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가 손해봐야 세상이 고마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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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가 손해봐야 세상이 고마워 한다!”
  • 이의용 교수
  • 승인 2022.09.15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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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의용의 감사행전⑯
이의용 / 아름다운 동행 감사학교 교장, 전 국민대 교수
이의용 / 아름다운 동행 감사학교 교장, 전 국민대 교수

 

몇 주 전 지방엘 갔는데 주차할 곳이 마땅찮아 한참을 헤맸다. 그러다가 어느 주차장 앞을 지났다. 꽤 넓은 공간이었는데 텅 비어 있었다. 그러나 입구에는 바리케이드가 처져 있었고, 협박 조의 경고문도 붙어 있었다. 다른 유료 주차장에 차를 댄 후, 한 마디 해주려고 교회로 향하려는데 아내가 말려 그만두었다. 이걸 보는 비신자들의 마음이 어떨지… 종일 마음이 불편했다.

부산의 어느 교회는 대형마트보다 재래시장을 이용하라며 교인들에게 바구니를 만들어 나눠주었다. 그리고 그 바구니를 들고 가서, 절대 물건값을 깎지 말라고 당부했다. 그 후 시장에서는 그 바구니 들고나온 교인들에게는 알아서 할인을 해주고 있다는 후문이다. 고맙다며….

안산의 어느 작은 교회는 매월 마지막 주 오후 예배 때 온 교인이 마을 청소를 해오고 있다. 또 어느 교회는 예배 하러 올 때 선물 꾸러미를 하나씩 가져오게 하고, 예배 후 그걸 하나씩 들고 가서 그걸 필요로 하는 이웃에게 나눠주고 있다. 그다음 주에는 그 바구니에 또 한 꾸러미를 가져온다.

어느 큰 교회는 코로나 팬데믹으로 임대료가 벅차 문을 닫게 된 이웃의 상가 교회에 예배 공간을 제공해주고 있다. 물론 주일 오후에. 재난으로 어려운 교인에게 그동안 헌금한 십일조 범위 내에서 무이자 융자를 해준 교회도 있다.

익산의 삼일교회는 예배당 옆에 ‘참새 방앗간’을 지어 생수 등 음식물을 쌓아두고 있다. 아무나 들러 물도 마시고 요기를 할 수 있다. 이제는 택배 기사들, 행인들, 약자들이 애용하는 명소가 되었다. 놀라운 건 생수와 빵 같은 음식, 심지어 현금을 갖다 놓는 이웃들이 생겨났다. 나아가 교인들이 에코백에 생수를 넣어 자기 집 현관 문고리에 걸어두고 필요한 사람이 가져가게 하는 틈새 방앗간도 시작했다. 최근에는 시중에서 1천만 원어치 생필품을 사다가 5백만 원에 판매하는 마이너스 바자회도 열었다.

바리케이드로 막아놓은 교회 주차장

이런 교회들의 소식을 접할 때마다 새삼 교회가 뭐 하는 데인지 생각해보게 된다. 교회는 예수님을 그리스도로 믿고, 그분의 가르침을 실천하는 공동체다. 그렇다면 비신자들로부터 “친절하다”, “정직하다”, “배려한다”, “정의롭다”, “믿을 수 있다”, “이타적이다” 같은 평가를 받아야 한다. 그러나 여론조사에 나타난 평가는 이렇다. “세속적이다”, “물질적이다”, “이기적이다”, “위선적이다”….

주님께서는 하나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사랑하는 게 신앙생활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역설하셨다. 신앙생활은 ‘관계’라고 요약하고 싶다. 무엇보다 우리가 이웃과의 관계를 좋게 하도록 무엇을 하고 있는지, 무엇을 해야 할지 생각해봐야 한다.

사람들과의 관계는 3단계로 살펴볼 수 있다. 첫째는 지우(知友). 그냥 얼굴이나 이름 정도를 아는 사이다. 사무적인 얘기 정도만 나눈다. 아파트 주민이 관리사무소 직원과 나누는 이야기, 엘리베이터에서 가끔 보는 사람을 대하는 태도, 잘 알지 못하는 목회자와 교인 사이의 대화.

둘째는 친우(親右). “기뻐요”, “슬퍼요”, “좋아요” 등 마음 속 감정 상태를 꺼내서 나눈다.

셋째는 신우(信友). 믿는 사이. 50:50의 윈-읜(Win-Win) 원칙을 철저히 지킨다. 심지어 49:51로 손해도 본다. 교회는 지역사회 주민들과 마음을 나누는 친우(親友) 관계, 손해를 보는 신우(信友) 관계를 이뤄야 한다. 그래야 교회를 향한 불신의 마음을 허물게 될 것이다. 그래야 복음 전파도, 하나님의 나라 건설도 가능해진다. 교회가, 그리스도인이 손해를 봐야 세상이 고마워한다. 교회여! 손해 보는 일들을 시작해보자.

교회 시설 공유

주차장 등 시설 공유 / 주민이 필요로 하는 카페, 도서실, 공부방, 탁아소 운영 / 결혼식장 대여

지역사회 정책 지원

마을신문 등 주민사회의 소통 매체 운영 / 마을 협동조합 운영 / 정부, 지자체의 공공 정책 수립과 시행에 적극 참여

지역사회에 봉사 마을의 환경 보호(정기적인 마을 청소 등) /소외 빈곤층 돕기(사랑의 장바구니, 도시락) / 재래시장 이용하기 / 인근 학교 앞에 교육관 마련하여 공부방, 급식 등 청소년 보호

캠페인(교통질서 지키기, 음주운전 예방, 청소년 보호) / 자녀와 소통하기 공개강좌(On-Off)

폐지수집 리어카에 광고판 만들어주기 / 디지털 헬프(노인, 시각장애인 스마트폰 요금 등 점검해주기, 컴퓨터나 스마트폰 사용법 돕기)

취업 카페 운영(취준생에게 취업 준비할 공간 제공, 취업 멘토링 프로그램 운영)

주변 임대교회에 예배 처소 대여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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