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굳이’와의 싸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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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굳이’와의 싸움
  • 차성진 목사(글쓰기 강사)
  • 승인 2022.11.23 11: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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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음을 전하는 일은 참 어렵습니다. 누군가를 설득한다는 일 자체가 원래 쉬운 일이 아니니까요. 그 사람의 내면에 들어가 진심의 동의를 이끌어내야 하기에, 마치 영화 <인셉션>에 등장하는 ‘생각 심기’처럼 이 과정은 절대 쉽지 않습니다.

내친김에 영화 인셉션 이야기를 조금 더 해볼까요? 이 영화의 내용은 간단히 말해서, 어떤 사람의 꿈에 잠입해서 그 사람에게 특정한 생각을 주입하는 과정을 다룬 영화입니다. 영화의 주인공 ‘코브’는 어느 재벌로부터 의뢰를 받습니다. 경쟁 관계에 있는 기업의 후계자에게 ‘아버지의 회사를 분할해야겠다’라는 생각을 주입해달라는 것이죠. 주인공은 그 와중에 상당한 고초를 치르게 됩니다. 의뢰 대상자의 꿈에 잠입하는 데는 성공했지만, 그 안에서 수많은 장애물을 마주쳐야 했기 때문입니다.

다시 복음 이야기로 돌아와서, 우리가 누군가의 마음에 복음을 심고자 할 때 우리가 마주쳐야 하는 가장 큰 장애물은 무엇일까요? 이 경우 보통 ‘기독교에 대한 반감’을 떠올리기 쉽습니다. 그러나 제가 대화해보았던 많은 경우 이 반감은 그다지 큰 장애물이 아니었습니다.

“기독교인 중 문제를 일으키는 인원이 다수 있으나, 그것은 기독교의 인구 자체가 많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것을 안다”라며 대부분의 비그리스도인도 상식적인 판단 정도는 하고 있었습니다. 설령 이런 판단 없이 모든 그리스도인에 대한 반감이 두터운 사람이라 할지라도 같이 식사하고 교제하고 마음을 몇 번 주고받다 보면 “모든 그리스도인이 그런 건 아니구나” 아니면 “최소한 이 분은 좋은 그리스도인이구나”라는 생각 정도는 쉽게 이끌어 낼 수 있습니다.

그러나 문제는 그 다음입니다. “그리스도인들은 생각보다 좋은 사람이었구나”라는 생각이 그들의 발걸음을 교회로 옮기지는 못하거든요. 반감이 없다고 해서 호감이 생기는 건 아닙니다. 필요가 생기는 것은 더더욱이 아니고요. 예를 들어 우리가 현대 미술에 반감이 없다고 매주 돈을 주며 굳이 미술관에 방문하는 것은 아니듯이, 비그리스도인들 또한 교회를 ‘굳이’ 갈 이유를 못 찾는 것입니다. 가뜩이나 수많은 일정 가운데 치여 사는 사람들이 그들의 귀한 시간과 돈을 쪼개어 교회를 오게 하려면 그들의 ‘실질적인 필요’를 이끌어내는 과정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그럼에도, 많은 선교 현장 특히 다음 세대 선교에 있어서는 ‘반감 없애기’에만 집중하고 있는 느낌입니다. 네, 물론 이것도 결과물이 있고, 도움은 되지요. 따뜻한 사랑에 목이 마른 요즘, ‘이 사람들 좋은 사람이구나’라는 느낌만 주더라도 상당한 결과임엔 부정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그 다음 단계가 반드시 있어야 한다고 봅니다.

‘당신이 지금 그대로 살면 안되는 이유’
‘당신이 ‘굳이’ 예수를 믿어야 할 이유’

이것에 대한 합리적이고도 설득력 있는 전달이 필요합니다. 즉 다른 말로 하자면, 복음을 설득력 있게 전달하는 작업이 중요합니다. 이것을 통해 그들 안에 잔존해 있는 세상적 가치관이 얼마나 허무한 지를 일깨워주고, 동시에 그것에 대한 답이 왜 기독교인지 동시에 일깨워주는 것이지요. 이 과정을 우리는 ‘복음 선포’라고 말합니다.

다음 세대 선교들이 감정과 문화 일선인 것에 대해 조금 아쉬움을 느낍니다. 그들은 우리에게 현실적인 질문을 던집니다.

‘왜 굳이 교회를 가야 합니까?’
‘교회 갈 시간에 더 많은 돈을 벌고, 미래를 준비하는 사람이 불행하다 할 수 있습니까?’
‘있는지도 모르는 신을 믿기 위해, 내가 자기 계발의 시간까지 포기해야 할 이유는 무엇입니까?’

이런 질문에 대한 답을 고민하는 것은 탁상 공론이 아니라, 그들 마음 속에 자리한 복음의 장애물을 함께 부수어주는 귀한 사역입니다.

여러분들은 어떻게 대답하시겠습니까?

이미 세상에는 즐거움과 자극적인 콘텐츠가 널렸습니다. 이불에 누워서 핸드폰만 잡으면 세상 주는 대부분의 즐거움을 획득할 수 있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굳이’ 이불을 제치고 바깥에 나와야 하는 이유를 설명하실 수 있나요? 함께 그 답을 준비해보심이 어떨까 합니다.

차성진 목사(글쓰기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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