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기 독일 철학자 틸리케에게서 ‘개혁주의생명신학’의 실마리를 찾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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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 독일 철학자 틸리케에게서 ‘개혁주의생명신학’의 실마리를 찾다
  • 손동준 기자
  • 승인 2022.11.22 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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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회 개혁주의생명신학회 정기학술대회, 지난 19일 한국중앙교회에서 열려
개혁주의생명신학회가 지난 19일 한국중앙교회에서 제26회 정기학술대회를 개최했다.
개혁주의생명신학회가 지난 19일 한국중앙교회에서 제26회 정기학술대회를 개최했다.

사변화 되고 관념화 된 신학을 지적하며 등장한 한국의 ‘개혁주의생명신학’의 정당성과 역사성을 20세기 독일의 신학자 헬무트 틸리케(1908~1986)를 통해 조명하는 연구 결과가 나와 눈길을 끌었다.

지난 19일 한국중앙교회(담임:임석순 목사)에서 열린 제26회 개혁주의생명신학회(회장:김상구 교수) 정기학술대회에서는 총신대 초빙교수 주도홍 박사(전 백석대학교 부총장/역사신학)가 ‘성령의 신학자 틸리케 탐구’라는 제목으로 발제했다.

주 박사는 먼저 1962년 틸리케가 한 발언을 소개했다.

“여러분이 깊은 감명을 받은 모든 신학 사상은 반드시 여러분의 믿음에 대한 도전으로 여겨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여러분이 더 이상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것이 아니라 루터나 여러부늬 이런저런 신학 스승을 믿는 일이 별안간 벌어지고 맙니다.”

틸리케의 이런 발언은 지난 2003년 백석대 설립자 장종현 목사가 한국복음주의신학회 국제학술대회 폐회예배 설교 당시 외쳤던 “신학은 학문이 아닙니다”라는 말과 일맥상통한다는 게 주 박사의 논지다. 주 박사는 “발제의 목적은 틸리케의 신학 사상을 이해하는 일이며, 하나의 바람은 한국의 개혁주의생명신학과의 자연스러운 대화”라며 “주의 몸 된 교회의 아픔을 보며 믿음 안에서 드리는 기도가 서로 만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틸리케는 1960년대 자유신학이 독일에서 주류를 이룰 때, 독일교회 강단을 일깨우려 교수로서 친히 설교강단에 뛰어들었던 교회 부흥의 주역이었다. 틸리케에게 신학과 강단 설교는 분리될 수 없는 것이었다. 그는 변화된 삶은 성령이 역사하는 말씀을 들음에서 온다고 주장했다. 주 박사는 “그는 ‘독일의 스펄전’으로 불렸는데, 틸리케의 설교는 학교 교단과 교회 강단을 연결하려는 그의 분명한 의지와 실천을 구체화 한 현장이었다”고 말했다.

특히 틸리케는 “믿음은 역사연구와 학문에 의존할 수 없다”고 했는데, “신학 역시 설교와 같은 방향에서 바라봐야 하며, 그 자체로 증언언이 돼야 한다”고 가르쳤다. 주도홍 박사는 “신학생 사이에 이뤄지는 교의학 토론이 마치 생명 없는 그림자의 싸움으로 ‘때때로 섬뜩하게’ 보이고, 결국 ‘신학적 탐미주의자의 지적 비대증’이 증상으로 드러난다는 것”이라며 “이단뿐 아니라 훌륭하고 품위 있는 신학도 우리의 신앙생활을 위태롭게 할 수 있다는 사실을 틸리케는 주지한다”고 소개했다.

주도홍 교수.
주도홍 교수.

주 교수는 끝으로 “틸리케의 신학은 ‘생명의 신학’이라고 부를 수 있다. 교회사를 통해 생명의 신학은 역사적 맥락 가운데 이해가 가능하다. 오늘 우리에게 그 생명이 꿈틀거리는 것은 성령의 역사”라며 “감사한 것은 21세기 개혁주의생명신학과 20세기 틸리케의 ‘생명의 신학’이 같은 성령 안에서 만나고 있다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학술대회에서는 주도홍 교수 외에도 백석대 유선명 박사(구약학)와 진미수 박사(역사신학), 강성교회 담임 황빈 목사(실천신학 박사), 안양대 이은선 박사(역사신학), 총신대 박재은 박사(조직신학) 가 각각 ‘오직 성경’, ‘오직 그리스도’, ‘오직 믿음’, ‘오직 은혜’, ‘오직 하나님께 영광’의 5대 솔라를 주제로 발제했다.

임석순 목사.
임석순 목사.

한편 이날 개회예배에서는 개혁주의생명신학회 회장 김상구 교수(백석대)의 사회로 부회장 이춘길 목사가 기도했으며 한국중앙교회 담임 임석순 목사가 ‘개혁주의생명신학은 말씀을 따라가는 것’을 제목으로 말씀을 전했다. 임 목사는 “개혁주의생명신학에 대해 처음 들었을 때 이를 정확하게 이해했다기보다는 ‘생명’이라는 단어가 제 가슴을 뛰게 했다”며 “개혁주의 신학이 가장 성경적인 신학인데 교조주의에 빠졌음을 알게 됐다”고 밝혔다. 임 목사는 또 “오늘날 개혁주의생명신학의 목표는 예수를 따라가는 것”이라며 “가장 성경적인 신학을 생명력 있게, 내 생각은 면도칼로 도려내고 하나님의 생각을 따라 정상으로 가는 것이다. 이 정신이 전 세계 모든 목회자와 신학자, 믿는 이들에게 자리매김해 가기를 소망한다”고 말했다.

김상구 교수.
김상구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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