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유가족 지원이 최선의 자살예방 대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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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살유가족 지원이 최선의 자살예방 대책”
  • 정하라 기자
  • 승인 2023.01.12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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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호프, ‘자살유가족 지원체계 마련을 위한 토론회’ 개최

국내 자살유가족 20년간 300만명 추정…지원체계 절실
종합지원 펼칠 수 있는‘자살유가족지원센터’ 설립 필요

한 사람의 자살 후에는 그 주변에 적어도 6명 이상의 자살유가족이 발생한다. 이들은 일반인보다 우울증 위험도가 7배 이상 높고 자살 위험도도 8.3배 높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2021년 우리나라 자살자 수는 1만4천여명에 이르며, 이로인해 발생하는 자살유가족은 무려 8만 명에서 15만 명에 이른다.

이렇듯 ‘자살 고위험군’에 해당하는 유가족들의 신체적‧정서적‧경제적 지원을 위한 노력이 절실히 필요한 가운데 기독교자살예방센터 LifeHope(대표:조성돈 교수, 이하 라이프호프)가 지난 12일 오전 10시 한국기독교회관에서 ‘자살유가족 지원체계 마련을 위한 토론회’를 열었다.

LifeHope(대표:조성돈 교수, 이하 라이프호프)는 지난 12일 한국기독교회관에서 ‘자살유가족 지원체계 마련을 위한 토론회’를 열었다.
LifeHope(대표:조성돈 교수, 이하 라이프호프)는 지난 12일 한국기독교회관에서 ‘자살유가족 지원체계 마련을 위한 토론회’를 열었다.

조성돈 교수는 “최근 20년간 어림잡아 250만 명에서 300만명의 유가족이 발생했다고 볼 수 있다”며, “이전에 있었던 유가족까지 생각해보면 우리나라 인구의 10%는 자살유가족이라고 할 수 있다”고 밝혔다.

대부분 자살유가족은 사별 이후 심리상태의 큰 변화를 경험하게 된다. 그러나 자살유가족들은 가족을 잃은 상실감에 더해, 그들을 향한 사회의 편견으로 재차 고통 받는 안타까운 현실에 처해 있다.

조 교수는 “자살은 유전되는 것은 아니지만, 자살유가족은 일반인에 비해 자살위험이 8배 정도 더 높다. 특히 가족 구성원이 가정이라는 울타리 안에 같은 환경에서 같은 문제점을 공유한다는 점에서 유가족은 비슷한 문제를 가지게 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인식을 바탕으로 현 유가족 사업에 대한 문제를 살핀 그는 자살유가족의 종합적 지원이 가능한 ‘자살유가족지원센터’의 설립을 요청했다. 조 교수는 “유가족은 이렇게 많이 생겨나고 있지만, 유가족 모임이 활성화되어 있는 곳은 극히 드물다. 대부분의 유가족은 고립되고 무기력한 상황”이라며 “자살 사건 발생시 가족의 입장에서 시급하게 도움을 펼칠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현재 유가족 모임은 대부분 지역의 자살예방센터나 정신건강복지센터 등에서 이뤄지고 있다. 그러나 가족이 ‘자조모임’의 성격을 바탕으로 스스로 모임을 이끌어가고 직원들이 행정지원을 하는 방향으로 진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

조 교수는 “유가족 돌봄은 가장 최선의 자살 예방활동”이라며, “이들이 애도의 기간을 넘어 일상을 회복할 수 있는 단계까지 나아갈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나아가 이들이 자살예방운동의 주체자가 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치유의 과정을 넘어 유가족들이 일상을 공유하고, 서로를 도우며 더 나아가 조직화될 수 있게 하는 구심점으로 ‘유가족지원센터’ 또는 ‘유가족협회’ 등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조 교수는 “무엇보다 유가족이 함께 편안하게 모일 수 있는 공간과 모임이 항시 있어야 한다. 함께 모여 웃고 울 수 있는 안전한 공간의 확보가 가장 중요한 일”이라며, 상설 유가족 지원센터과 유가족을 위한 공간 및 조직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자살유가족이 바라는 지원사항으로 강명수 운영진(미안하다 고맙다 사랑한다)은 “가족을 잃은 자살유가족은 가족의 상실을 마음껏 슬퍼하거나 사회적 지지를 얻기 어렵다고 느낀다. 더욱이 자살 신호를 몰랐다는 점에서 죄책감과 수치심을 더 많이 겪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사별 후 3~9개월은 충격으로 일상적 기능을 못하는 것이 정상”이라며, “일상의 도움을 제공하고 사별 애도에 도움이 되는 기관이나 단체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자조모임’을 통해 자신과 같은 상실 경험을 겪은 이들과의 사회적 지지관계를 맺음으로써 삶의 통제력을 다시 얻고 고립과 낙인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진단이다.

한편 이날 (사)생명문화라이프호프와 유가족모임 미안하다 고맙다 사랑하다는 ‘자살유가족 지원체계’를 마련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성명서에서는 “정부는 2019년까지 ‘자살유족 원스톱 서비스’를 지원하고 있고 2025년까지 확대하기로 했지만 올해 예산은 동결됐고, 확대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이어 단체는 △자살유가족 자모모임 지원 및 동료활동가 확대 △자살유가족 단기쉼터 강화로 안전한 쉼의 공간 확보 △유가족 종합지원이 가능한 ‘자살유가족지원센터 설립’ 등을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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