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가 ‘생명의 문화’ 만들어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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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가 ‘생명의 문화’ 만들어가야
  • 조성돈 교수
  • 승인 2022.09.22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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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돈 교수 / 라이프호프 대표
조성돈 교수
조성돈 교수

9월 18일은 라이프호프가 주관하고 한국교회가 함께 하는 생명보듬주일입니다. 1년에 한 번이라도 생명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날을 가지려고 합니다.

한국에서 자살이 많다는 이야기는 많이 들어보셨을 것입니다. 한 해에 1만 3195명이 자살로 인해서 죽습니다. 하루 평균 36명입니다. 자살은 암, 심장질환, 뇌혈관질환, 폐렴 다음으로 높은 사망원인입니다. 이 밑으로 당뇨병, 간질환 등이 있습니다.

이미 들어보셨을 것 같습니다만, 10대와 20대, 그리고 30대에서 사망원인 1위는 자살입니다. 그리고 40대와 50대에서는 사망원인 2위에 있습니다. 상당히 놀라운 이야기입니다만, 더 충격적인 사실이 있습니다. 20대 사망자 중에 자살로 인해서 죽은 사람의 비율은 54.4%입니다. 즉 20대 사망자 중에 절반 이상이 자살로 인해서 죽습니다. 10대의 경우는 41.1%이고, 30대의 경우는 39.4%입니다. 즉 10대와 30대의 경우는 사망자 중에 약 40%가 자살로 인해서 죽는 겁니다. 저는 이 수치를 보고는 너무 놀랐습니다. 놀람을 넘어 충격이었습니다. 자살이 많다고 하지만 이렇게나 많을 줄 몰랐습니다.

제 개인적인 의견입니다만, 우리나라 자살의 현상은 거품이 심합니다. 이런 표현이 좀 부담스럽지만, 정확한 표현일 것 같습니다. 원래 우리나라에 자살률이 높았던 건 아닙니다. 인구 10만 명당 한 해에 자살로 인해서 죽은 사람의 숫자를 나타내는 자살률은 현재 27명 수준입니다. 그런데 IMF가 오기 전인 1997년까지 우리나라의 자살률은 OECD 평균보다 낮은 10명 수준이었습니다. 이후 1998년에 18.4명으로 급등했습니다. 하지만 이후 다시 안정세를 찾았습니다. 그런데 2002년을 기준으로 해서 가파르게 늘어났습니다. 그리고 끝내 2011년에는 32명까지 올랐습니다. 딱 14년 만에 3배 이상 뛰어오른 것이죠. 그런데 놀라운 것은 이후 자살률은 꾸준히 낮아지며 2017년에는 24명까지 떨어졌습니다. 이는 2011년 기준으로 하면 23.4% 감소한 것입니다. 딱 6년 만에 23%가 줄어들었다는 것은 정말 마법 같은 일이죠.

제가 거품이라고 이야기하는 것은 이처럼 널뛰는 자살률에 근거합니다. 자살도 약간 유행 같은 것이 있습니다. 그래서 이렇게 급격하게 늘어나다가, 또 갑자기 줄어들기도 합니다. 이때 무슨 특별한 우울증약이 나온 것도 아니고, 특별한 일이 있었던 것도 아닙니다. 근데 2011년에 ‘자살예방과 생명존중문화 조성을 위한 법률’이 국회에서 통과되었습니다. 그리고 비로소 우리나라에서 자살예방이 정부 차원에서 공식적으로 시작되었습니다. 그랬더니 이렇게 자살률이 ‘드라마틱’하게 줄어든 것입니다.

저는 자살률이 급격하게 늘어난 것도 특별하다고 생각하지만, 이렇게 갑자기 줄어든 과정도 특별하다고 생각합니다. 짧은 지면이기 때문에 자세한 이야기는 할 수 없지만, 그 원인은 생각의 변화입니다. 사람들의 생각이 죽음으로 갈 때 생명도 선택의 대상이었습니다. 죽음의 생각이 사회에 가득하고, 이것이 모여 죽음의 문화가 형성되었을 때 이 나라에서는 자살이 급격하게 늘어났습니다. 그리고 자살예방을 하자고 선언하고, 생명의 소중함을 이야기하자 또 다시 급격하게 줄어들었습니다. 외부적 요인이라고 하기에는 다 설명할 수 없는 이 생각과 문화의 문제가 있습니다.

바로 이 부분에 교회가 할 일이 있습니다. 교회가 이 땅에 생명을 선포하고, 생명의 가치를 만들고, 생명문화를 형성해 나가야 합니다. 생명을 담고 있는 주의 몸된 교회가 이 땅에서 생명을 이야기할 때 죽음의 가치, 죽음의 문화가 물러날 것입니다. 이게 오늘날 한국교회에 맡겨진 사명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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