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는 에너지 전환의 당위성을 중재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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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는 에너지 전환의 당위성을 중재해야
  • 조영호 안양대학교 겸임교수
  • 승인 2022.11.14 10: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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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지-한교총 탄소중립 캠페인] (14)
조영호 교수

작가 박경리는 오늘 우리가 경험하고 있는 기후위기의 문제를 명증하게 말한다. 현대인들이 꿈꾸었던 진보와 성장은 죽음의 파티였다. 화려한 파티가 끝난 후 생명-놀이-공간, 생명의 집은 어떻게 되었는가? 우리는 비참한 파국에 도달할 때까지 흥청대며 모든 생명을 나락에 빠뜨리고, 하나님의 창조세계인 생명 거주 공간을 황폐하게 만들었다. 우리는 현재하는 기후위기 속에서 생명의 아픔과 신음 소리를 듣고 하나님의 눈물을 볼 수 있어야 한다.

우리가 경험하고 있는 기후위기는 인간의 위기이며 인간의 사유양식과 생활양식에 대한 전환을 요청한다. 기후위기를 완화하기 위해서는 지구평균 기온을 1.5도 상승에서 멈추어야 하는데, 이에 IPCC는 2030년까지 이산화탄소를 2010년과 비교해 45퍼센트를 줄이고, 2050년까지는 순배출량을 제로로 만들어야 한다고 하고 있다. 이때 전 세계 전기의 70-85퍼센트는 재생 에너지로 공급해야 한다. 이미 세계 각국은 재생 에너지 도입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탄소국경조정세, RE100 등 환경 규제가 강화되고 친환경 시장이 성장할 것이 예상된다.

이러한 국제사회의 탄소중립 목표 달성을 위해 다양한 대안이 등장하고 있다. 에너지 생산 방식의 변화만이 아니라 건물과 전열기구 등의 에너지 효율을 높이고 에너지 소비 방식의 변화를 재구성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에너지 소비효율의 문제이다. 햇빛을 난방이나 조명에 이용하고, 단열을 잘하는 것 등은 에너지 소비효율을 증가시킨다. 최근에 만들어지고 있는 패시브(passive) 빌딩, 혹은 제로 에너지(zero-energy) 하우스는 에너지를 최대한 줄이면 자연 에너지만으로도 그 에너지를 충족할 수 있다는 것을 알려주고 있다.

이 가운데 교회는 에너지 전환의 필요성과 당위성을 교육하고 중재할 수 있는 역할을 담당할 수 있으며, 에너지 전환의 지역적 리더십과 중간 지원 조직으로서의 기능을 수행할 수도 있다. 무엇보다 교회는 교회의 건물을 통해 지역사회에 에너지 효율성과 재생 에너지로의 전환을 위한 롤 모델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다.

탄소 사회로 가기 위한 에너지 전환은 에너지 수요를 관리하고 효율성을 향상시킴으로써 화석연료에 기반한 시스템에 기초한 기존의 이익, 전력, 규범을 재생 에너지 기반 시스템으로 전환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기존의 시스템에 도전하기 위해 어떤 대안책도 정치적 리더십, 전문가 NGO 또는 시민을 포함한 이질적인 행위자들이 지원하는 자원과 리더십이 있어야 한다. 에너지 전환은 기술적 전환뿐만 아니라 정치적 리더십과 전환을 추구하는 (지방)정부 구조, 즉 레짐의 전환이 필요하다. 이러한 에너지 전환의 지역적 리더십과 중간 지원 조직으로서의 기능을 교회가 수행할 수 있을 것이다.

탈탄소 에너지 교회는 재생 에너지 사용, 에너지 사용과 온실가스 배출 감소, 환경시설 운영 및 에너지 환경교육 등 지역사회 속에서 에너지 전환의 모델이자 가치 체계의 전환을 교육하는 중요한 지역 공동체의 일원이 될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전환을 통해 교인들의 생활을 올바로 이끌 수 있는 다양한 활동을 지역사회와 함께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활동은 지역 주민들에게도 개방하여 그리스도인들이 에너지 청지기로서의 역할을 적극적으로 확대해 갈 수 있다.

교회는 지역사회가 창조질서를 따르는 지속 가능한 사회가 되고 또 지역사회의 주민들의 생활이 또한 창조질서에 맞는 생활을 할 수 있도록 지역사회를 이끌어 갈 수 있다. 올바른 지역사회를 만들기 위해서 먼저 교회는 에너지 교회가 되어야 한다. 이러한 교회의 생명적 전환은 교인들의 삶과 의식의 전환을 초래하고 더 나아가 지역사회 속에 함께 살아가는 생명 청지기로서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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