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사학 건립이념 지키려면 ‘연대’가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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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사학 건립이념 지키려면 ‘연대’가 중요
  • 이인창 기자
  • 승인 2022.11.23 10: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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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학미션-백석대 지난 21~22일 ‘사학미션컨퍼런스’ 개최
350여 명 기독사학 대표들 모여 기독교학교 방향 모색해
2022 사학미션컨퍼런스가 지난 21~22일 서울 그랜드워커힐호텔에서 개최됐다. 컨퍼런스에는 전국 기독사학 관계자 등 350여명이 참석했다.
2022 사학미션컨퍼런스가 지난 21~22일 서울 그랜드워커힐호텔에서 개최됐다. 컨퍼런스에는 전국 기독사학 관계자 등 350여명이 참석했다.

사립학교 공영화 정책이 갈수록 강화되면서 기독교 건학이념을 구현하고 있는 기독 사학들의 존립 기반을 흔들려는 위협은 더욱 커지고 있다. 기독교 정신에 입각한 교육을 지켜내기 위해 전국의 기독사학 대표들이 한자리에 모여 위기극복 방안을 모색하는 시간을 가졌다. 

사학법인미션네트워크(이사장:이재훈 목사)와 백석대학교(총장:장종현 목사)는 지난 21~22일 서울 그랜드워커힐호텔에서 ‘교육대전환의 시기, 기독교학교의 길을 내다’는 주제로 ‘2022 사학미션컨퍼런스’를 개최했다. 

이날 주제 강연에서 백석대학교 장동민 부총장은 “구한말 한국에 온 선교사들은 교육을 통해 복음을 전파하고 기독교 정신이 다스리는 국가를 목표하며 기독사학을 설립했다. 기독사학은 농촌 개혁, 민중 계몽, 여성지위 향상, 신분제 철폐에 큰 몫을 했다”고 높이 평가했다. 

장 부총장은 “하지만 1974년 고교평준화가 도입되면서 기독사학은 전환기를 맞았고 교육부가 학생 모집과 선발, 교육과정 운영까지 통제하면서 지금에 와서는 기독교 건학이념 구현은 사실상 불가능한 실정이 됐다. 더구나 사학 공영화 정책은 초중고를 넘어 대학에까지 확산될 조짐을 보인다”면서 “자유민주주의 사회에서 정권이 교육을 독점한다면 새로운 사회를 상상하기는 힘들 것”이라고 비판했다. 

장 부총장은 “국고 지원을 받는 사립학교에서 종교 교과과정을 운영하면 안 된다는 원칙도 재고해야 한다. ‘지원은 하되 간섭하지 않는다’는 문화정책원칙을 교육에 적용할 때, 예술만큼이나 창의성과 자율성이 교육에서 발휘될 것”이라고 제언했다. 

물론 기독교 학교 차원에서도 자율성과 공공성 간 균형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일부 학교에서 일어난 일이지만 학교 운영이나 투명한 교비 사용 관련해서도 변화가 요청된다. 

장 부총장은 “기독사학에서 복음 전파와 기독인 인재 양성을 목표하기 힘들어진 환경이다. 학생들의 탈종교화로 인해 종교적 주제도 꺼리는 분위기다. 이럴 때 과거만 생각해 기독교를 강요한다면 오히려 역효과가 날 수 있다”고 경고하면서 “기독 교사들이 학생 한명을 하나님의 형상이자 주체로 생각하고 대한다면 변화는 언제든 일어날 수 있다. 기독 교사들이 학생들의 삶에 관심을 두고 기독교 세계관으로 무장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교육부 차관과 한국교육개발원장을 역임한 영남대 김재춘 부총장은 영국과 프랑스, 미국, 독일 등 서구 국가에서 종교교육 변화과정을 살펴보면서 우리나라 기독 사학이 직면한 문제에 대한 해법을 현실적으로 제시했다. 

김 부총장은 “향후 기독교 학교는 평준화된 종립학교, 자립형 종립학교, 인가·비인가 기독대안학교 형태로 존립하게 될 것”이라면서 “온전한 신앙교육을 실시할 수 있는 길은 앞으로 기독교대안학교만 가능할 것 같다”고 전망했다. 현실적으로 지금 흐름을 역행하기 어렵다는 비관적 전망이다. 

그러나 “건학이념을 위협하는 정부 정책과 국회 입법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연대가 중요하다”고 강조한 김 부총장은 “오늘날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특성을 이해하는 가운데 사학들은 이해관계를 내려놓고 전략적 선택을 해야 한다. 저항할 때는 사실관계를 명확히 파악하고 타겟을 정확하게 설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청와대를 비롯해 교육 관련 부처에서 경험이 많은 김 부총장은 “포기할 것은 과감하게 포기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기독교 가치에 어긋나는 정책과 투쟁할 때에는 비기독교인과 일반시민까지 끌어들일 수 있는 더하기 전략을 구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학법인미션네트워크 이사장 이재훈 목사는 “전국 350여명 기독사학 관계자들이 모인 것은 시대적 소명 때문이다. 건학이념에 충실한 가운데 영적 영향력을 우리 사회에서 발휘할 수 있도록 한국교회가 함께 노력하고 협력하자”고 강조했다. 

한편, 사학미션네트워크와 백석대학교는 기독교 학교의 신앙교육 현황조사 및 활성화 방안 연구를 위한 공동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연구결과는 내년 2월 정기총회에서 발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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