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에서 읽는 사도신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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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에서 읽는 사도신경
  • 손동준 기자
  • 승인 2022.09.22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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덜컹거리는 지하철에서 맛보는 묵상의 기쁨
유석준 지음 | 퓨리탄리폼드북스

‘지하철’과 ‘묵상’은 참 어울리지 않는 단어다. 특히 출퇴근 시간 지하철 안은 ‘인간 박물관’이라 할 정도로 다양한 유형의 사람들이 존재감을 내뿜으며 ‘묵상’을 어렵게 한다. 더군다나 발 디딜 틈 없이 꽉 꽉 들어찬 열차 안은 ‘지옥철’이라는 표현을 반박할 수 없을 만큼 승객 모두가 불쾌감을 직면해야 한다. 타인을 불편하게 할 특별한 행동을 하지 않아도, 존재만으로 모두가 모두의 짜증 요소가 되기도 한다. 

흐릿한 눈으로 인터넷 기사를 읽는 중년 아저씨, 손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채팅창을 난타하는 여고생, 출근 시간의 짧은 시간을 내어 밀린 예능 프로그램을 시청하고 있는 젊은 세일즈맨에 이르기까지 모두가 주체적인 삶을 살아간다기보다 무언가에 떠밀려 가고 있다.
윤석준 목사(유운교회 담임)는 신간 ‘지하철에서 읽는 사도신경’(퓨리탄리폼드북스, 그림:한동현)을 통해 지하철을 묵상의 공간으로 떠올려 보라는 유쾌한 제안을 던진다. 

“지하철과 묵상은 대립하는 개념입니다. 지하철은 인생을 보여주고, 인생의 관성을 보여주고, 휩쓸려감과 떠밀려 감을 보여줍니다. 하지만 묵상은 우리 속에 살아계신 성령님께서 우리를 저기 하늘에 있는 그분께 들어 올려주시는 기이한 신비가 시작되는 행동입니다.”

저자는 “떠밀려 가는 우리가 이제 자유로워져서 참 진리인 하나님 속으로 들어가는 일, 그것이 지하철 안에서의 묵상”이라고 설명하면서 “우리는 일상만이 가득했던 공간에서 자신을 하나님 속으로 풀어놓음으로써 참 자유가 무엇인지를 얻게 된다. 이것은 타성의 공간 속에서 놀라운 자유의 공간으로 나를 들어 올리는 기이한 행위”라고 소개했다. 

이 책에서는 묵상의 도구로 ‘사도신경’을 제시한다. 사도신경은 고대로부터 어떤 사람이 그리스도 교회의 일원이 되는 것, 곧 ‘신자’가 되기 위해 반드시 알아야만 했던, 반드시 고백해야만 했던 진리들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한 것이다. 

윤 목사는 “모든 시대의 교회가, 모든 그리스도인이 공통으로 이 진리를 고백했다. 이들을 우리는 가톨릭, 곧 ‘보편 교회’, 혹은 ‘공교회’라고 불렀다”며 “말하자면 그리스도인이 그분의 ‘보편적 몸’ 속에 들어가 있다는 것을 가장 현저하게 알려주는 것이 사도신경”이라고 강조했다. 

저자는 끝으로 “사도신경의 묵상 한 다발을, 지하철을 타고 덜컹거리고 있는 여러분들에게 선물로 드린다”며 “매일 매일의 실려 가는 삶 중에 하나님의 진리로 자신을 들어 올리는 일을 오늘부터 시작해 보라”고 권했다. 

한편 책 곳곳에 실린 감각적인 삽화가 묵상을 돕는다. 고신대 우병훈 교수는 “책을 펼쳐본 독자들은 아마도 그 안에 실린 멋지고 독특한 그림들에 먼저 호감을 느낄 것”이라면서 “사도신경에 대한 다양한 해설서를 읽어보았지만, 이 책만큼 참신하면서도 그 내용이 알찬 작품은 처음 본다. 이 책에는 사도신경의 각 항목에 대한 오해를 걷어내고 올바른 이해를 심어주고자 하는 노력이 가득 담겼다”고 추천의 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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