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금제도 늦었지만 ‘시작’해야… 재난 긴급지원 시스템도 구축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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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금제도 늦었지만 ‘시작’해야… 재난 긴급지원 시스템도 구축하자
  • 이현주 기자
  • 승인 2022.09.14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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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45회 총회 정책 제안 - 내부 인프라를 갖추자

연금제도 연구위원회 통해 안전 최우선으로 구체화 마련
예상 못한 재난 신속지원, 홀사모 ‘오병이어선교회’ 제안

2023년에 설립 45주년을 맞이하는 백석총회. 지난 45년 간 개척과 통합의 정신으로 발전에 발전을 거듭하며 2022년 현재 장로교 3대 교단으로 우뚝 섰다. 1978년 설립 후 2007년 재단법인 허가를 취득하고 2009년 총회 명칭을 예장 백석으로 바꾼 이후 총회 설립의 모태가 된 백석대학교와 함께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으며, 2017년에는 교단 숙원사업인 단독건물 총회관을 건립하면서 대외적으로 위상을 확고히 했다. 

45년 역사를 분기점으로 새로운 변화를 모색하는 백석총회. 이제 외형적 성장에 걸맞는 내부 인프라를 갖추어야 할 때다. 보다 내실있는 교단으로 성장하며 든든한 미래를 열어가기 위해 꼭 필요한 몇 가지 정책들을 점검해보고자 한다. 

2007년 연금재단 발족 후 지금까지 총회 연금운용은 지지부진한 상태다. 현장 목회자들의 요구는 높지만 뒤늦게 뛰어들기 어려운 까닭이다. 목회자들은 총회 설립 45주년을 맞아 연금제도가 연구, 시행되길 소망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 42회 총회에서 연금제도 시행에 대한 논의 장면.
2007년 연금재단 발족 후 지금까지 총회 연금운용은 지지부진한 상태다. 현장 목회자들의 요구는 높지만 뒤늦게 뛰어들기 어려운 까닭이다. 목회자들은 총회 설립 45주년을 맞아 연금제도가 연구, 시행되길 소망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 42회 총회에서 연금제도 시행에 대한 논의 장면.

목회자 연금만은 반드시
목회자 연금은 총회의 오랜 바람이다. 2007년 유지재단 발족과 함께 연금재단을 설립하고 수차례 연금제도의 시행을 위해 노력해왔으나 아직까지 제도화 되지 못하고 있다. 현재 연기금으로 적립된 금액은 약 3억5천에서 4억원 정도. 연금을 시행하기 위한 시드머니로는 턱없이 부족하지만 일단 ‘스타트’를 끊어야 한다는 것이 총회 상당수 목회자들의 입장이다. 목회자 정년이 75세로 타 교단에 비해 높기 때문에 당장 연금을 시행해도 수혜자의 수가 향후 10년까지는 폭증할 가능성은 낮은 편이다. 최하 10년 동안 안정적 운영시스템을 도입하겠다는 목표로 연금을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 

연금을 운영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다. 그중 총회주일헌금의 50%를 연금으로 적립하는 것은 법으로 정해져 있다. 문제는 총회주일헌금을 정직하고 정확하게 지키지 않는다는 점이다. 총회는 각종 사업을 추진하고 나면 적립할 돈이 없다는 입장이고, 일선 목회자들은 약속대로 적립을 이행하는 것이 확인되면 당연히 성실 납부하지 않겠냐는 입장이다. 실제로 교단 규모에 비해 1년 총회 예산은 턱없이 적은 편이다. 상당수의 사업비용은 일부 대형교회의 후원에 의존하는 형편이다. 총회주일헌금이 강제성을 띠고 있지만 ‘온정주의’에 발목을 잡혀서 결국에는 법대로 강제하지 못하고 있다. 

현재 예장 통합과 감리교, 기장, 고신, 기성, 예성 등이 교단 자체적으로 연금재단이사회를 구성해 독자 연금을 운영하고 있다. 연금재단이사회가 부동산과 주식 등에 투자하며 수익에 힘을 쏟고 있지만 기본적인 비용은 가입자들의 납입금으로 채워진다. 대체적으로 목회자 평균 호봉의 15% 정도를 교회와 목회자가 반반씩 납부한다. 20년 납을 기준으로 추가납부로 더 많은 연금을 수혜할 수 있는 길도 열어 놓았다. 

교단 자체 연금운용에 문제가 발생하기도 한다. 주식에 투자했다가 손실을 입기도 하고, 운영자가 배임횡령 등으로 고발되는 사건도 있었다. 안전한 투자 방식은 수익률이 낮다보니 위험자산에 손을 대기도 한다. 보험사와 손을 잡은 사례도 있었지만 개별 가입 형태다보니 실질적 가입자의 증가가 일어나지 않아 교단 운영으로 선회한 사례도 있다. 

더 큰 문제는 앞으로 가입자보다 은퇴목회자가 더 많아진다는 사실이다. 통합의 경우 올 총회에서 평균 15% 정도 수령액을 삭감하는 안건을 상정했다. 이대로 가다간 오는 2049년에 기금이 고갈될 것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기 때문이다. 초고령화 사회를 앞두고 기대수명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에 어느 교단이건 낸 것보다 ‘더 많이’ 받는 연금은 이제 기대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연금은 자녀세대가 부모세대를 부양하는 개념이다. 내가 낸 연금을 부모가 지급받고, 나의 미래는 내 자녀들이 감당하는 구조다. 하지만 저출산 고령화 시대에 당장 자신의 생계가 막막한 다음세대들에게 희생을 강요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총회 연금제도는 꼭 필요하다. 평생 주님의 일을 하고 은퇴한 목회자들의 유일한 생계비는 국가가 주는 노령연금뿐이다. 목회자들의 생활을 돌보는 것은 성도의 의무다. 

그런 점에서 총회 연금제도 시행이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연구위원회를 구성해 총회 설립 45주년 기념사업으로 첫 출발을 선언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총회주일헌금과 각종 수익금으로 기존 은퇴 목회자들에게 최저 수준의 연금을 지급하고, 차세대 목회자들에게는 자신이 낸 만큼 수령할 수 있는 안정적 제도를 운영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분당중앙교회가 선교사 500명을 선정해 연금을 지급키로 한 사례는 연금운용에 참고할만 하다. 분당중앙교회는 선교사 500명 이름으로 20년 간 매월 10만원씩 납부하고 10년을 예치한 뒤 30년 뒤부터 수령하도록 했다. 

목회자 연한에 따라 10년 납, 20년 납을 선택하도록 하고 교회와 목회자가 연금을 50%씩 부담하도록 하는 제도를 기본으로 하되, 연금보험상품 활용이나 총회가 직접 전문가를 고용해 연기금을 운영하는 방법 등을 결정해야 한다. 

연금제도 시행에 오랜 시간 목소리를 내온 원흥효진교회 이영주 목사는 “수령액이 얼마인지는 중요하지 않다. 시행되지 않은 연금은 연금이 아니다. 일단 어려운 은퇴 목회자를 선별해서 다만 10만원이라도 지급한다면 연금이 운영되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게 되고 총회를 신뢰하며 연금제도에 동참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긴급구호기금 및 홀사모선교회
기후위기가 도래하면서 예측하지 못한 재난이 계속 발생하고 있다. 올해 초 울진을 중심으로 동해안 지역에 산불 피해가 컸고, 여름에는 하수처리 시설이 감당할 수 없는 엄청난 양의 폭우가 도시를 마비시켰다. 여기에 가을의 초입, 초강력 태풍이 제주와 경남지역을 휩쓸고 지나가면서 추석의 즐거움을 만끽할 여유도 없이 수해복구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하지만 총회의 지원은 신속하지 않다. 목적헌금은 지정된 곳에 사용되어야 하기 때문에 신속한 지원이 어려운 구조다. 사회복지위원장 홍승훈 목사는 “사회복지위원회에 지난해 태풍지원 헌금이 남아 있다. 이번 폭우피해 지원을 요청하는 교회들이 있어서 지급을 하고자 해도 임원회와 재정국의 승인을 거쳐 목적변경을 해야 하기 때문에 신속한 지원을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총회는 올해 동해안 산불과 우크라이나 전쟁 피해 지원을 위해 재난구호헌금을 모았고, 산불 피해성도 주택 건축에 약 2억원 가량을 지원키로 한 것 이외에 아직 예산 집행을 하지 못하고 있다. 울진 산불돕기 헌금만 해도 1억원이 넘게 남아 있지만 ‘산불’을 목적으로 모아진 헌금이기 때문에 다른 재난 지원에 신속히 전환되지 못한 상태다. 지난 여름 폭우로 피해를 입은 교회는 45곳이나 된다. 기존의 예산을 지원할 수 없다면 또 폭우에 대한 목적헌금을 걷어야 한다. 교회의 피로도가 당연히 높아질 수밖에 없다. 기후재난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남아있는 목적헌금을 걷더라도 ‘긴급구호기금’으로 통일해 지원의 유연성을 높일 필요가 있다. 전쟁, 재난, 사고 등 각종 위험에 대비해 교회가 도와야 할 일에 신속히 대응해야 하기 때문이다. 

총회 결의로 1교회 1만원 후원을 약속받은 ‘홀사모회’ 지원도 지지부진한 상태다. 홀사모회 김인순 회장은 “홀사모회가 발족된지 10년이 넘었는데 이렇다 할만한 생산적인 프로젝트도 없고, 몇몇 교회에서 간헐적으로 위로회를 열어주는 것 뿐”이라며 “위로회를 통해 위안을 받고 있지만 교회들의 부담은 크고 홀사모들에게는 반짝 도움밖에는 되지 않는다”고 어려움을 호소했다. 

김인순 회장은 홀사모들의 생계를 위해 △300명 이상의 교회들이 오병이어 후원선교회를 설치하고 △홀사모 1명당 10교회를 결연시켜 교회의 형편껏 후원금을 정기적으로 지급하고 △목회협력센터를 통해서 동일금액으로 입금하며 △연초에 지급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교회의 후원에 감사하는 마음으로 홀사모회도 총회에 기여할 것을 약속했다. 홀사모회는 후원선교비의 십일조를 총회에 헌납하고, 결연교회가 후원해준 것에 대해 총회에 정확한 액수를 보고하고 후원교회와 총회를 위해 기도하겠다고 했다. 또 홀사모가 속한 지역사회에서 1년에 1인 이상 전도하여 교단 교회에 등록시키고 총회의 한 기관으로 어려운 일에 참여하겠다고 말했다. 김인순 회장은 “어린 아이의 한 끼 도시락이 오병이어의 기적을 일으켜 오천명이 먹고 남음이 있는 것처럼 총회 홀사모를 위해 성도들이 1년에 한 끼(1만원)을 후원해주시면 20여명의 회원이 생활에 어려움 없이 복음을 위하여 활동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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