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농촌… 교회가 생명의 다리 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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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농촌… 교회가 생명의 다리 잇다
  • 한현구 기자
  • 승인 2022.11.24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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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교회 위한 온라인 바자회, 소망교회 ‘이음마을’

유기농으로 재배한 청주 사과입니다. 달고 맛있어요!”

소망교회(담임:김경진 목사)에서는 매일같이 시골장터가 펼쳐진다. 지역교회를 살리기 위한 온라인바자회 이음마을이 있기 때문이다. 이음마을 홈페이지를 열면 각종 과일과 야채, , 참기름 등 산지에서 각 수확한 형형색색의 상품들이 구미를 당긴다.

요즘 농촌에서는 젊은이를 보는 것이 하늘의 별따기다. 청년이 떠난 마을은 고령화 현상으로 신음하고 세계 각지에서 물밀듯 밀려오는 수입 농산물은 농촌의 생계를 위협한다. 위기의 농촌을 구하고 지역교회를 살리기 위해 소망교회가 구원투수로 나섰다. 작년 3월부터 이음마을을 런칭해 지역교회와의 상생을 꿈꾸고 있는 소망교회 김경진 목사를 지난 8일 만나봤다.

소망교회에서는 이음마을에서 판매하는 상품들을 중심으로 주일 오후 오프라인 바자회를 열기도 했다.

생계 아닌 생명 살리는 사역

이음마을은 농촌과 소망교회 성도들을 잇는 가교다. 지역교회 목회자들은 본인, 또는 마을 주민들이 생산한 농작물이나 가공품을 이음마을에 올려두고 소망교회 교인들은 그 중 마음에 드는 상품을 구매할 수 있다. 다른 쇼핑 플랫폼과는 달리 판매금액은 수수료 없이 전액 모두 판매자에게 전달된다. 소망교회에서 제공하는 온라인 직거래 장터인 셈이다.

판로를 찾지 못했던 지역교회 목회자들에겐 이음마을은 한줄기 빛이다. 교회에 다니지 않는 주민들도 지역 목회자를 통해 이음마을 플랫폼을 이용할 수 있는데 복음이 들어갈 물꼬를 트는데 효과적인 도구로 활용된다. 소망교회 성도들 역시 목회자들이 품질을 보장한 질 좋은 상품을 직거래로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으니 일석이조다.

시작하면서 걱정되는 부분도 없지는 않았다. 일부 판매자에게 쏠림 현상이 발생하면 이음마을의 취지가 퇴색될 수 있고 참여하지 못하는 이들은 서운한 마음을 가질 수도 있었다. 게다가 소망교회는 플랫폼을 제공할 뿐 모든 상품의 품질을 확인할 수 없다보니 날씨를 모르고 돛을 올리는 모험이나 다름없었다. 그런데 시작해보니 교인 모두가 만족할만한 훌륭한 상품들이었다.

사실 하나의 교회가 맡기에는 어깨가 무거운 사역입니다. 그래서 우리 교회가 하기보다는 노회나 총회 차원에서 하는 게 맞겠다는 생각도 했었죠. 하지만 농촌과 지역교회가 너무도 필요로 하는 사역이다보니 도전을 결단했습니다.”

소망교회는 온라인바자회로 이음마을을 오픈한 것에서 끝내지 않고 실제로 주일 교회 앞마당에서 일일장터를 열기도 했다. 교회 설립부터 지금까지 주일을 오직 예배의 날로 철저하게 지켜왔던 보수적인 기조의 소망교회로서는 쉽지 않은 결단이었다.

주일의 가치는 곽선희 목사님때부터 중요하게 지켜왔습니다. 지금도 그 가치를 지키기 위해 노력중이고요. 다만 이번 일은 생명을 살리는 일이었어요. 농촌을, 농촌교회를 살리는 사역이었기에 결단하고 성도들을 설득할 수 있었습니다. 예수님도 안식일에 병자를 고쳐주셨으니까요.”

이음마을은 단순히 농촌교회의 생계에 도움을 주는 것에서 그치지 않는다. 이음마을을 통해 농촌교회와 도시교회를 잇고 농촌에서 사역하는 목회자들에게 용기를 주는 것이 소망교회의 더 큰 꿈이다. 이를 위해 농촌교회 목회자들이 설교 영상을 올려 공유하고 소망교회 성도들이 볼 수 있는 이음TV’도 만들었다.

코로나 시기를 거치며 농촌교회 목사님들이 성도 없는 예배당을 보며 자신감을 잃고 소명이 희미해져 힘들어하신다는 소식을 들었어요. 판로를 찾는 것도 필요하지만 근본적으론 농촌 자체가 살고 농촌교회와 지역교회 목회자들이 살아나야 합니다. 부디 우리 교회의 사역이 좋은 모델이 되어서 한국교회에 확장되고 선한 영향력을 일으켰으면 합니다. 농촌교회 목사님들 모두가 힘을 잃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소망교회 김경진 목사.
소망교회 김경진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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