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자 연금은 평생 하나님께 충성한 종을 함께 돕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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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자 연금은 평생 하나님께 충성한 종을 함께 돕는 일”
  • 이현주 기자
  • 승인 2022.12.29 12: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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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회 연금 어떻게 준비되나? // 연금제도준비위원장 김동기 목사

총회 설립 45주년을 맞이하는 백석총회. 하지만 지금까지 목회자의 은퇴 후를 보장할 만한 연금제도를 갖추지 못했다. 십여 년 전부터 연금재단이사회를 구성하고 연금제도 시행을 모색했지만 시드머니를 마련하기에 어려움이 있었고, 금융권 연금을 도입했지만 가입자 확보에 실패했다. 이런 가운데 지난 9월 제45회 정기총회에서 장종현 총회장은 “연금제도 시행”을 전격 선포했다. 더 늦기 전에 목회자들을 위한 복지제도를 마련하겠다는 것. 젊은 목회자들에게는 국가가 보장하는 ‘국민연금’에 가입시키고, 은퇴를 앞둔 목회자들에게는 노후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는 연금을 시행하겠다고 했다. 이후 총회는 연금제도준비위원회를 설치, 서기 김동기 목사를 위원장으로 다양한 연금제도 운영 방안에 대해 연구를 진행했다. 오는 1월 2일 임시총회를 앞두고 총회 연금제도가 어떠한 방향으로 연구되고 있는지 김동기 목사에게 들어보았다.  <편집자 주>

김동기 목사는 총회 서기로 수고하면서 연금제도 시행을 위한 준비를 맡아 다양한 방면에서 연구를 진행해왔다.
김동기 목사는 총회 서기로 수고하면서 연금제도 시행을 위한 준비를 맡아 다양한 방면에서 연구를 진행해왔다.

연금제도 시행에 대해 어떻게 연구를 시작했나?

- 목회자 연금은 평생 주의 일에 헌신한 목회자들이 은퇴 후에 최소한의 노후를 보장받도록 하는데 목적이 있다. 또한 개척, 미자립교회 목회자들도 은퇴 걱정 없이 복음전파에 전념할 수 있도록 국가가 보장한 국민연금 가입을 총회가 지원해야 한다는 것이 이번 연구의 기본 틀이다. 우리 총회 목회자 연금제도는 오랜 시간 바라던 간절한 소망이다. 총회장님의 지시에 따라 이번 회기에 일부라도 시행될 수 있도록 연구를 진행했다. 

큰 틀에서 어떻게 추진을 구상하고 있나?

- 일단 지난 9월 20일 제45회 정기총회 현장에서 장종현 총회장님께서 발표한 목회자 연금제도의 세 가지 틀을 기반으로 한다. 첫째는 개척 미자립교회 목회자를 위한 ‘국민연금 지원’이고 둘째는 자립 목회자를 대상으로 하는 ‘목회자 노후대비 연금’이다. 셋째는 은퇴를 앞뒀거나 은퇴한 목회자들 가운데 생계가 어려운 목회자를 대상으로 하는 ‘은퇴목회자 생계지원금’까지 포함하도록 했다. 그러던 중 은퇴를 앞둔 목회자 중에서도 국민연금이 없는 분들이 많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고, 이 분들을 위한 국민연금 가입과 수령 방법도 모색하고 있다. 

국가가 보장한 국민연금 가입을 기본으로 은퇴 연금까지 연구
연금제도 시행 “찬성” 97.7%, 약 20% 목회자 “사례비 없다” 
노회와 교회, 성도 모두 ‘목회자 연금’에 한마음으로 참여해야


타 교단 연금 운영은 어떠한 상황인가?

- 예장 통합의 연금 규모가 가장 크다. 현재 연금 자산이 5,900억원에 이른다. 신임 목회자는 무조건 의무 가입하도록 되어 있다. 하지만 2049년에 기금 고갈이 우려되면서 연금 지급률 삭감을 결정했다. 기성과 고신, 기장도 연금을 운영하고 있다. 대부분의 연금제도가 낸 만큼 받아가는 구조인데 목회자 보수를 기준으로 교회와 본인이 비율을 정해 납부하고 있다. 기성총회의 경우 교회 경상비 총 수입의 100분의 1.2%를 연금으로 납부한다. 우리 총회가 연금제도를 안정적으로 시행하기 위해서는 소속 교회들의 예·결산이 정확하게 공개되어야 한다. 노회 단위로 소속 교회의 실태를 파악하고 목회자들의 상황을 정확하게 총회로 전달해주어야 한다. 기본적인 데이터베이스가 없다면 주먹구구식 제도가 될 수 있다. 노회가 연금제도에 적극적인 관심을 갖고 동참해달라.

말씀하신대로 정확한 데이터를 구축하기 위해 목회자 대상 전수조사도 진행한 것으로 알고 있다. 

- 조사는 구글 온라인 설문 형식을 활용했다. 응답자 700여명은 전체 교단 교회의 약 10%에 해당하기 때문에 표본으로 분석할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36세에서 75세까지의 목회자 가운데 우리 총회 목회자들이 가장 많이 포진된 연령은 61-65세로 28.1%였고, 56-60세가 25.9%로 56-65세의 목회자가 전체의 절반이 넘는 것으로 확인됐다. 그 다음이 51-55세(16.1%)였으며, 66-70세도 15.7%에 달했다. 이 가운데 상가교회 목회자가 절반 정도였고, 단독 건물에서 목회하는 형태가 20% 가량 됐다. 중요한 것은 목회자 사례비인데 약 20%의 목회자가 “사례비가 없다”고 답해 현실적으로 어려운 목회자들이 많다는 사실을 통계로 확인할 수 있었다. 

중요한 것은 연금 가입 여부인데, 연금에 가입된 목회자 비율은 얼마나 되나?

- 연금에 가입되어 있다는 응답이 40%였다. 나머지 60%는 연금 미가입자로 노후 준비가 전혀 되지 않았다고 해석할 수 있다. 다만 이번 조사에서 ‘일반연금’으로 질문했기 때문에 국민연금 가입까지는 확인하지 못했다. 총회의 연금제도 시행에 대해서는 97.7%가 찬성의 뜻을 밝혔다. 

국민연금 지원부터 연구하는 이유는 뭔가?

- 국민연금은 국가가 보장하는 최소한의 노후 대비라 할 수 있다. 그리고 연금 고갈 우려에도 불구하고 국가 부도가 일어나지 않는 한 가장 안전한 연금제도라고 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월 약 10만원에 달하는 연금을 내는 것이 부담스러운 목회자들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래서 최근 선교단체와 각 교단 노회 혹은 연회별로 젊은 목회자들의 국민연금 가입을 지원하는 곳이 많아지고 있다. 국민연금은 10년 이상 가입하면 누구나 수령 가능하다. 가장 기초적인 금액을 적립하면서 추후 본인의 형편에 따라 추가 납부와 납부기간 연장도 가능하다. 이번 연구 과정에서 65세 목회자도 가입할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수령 연령에서 한 달만 남겨놓고도 가입이 가능하다. 또한 전혀 사례비가 없는 자비량 목회자의 경우 신고납부로 납부 금액을 줄일 수 있다. 이미 불교계에서 활용하고 있는 제도다. 국민연금관리공단과 대화를 통해 가장 적절한 연금 납부 방법을 찾아내도록 하겠다. 

앞서 전수조사에서 약 60%가 연금이 없다고 했다. 그렇게 볼 때 조금 과하게 해석하면 전체 목회자 가운데 절반은 노후대비를 전혀 해놓지 않은 상황이라고 볼 수 있다. 연금 시행이 만만치 않다는 뜻이다. 

- 목회자들은 근로자가 아니다. 급여를 받기 위해 노동을 하는 사람들이 아니다.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고 영혼을 구원하는 복음 사역자다. 사례비가 없어도 주님이 주신 사명이면 충성되게 감당해야 하는 것이고 노후에 대한 불안으로 사역을 중단해서도 안 된다. 이것은 목회자들에게 기본 중의 기본이다. 하지만 평생을 목회에 헌신한 목회자들이 은퇴 후에 리어커를 끌며 폐지를 줍고 있다면 이야기가 다르다. 목회자들의 사정을 살피고 생계에 어려움이 없도록 하는 것, 이것은 총회 헌법에 명시된 성도의 의무다. 그런 점에서 목회자 연금제도는 총회가 기초 자금을 마련하되, 큰 교회가 작은 교회를 돕고, 다음세대가 노후세대를 돕고, 성도들이 목회자를 섬기는 형태가 되어야 한다. 총회는 일단 임시총회를 통해 유지재단 소유의 건물을 매각해 시드머니를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금리가 오르고 있어 현금화하면 이자로도 일정부분은 충당할 수 있다. 하지만 이것은 한계가 있다. 수입 없이 지출만 하는 구조는 금세 연금의 고갈을 불러오기 때문이다. 연금제도 운영을 위해서는 초기 자금 마련을 위한 대대적인 모금운동이 일어나야 하고 가난한 목회자들의 노후를 함께 책임지겠다는 공동체 의식이 반영되어야 한다. 나아가 성도들이 목회자들을 돕는 꾸준한 연금 지원도 이루어져야 한다. 

사실 총회주일헌금에 연금을 적립하는 목적도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체계적인 적립이 이루어지지 않았다. 기금 마련이 쉽지 않을 수 있다. 어떤 복안이 있나?

- 목회자 연금이 제대로 적립된다면 총회주일헌금을 기준에 맞추어 내겠다는 목사님들이 주변에 많이 계시다. 현재 총회주일헌금의 연금 적립은 50%로 되어 있다. 그러나 이걸로 충분치 않다. 연금제도가 시행된다면 본격적인 연금주일이 제정되어야 하고 자립교회들의 의무적인 나눔과 성도들의 헌금, 결연 등이 필요하다. 지난 총회 때 총회장님께서 결산이 일정 수준에 이르는 교회들은 연금에 적극적으로 헌신해달라고 말씀하셨다. 무엇이든지 시작이 중요하다. 총회 석상에서 선포되었고, 우리 총회는 이미 짧은 시간 안에 총회관을 건립한 저력이 있다. 목회자들의 노후준비와 복지를 위해 마음을 모아야 한다. 연금제도가 시행되고 정착되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다. 돈만 있다고 되는 것도 아니다. 모두가 평생을 하나님께 바친 충성된 종을 돕는다는 마음으로 힘을 모아야 한다. 

임시총회를 끝으로 연구위 역할은 끝난다. 마지막으로 총회원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것은?

- 앞서 수차례 강조했듯이 연금은 한두 사람의 힘으로 불가능하다. 가난은 나랏님도 해결하지 못한다는 말이 있지 않나. 변화하는 시대를 반영하는 것도 중요하다. 일본의 사례가 보도된 뉴스를 본 일이 있다. 일본은 노인 인구가 29%에 이르는 초고령 국가다. 그런데도 연금으로 안정된 노후를 보낼 수 있다. 더 내고 덜 받는 구조로 개혁을 했기 때문이다. 기대수명이 늘어나고 출산율이 감소할 경우 연금액이 자동조정 되도록 했다. 우리는 늦게 시작하는 만큼 더 체계적이고 안정적인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 당장 눈에 띄는 수혜가 없다고 하더라도 시작이 반이라는 생각으로 협력해달라. 장기적으로는 단순한 연금제도가 아니라 목회자 복지제도를 만든다는 마음으로 임하면 좋겠다. 연금제도 시행을 선포하고 기초를 깔아주신 총회장님께 감사드린다. 장종현 총회장님이 아니었다면 엄두도 못냈을 일이다. 총회장님의 임기 중에 잘 정착되길 기도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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