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그리스도의 재림을 기다리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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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그리스도의 재림을 기다리면서
  • 김동기 목사
  • 승인 2022.11.30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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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기 목사 / 광음교회 담임
서기 김동기 목사
김동기 목사

예수님께서 탄생하신 성탄절 전 4주간,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을 기다리며 기대하는 대림절이 시작되었다. 예전만 해도 12월이 되면 사방에서 크리스마스 캐럴 소리가 들리고, 뭔가 들뜨고 유쾌한 분위기였다. 게다가 교회는 성탄 준비로 시끌벅적하였다. 그런데 요즘은 사뭇 분위기가 다른 것 같다.

예전이나 지금이나 연말연시의 바쁜 생활은 마찬가지일 텐데, 아무래도 코로나19의 악재로 아직까지 교회는 어려움을 겪기 때문이다. 그 영향일까? 왜인지 우리 마음이 메마르고 좁아지지 않았나 생각한다. 아름다운 내일을 기다리고 기대하며, 마르다가 값비싼 향유를 붓고 헌신했듯이, 조금 과하게 느껴질 정도로 서로 베풀고 나누며 기쁨과 정을 표현하는 모습이 많이 흐려진 것은 아닌가. 점점 개인주의가 만연하고 대면과 스킨십, 교제를 멀리하게 하는 이 때가 예수 그리스도의 성탄의 의미를 퇴색하는 것만 같아 슬프기도 하다.

마태복음을 보면 예수님과 제자들은 유월절 축제를 앞두고 예루살렘으로 올라가셨다. 예루살렘 성전에 들어가셔서 장사꾼들을 꾸짖으셨다. 제사장과 결탁한 그들은 터무니없는 가격에 제물을 교환 및 판매하였기 때문이다. 예수님께서는 대제사장들과 율법학자들, 바리새인들의 잘못된 행태를 꾸짖는 여러 말씀과 비유를 들려주시고, 성전 밖으로 나가시며 제자들에게 이 성전이 무너질 것이라고 말씀하셨다.

제자들은 성전이 무너지리라는 말씀이 내내 마음에 걸렸다. 왜냐하면 예루살렘 성전은 살아계신 여호와 하나님께서 계시는 곳이며, 제사하는 모든 이들을 하나님께서 친히 지키시는 곳이기 때문이다. 성전이 무너지면 유대인에게 세상이 끝난다는 뜻이기도 했다. 엄중한 메시지 앞에 그들이 가장 궁금해 했던 것이 무엇이겠는가? 정확한 때와 징조였다. 그들은 예수님께 질문하였으나, 예수님의 대답은 굉장히 간결했다.

마태복음 24장 36절 ‘그러나 그 날과 그 때는 아무도 모르나니 하늘의 천사들도, 아들도 모르고 오직 아버지만 아시느니라’

역사의 종말과 심판, 하나님 나라 완성의 날이 올 것은 확실하지만 그 시각은 하나님만 아시고, 그 외 그 누구도 알 수 없다고 하신다. 우리 신앙의 조상 중에는 막연한 기다림의 시간을 보냈던 이들이 많이 있다. 노아는 방주를 만들라는 하나님의 명령에 순종하며 인고의 긴 밤을 보냈다. 아브람은 자녀와 땅의 약속을 믿고 아비의 집을 떠났으나 결실 없는 오랜 기다림의 시간을 보내야만 했다. 하지만 이들 모두 막연한 기다림의 시간을 뚫고 기다림을 신앙의 복된 승리로 이뤄냈다. 시간이 걸려도 올 것이 확실하다는 믿음이 있으면, 기다림의 시간은 전혀 다른 태도로 채워진다.

기다림은 한숨과 포기의 시간이 아니라, 깨어 있는 시간이 될 것이다. 깨어 있다면 질문과 통찰, 그리고 깨달음에 잇댄 행동을 하게 된다. 그러니 기다림은 하염없이 무의미하게 흘러 버리고 소멸되는 낭비가 아니다. 기다림을 깨어 있는 시간으로 만들 때, 그 자체가 중요한 삶의 이유가 될 수 있다. 그러므로 우리는 깨어 있어야 한다. 그저 넋 놓고 기다림이 아니라 깨어 있으므로 이 땅을, 삶을, 시간을 견디고 살아내야 한다.

주님께서 우리에게 다시 내려오실 것을 믿고 기다리는 절기이다. 2,000년 전 이미 오셨던 예수님의 삶과 말씀을 기억하며, 언젠가 다시 오셔서 역사의 심판과 완성을 이루실 분임을 대림절 4주간 간절한 마음으로 기다리자. 그 마지막 때가 언제 닥쳐오든 기쁨으로 맞이할 수 있기를 축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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