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방향 설교를 제안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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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방향 설교를 제안해 봅니다
  • 차성진 목사(글쓰기 강사)
  • 승인 2022.10.04 18: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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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과 같은 설교를 했던 적이 있습니다.

우선 설교 내용을 짧게 압축해서 10분 정도의 분량으로 전했습니다. 그 뒤, 설교와 연관해서 생각할 수 있는 주제를 던졌습니다. 그 날의 주제는 ‘내 안의 이기심을 발견한 적이 있었나요?’ 였습니다. 이 주제로 함께 온 사람들과 5분간 자유롭게 대화를 나누도록 했습니다. 대화를 마친 뒤, 나누었던 이야기를 카카오톡을 통해 저에게 보내도록 했습니다. 저는 그 중 몇 가지 이야기를 읽고 짧게 생각을 말했습니다. 전체 과정은 약 40분 정도 소요되었습니다.

사람들의 자발적 사고를 유도하고 그 내용을 듣고 싶다는 생각에 시도한 방법이었습니다. 이런 설교를 부르는 별도의 명칭이 있는 진 모르겠습니다. 일단 본 글에서는 ‘쌍방향 설교’라고 칭하겠습니다. 일반적인 설교에 비해 쌍방향 설교가 요즘 세대에 호소할 수 있는 장점이 몇 가지 있는 듯 합니다.

1. 숏폼 문화

청년 세대의 문화적 특성을 지칭하는 말 중에 ‘스낵 문화’라는 말이 있었습니다. 스낵을 먹을 수 있는 시간인 5~10분 단위의 컨텐츠를 선호하는 젊은 세대의 경향을 가리키는 말이었죠. 그러나 이것도 이젠 옛말이 되었습니다. 이젠 30초 전후의 컨텐츠가 가장 파급력을 가진 시대가 되었습니다. 이런 성향만을 공략해서 나온 SNS 플랫폼이 틱톡이었습니다. 오로지 1분 내의 영상만 업로드할 수 있는 플랫폼이었죠. 그 제한된 형태 때문에 얼마 안 가 내리막을 걸을 줄 알았지만, 이젠 오히려 페이스북과 유튜브가 틱톡을 따라해 릴스와 쇼츠를 만들었습니다. 이러한 컨텐츠들을 ‘숏폼’이라 칭합니다. 즉, 컨텐츠의 소비 형태가 더 짧아진 것이지요.

그런 세대에게 3~40분의 설교는 다소 부담스럽게 다가갈 것입니다. 불필요한 도입을 제외하고, 주장과 근거를 명료하게 한 10분 단위의 설교가 가장 효과적이고 호소력이 있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2. 언어의 발산

요즘의 청년들은 그 어느 세대보다 많은 이야기를 뱉어내는 세대입니다. 정제되지 않은 그들의 감정을 영상, 이미지, 글로 끊임 없이 발산합니다. 이러한 발산 욕구를 말씀을 나누는데 적극 활용해 보면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어떤 이야기를 기억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수동적으로 이야기를 수용하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그 이야기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발산하는 것임을 감안한다면, 이들에게 언어 발산의 기회를 주는 것은 복음적으로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부정적인 의견도 도움이 됩니다. 어떤 내용에 동의를 못하는지, 어떤 부분에 있어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를 설교자가 알게 되면 그것을 보완하는 설명도 해줄 수 있으니까요. 함께 둘러 앉아 예수님에 대한 이야기를 편히 나누던 초기 그리스도 공동체 예배의 모습과도 맞닿아 있는듯 하네요.

3. 대면과 익명성의 만남

그럼에도 아마 청년들에게 자신의 생각을 직접 이야기해보라고 한다면 쉽게 말하지 못할 겁니다. 특히나 많은 사람이 모인곳이라면 더더욱이 그러하겠죠. 이들은 대면 관계에 익숙하지 않기에 많은 사람 앞에서 직접 의견을 밝히게 하는 건 자칫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직접 대화하는 것은 옆 사람과 짧게 나누게 하고, 많은 사람 앞에서 생각을 밝힐 때는 카카오톡으로 익명성의 보호막을 제공하는 겁니다. 오픈 채팅 기능을 활용하면 완전한 익명 상태로 설교자에게 메시지를 보낼 수 있습니다. 그러면 마치 인터넷 공간에서 말하듯 편하게 이야기할 수 있지만, 동시에 설교자가 직접 내 이야기를 듣고 그 의견에 대해 말하는 현장을 보면서 대면의 따뜻함도 동시에 느낄 수 있을 겁니다.

본질은 머물러야 하고, 비본질은 시대적이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세대의 변화와 기술의 발달은 우리에게 많은 변화를 요구하고 있고, 도와주고 있습니다. 전달 방법에 대한 다각도 접근으로 복음을 좀 더 생동감 있게 전하는 시도가 각 사역 현장에서 있기를 바랍니다.

차성진 목사(글쓰기 강사)
차성진 목사(글쓰기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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