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플로팅 크리스천’이 온다”…소그룹 네트워크가 대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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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플로팅 크리스천’이 온다”…소그룹 네트워크가 대안
  • 정하라 기자
  • 승인 2022.09.26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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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데이터연구소-기아대책, ‘한국교회 트렌드 2023’ 발간

2023년 한국교회 전망과 전략 제시
데이터 기반 한국교회 트렌드 분석

21세기 한국교회는 다양한 위기와 도전에 직면해 있다. 4차 산업혁명의 급속한 시대 변화 속에 코로나19라는 변수를 맞이하면서 교회 집회와 선교사역은 자연스레 위축될 수밖에 없었다. 이 과정에서 교회 중심의 신앙생활에 익숙했던 많은 크리스천들이 ‘붕 뜨는’ 상황에 처하게 됐다.

불가항력으로 전통적인 신앙생활에서 벗어나 자유로운 신앙생활을 추구하는 이들이 늘어나게 된 것이다. 이렇게 새롭게 떠오른 크리스천 그룹을 ‘플로팅 크리스천(Floating Christian)’이라 칭하고, 구체적 통계를 근거로 2023년 한국교회 목회의 방향을 제시하는 보고서가 발간됐다.

목회데이터연구소(대표:지용근)는 희망친구 기아대책(회장:유원식)과 함께 한국교회와 관련된 다양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2023년 트렌드를 전망하고 예측하는 도서, ‘한국교회 트렌드 2023’를 펴냈다.

책 집필을 위해 올해 초부터 7월까지 한국교회 담임목사, 부목사, 개신교인, 일반 국민에 이르는 광범위한 조사를 실시했다. 조사 결과를 토대로 2023년 한국교회 트렌드 키워드 열 가지를 다음과 같이 제시했다. △플로팅 크리스천 △SBNR △하이브리드처치 △몰라큘 라이프 △액티브 시니어 △쫓아가면 도망가는 세대, MZ △올라인 교육 △퍼블릭 처치 △격차 교회 서바이벌 목회 △기후 교회.

‘플로팅 크리스천’이 온다

코로나 19를 거치면서 크리스천들은 좀 더 자유로운 신앙적 사고를 하고 있으며 모든 측면에서 신앙생활이 유연해졌다. 이전에는 교회에서 용납하지 않던 것들이 이제 교회 안에서 당연한 것으로 용납하게 된 것이다. 대표적인 예가 ‘온라인 예배’다.

문화 인류학자 칼레르보 오베르그의 ‘문화충격이론’에 의하면 사람들이 새로운 문화를 접했을 때 처음에는 큰 충격을 받다가 6개월을 기점으로 점차 적응을 시도하면서 서서히 새로운 문화에 익숙해져 간다고 한다. 처음에는 어색하고 논란이 컸던 온라인예배를 코로나19를 기점으로 하나의 주류 예배로 받아들이게 된 것도 이러한 맥락 안에 있다.

지난 4월 사회적 거리두기 전면 해제 직후 실시한 개신교인 조사 결과에 따르면 거리두기가 전면 해제된 이후 현장예배에 가겠다는 사람은 코로나19 이전의 70%밖에 되지 않았다. 현장예배를 드리진 않지만, 신앙인이라는 정체성을 갖고 있는 ‘플로팅 크리스천’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비슷한 개념으로 ‘가나안(안나가) 성도’가 있지만, ‘플로팅 크리스천’은 코로나19라는 불가항력에 의해 비자발적으로 등장했다는 점에서 기존 가나안 성도와는 구별된다.

책에서는 한국교회가 ‘교회에 소속된’ 크리스천을 양산하려고 했던 기존 패러다임에서 벗어나 새롭게 접근할 것을 촉구한다. 어떤 교회에 소속되고 싶지 않고, 어떤 봉사도 하고 싶지 않은 이들을 제도권 교회로 끌어오려 애쓰기보다는 그들만의 방식대로 크리스천으로 성장시킬 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하이브리드 처치’로 변모해야

책은 온·오프라인 병행으로 갈 수밖에 없는 흐름을 교회가 인정하고 생존을 위한 교회의 변화로 ‘하이브리드 처치’라는 개념을 받아들일 것을 요청한다. 온·오프라인의 병행을 위한 시스템을 구축하고, 이를 운영하기 위해 힘쓰는 교회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하이브리드 처치’는 온라인과 오프라인 모두를 진정성 있게 돌보고, 동일한 관심으로 살피는 교회를 의미한다. 책은 통계자료를 통해 하이브리드 처치로 가야 하는 이유와 하이브리드 처치의 장점을 다룬다. 그리고 하이브리드 처치에 가장 적합한 디지털 세대인 ‘MZ세대’에 대한 고민을 이야기 한다.

목회데이터연구소 지용근 대표는 “가상과 현실의 결합이 더욱 가속화되고, 교인들의 삶의 영역이 폭발적으로 확장됨에 따라 교회는 온·오프라인 모두를 유기적으로 연결시킬 수 있는 하이브리드 처치로 변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누가 먼저 ‘하이브리드 처치’ 전략으로 가느냐에 따라 미래세대를 선점할 수 있고, 미래 교회로 가는 출발점이 다를 수 있다”고 예측했다.

책은 이러한 흐름을 위해 ‘하이브리드 처치’에 대한 연구를 바탕으로 지속가능한 사역 모델을 개발하고, 유기적인 ‘옴니채널’을 통해 복음을 변증하기 위한 구체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당부한다.

‘몰라큘 라이프’의 현대인 증가

책은 온·오프라인을 병행하는 하이브리드 처치의 흐름 속에, 중간지대가 ‘소그룹’에 있다고 분석한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넓은 스펙트럼 속에서 교인들이 애착을 가질 수 있는 특별한 경험이 녹아있는 장소, 즉 ‘소그룹’을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

물론 1인 가구가 늘어나고 개인주의적 문화는 증가하고 있지만, 최소한의 만남이나 모임을 유지하려는 사람들의 욕구는 코로나 상황에도 계속됐다. 결국 사람들은 ‘진정성 있는’ 공동체를 원한다는 것.

현대인들은 전통적인 공동체처럼 획일적이고 권위적인 집단이 아닌, 개인의 재량과 주체성을 인정하면서도 필요할 때 같이 있어 주고 정서적 지지와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신개념 공동체를 지향한다. 책은 이러한 경향성을 ‘몰라큘 라이프’라고 정의한다.

‘몰라큘 라이프’를 지향하는 현대인들을 위해 교회가 공동체를 구성하는 데 매우 유용한 방법은 ‘소그룹 모임’ 활용에 있다.
 
목회데이터연구소가 2020년 실시한 조사에서도 소그룹 모임이 활발한 교회가 일반 교회에 비해 코로나로 인한 타격을 덜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주목을 받았다. 소그룹 활동에 정기적으로 참여하는 사람들은 코로나 이전뿐만 아니라 코로나 이후에도 예배에 참석하는 비율이 훨씬 높았고, 예배 형태도 출석하는 교회의 현장예배에 참석했다는 비율이 가장 많았다.

지용근 대표는 “‘플로팅 크리스천’이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소그룹은 현장 예배 참석을 유도하고, 교회의 공동체성을 담보할 수 있는 매우 효과적 도구”라고 설명했다. 따라서 그는 “교회 조직을 대형화하거나 피라미드형 관료제 조직으로 운영하기 보다 소그룹 네트워크 형태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책은 이밖에 코로나를 겪으면서 진행되는 사회 각 영역의 양극화 문제와 세대통합문제, 사회적 공공성, MZ 세대, 액티브시니어, 기후문제 등을 구체적 통계자료에 근거해 다룬다.

지 대표는 “‘예상된 위기는 현실화되지 않는다’라는 말이 있다”면서 “각 교회가 이 책을 통해 내년도 계획을 수립하고 전략적 대응을 통해 위기를 극복할 수 있길 바란다”고 기대를 밝혔다.

한편 책 ‘한국교회 트렌드 2023’는 희망친구 기아대책과 목회데이터연구소가 공동 출간했으며, ‘목회데이터연구소’가 조사와 집필을 주관하고 ‘희망친구 기아대책’이 목회자미래비전네트워크를 통한 연구협력과 출판에 따른 프로세스와 필요한 모든 비용을 지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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