들의 출산 역시 마찬가지이다. 송촌장로교회에는 자녀를 낳을 수 있도록 용기를 북돋는 요소들이 넘친다. 

이주현 집사는 “큰 아이가 중학생인데, 막내가 4살이다. 우리 교회에서는 다자녀가 자연스럽고 성도 분들 누구나 아이들을 예뻐해 주시기 때문에 두려움보다 용기를 갖고 나이를 낳을 수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태정 집사 역시 “교회에서 아이들을 한 번이라도 더 강단에 세워주려고 하고, 담임목사님은 시간을 내어서 교구와 가정을 살피며 애정을 쏟아주신다. 한몸교구는 잠자던 영혼을 깨우는 역할을 해 주었다”고 전했다. 

송촌장로교회는 실질적으로 사역으로 교인들이 셋째를 출산할 경우 1백만원, 넷째는 2백만원을 지원하고 있다. 큰 금액은 아니지만 젊은 부모에게는 큰 격려가 된다. 지난 송구영신예배 때는 세명 이상 자녀를 둔 45세 이하 가족들이 특송할 수 있도록 배려하고, 가족 식사권까지 제공했다. 

박경배 목사는 “자녀 출산은 하나님의 창조 섭리이자 성도의 사명이다. 출산율 0.81명의 절체절명의 인구절벽 위기 앞에 자녀 출산은 선택이 아니라 기독교인이 앞장서서 지켜야 할 하나님의 문화명령”이라고 교인들에게 강조한다. 

이러한 목회자의 관심과 교회의 지원이 자연스럽게 다자녀 출산으로 연결되는 것이다. 교인들 역시 자녀가 큰 축복이고 행복이라는 공감대를 공유하고 있다. 

김경숙 전도사는 “한몸교구에서 무슨 행사를 하든 자녀들이 함께 참여한다는 것은 기본이다. 처음 교회에 온 분들은 모임에 아이를 데려와도 되는지 고민하는데 우리 교구에서는 함께하는 것이 당연한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송촌장로교회는 다음세대를 위한 장기적 관점에서 올해부터 기독대안학교 ‘정직학교’를 개교하고, 겨울방학 기간 방과후교실을 운영하고 있다. 부모의 신앙적 양육을 위한 ‘마더와이즈 교육’도 지원하고 있다. 

박경배 목사는 “가정은 하나님이 세우신 창조질서의 가장 기본단위이다. 우리가 세상에 태어나 처음 맞이하는 사회가 가정이고, 살면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사회도 가정”이라며 “한국교회가 혼인율과 출산율에 기독교적 가치관을 확립하는 운동을 시작해야 한다”고 적극 추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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