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이 회복되고 인생이 바뀌도록 우리는 도울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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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이 회복되고 인생이 바뀌도록 우리는 도울 것”
  • 이인창 기자
  • 승인 2023.02.03 12: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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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년 전부터 노숙인과 주일예배·아침식사 함께해
“교회 재정 30% 밖으로 흘려보내는 것이 목표”
 제일소망교회는 18년째 주일마다 노숙인들과 함께 예배를 드리고, 따뜻한 아침식사와 함께 정성껏 준비한 용돈을 드리고 있다. 

18년째 노숙인과 같은 주거 취약계층을 위해 무료급식을 하는 지역 교회가 있다. 특별히 주일 아침마다 노숙인들과 함께 예배를 드리고, 식사를 제공하는 사역이다. 처음에는 평일 비정기적으로 찾아오는 노숙인들에게 약간의 돈을 나눠주는 것이 시작이었다. 그러다 주일 아침 30분 동안 예배를 드리고, 아침식사와 봉투에 정성껏 담은 작은 용돈을 나누고 있다.

교회에서 노숙인과 예배를 드린다는 건 실은 보통 일이 아니다. 일단 교회 주변 주민들의 민원부터 감당해야 한다. 새벽부터 노숙인들이 동네에서 보이는 게 싫다는 것이다. 코로나19 기간에는 방역문제 때문에 항의전화가 빗발쳤다. 

교회 안에서 소변을 보는 경우도 다반사다. 다음 예배 때까지 아무리 환기를 시켜도 냄새는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한때는 교회 안에서도 불만의 목소리가 나기도 했다. 굳이 교인들이 불편함을 감수하며 노숙인 사역을 해야 하느냐는 반대였다. 

“각처에서 오시는 노숙인 분들이 우리 교회 밥이 정말 맛있답니다. 봉사자들은 새벽 2시부터 가마솥에 정성껏 밥을 짓고 있어요. 반찬도 좋은 재료를 사용합니다. 열심히 하는 만큼 우리 성도들이 이웃을 섬기는 데 대한 자부심이 큽니다. 후원도 얼마나 적극적인지 모릅니다.”

임교신 목사가 2004년 전임전도사로 시무할 때부터 있었던 노숙인 사역은 2013년 36세 나이로 담임목사로 청빙될 때까지 이어오고 있었다. 한결같은 나눔이었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심각할 때에는 무료급식을 중단한 곳이 많아 노숙인들의 고통이 컸다. 하지만 제일소망교회는 멈추지 않았다. 평균 120여명 정도 찾던 인원이 이때는 200명을 훌쩍 넘기기 일쑤였다. 비록 모여서 예배를 드리고 밥을 먹을 수 없었지만, 교회는 정성스레 솥밥을 지어 도시락으로 만들어 드렸다. 패딩, 양말, 방한용품 같은 후원 물품을 꾸준히 나눴고, 마스크와 노숙인들이 좋아하는 인스턴트커피는 상시 제공해 가져갈 수 있도록 도왔다. 

“한번도 성도들에게 노숙인 사역을 맡아달라고 부탁한 적이 없습니다. 사례비를 드리지 않아도 이미 자원해서 즐겁게 섬기고 계셨으니까요. 장로님 한 분은 주민들을 생각하며 한 시간 동안 마을을 돌며 노숙인들이 버리고 간 쓰레기를 치우고 계십니다.”

교인들 가운데 사업체를 운영하는 성도들은 자활 의지가 있다면 취업도 돕고 한다. 예배와 말씀을 통해 용기를 얻었다는 말을 들을 때 목회자와 성도들의 보람은 어디에 비할 데 없이 크다. 

제일소망교회는 작년 12월부터 예배당 신축공사 중이다. 현재 임시처소에서 모이고 있어 같이 식사할 장소가 없지만, 임대료를 내는 별도 공간까지 얻어 도시락을 만들고 있다. 예배당이 완공되면 기꺼이 노숙인들과 함께 예배를 드리고 식사를 함께할 계획이다. 

임교신 담임목사와 선교위원장 최상대 장로가 교회 밖을 섬기는 사역에 대해 의견을 나누고 있다. 

새 예배당에서 섬김 사역 확장
제일소망교회의 섬김은 노숙인 무료급식만 있는 건 물론 아니다. 나눔 사역에 대한 경험이 풍부하고 의지 또한 강하다. 무엇보다 임교신 목사와 당회원들의 의지가 상당하다. 

임 목사는 부임 당시 교회 예산의 30%를 교회 밖으로 흘려보내자고 제안했다. 당회원들도 흔쾌히 동의했고, 이후 차근차근 외부 예산집행을 늘려 10년 사이 7.8%에서 23%까지 증가했다. 후원도 매년 확장하고 있는 가운데 현재 국내외 44개 선교지와 개척교회를 후원하고 있다. 작년에는 백석총회 송현호 선교사를 아프리카 우간다로 파송한 데 이어, 지난달에는 인도 콜카타에 선교병원 기공감사예배도 드렸다. 

교회는 재개발 지역에 편입되면서 받은 건축보상비의 10분의 1을 선교병원 건립에 쓰기로 하고 병원 건축을 추진했다. 재개발지역 내 신축은 통상 보상비보다 재정이 더 들어갈 수밖에 없다. 이미 재정이 모자라지만, 고난받는 이들을 치유하셨던 예수님을 따르겠다고 결단했다. 빚 없이 건축해보자는 목표도 있었지만, 하나님께서 주신 마음에 믿음으로 순종했다. 

새 예배당 역시 교인들만의 것이 아니라 지역사회와 소통하는 공간으로 제공할 계획이다. 지하 1층 지상 5층 규모로 짓는 가운데,  가용한 1층 전체를 2017년부터 운영해온 ‘어린이 도서관’으로 활용하기로 했다.

임 목사는 “도서관을 통해 콘텐츠를 만들어 주민들과 소통하려고 한다. 소극장과 세미나실을 만들어서 초중고 학생, 청년들이 주중에 이용할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라며 이웃과 함께하는 교회가 될 것을 약속했다. 

섬김 사역은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2016년 위임식 당시 모인 3천만원으로 미혼모 돕기 사역을 시작했다. 교회가 단독으로 하지 않고, 지역사회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협회와 기관과 협력했다. 지금도 성도들은 부활절과 성탄절이면 미혼 모자를 위한 생필품 ‘핑크박스’를 나누고 있다. 추수감사절에도 쌀을 취약계층과 미혼모 가정에 전달하고 있다. 최근에는 외국인 이주 여성들을 성도들 가정과 연계하는 사역까지 시작했다. 

선교위원장 최상대 장로는 “나눔 사역을 위해 자원하는 마음이 우리 성도들에게 있다. 그것이 사역의 큰 동력”이라면서 “목사님의 목회 방향에 뜻을 모으고 사역을 확장해 나갈 수 있는 것이 하나님의 은혜이다. 새 예배당이 건축되면 우리의 30% 목표는 금방 달성될 것 같다”고 말했다.

임교신 목사는 교회 내부만 생각하는 욕심을 내려놓고, 선교와 구제를 위해 내어놓는다면 교회를 향한 신뢰도는 크게 나아질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그런 뜻에서 제일소망교회는 ‘하나님나라를 살아내는 온가족 공동체’라는 10년 비전을 세우고, 이 땅에 영혼 구원만이 아니라 전인적 회복을 위해 달려가겠다는 각오다. 

“이 땅을 회복시킬 것이라는 가치를 우리 성도들과 공유하고 있습니다. 죽어서 천국 가는 수준이 아니라 이 땅에서 삶이 회복되고 인생의 목적이 변화되도록 우리 제일소망교회가 도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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