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감동은 어디에서 오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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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감동은 어디에서 오는가
  • 손동준 기자
  • 승인 2022.08.24 09: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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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 교회에서 ‘여름성경학교’가 진행됐다. 아이들이 막 자라는 동안 코로나19가 지나간 터라 학부모가 되어 ‘대면’ 여름성경학교를 맞이한 건 처음이었다. 교회에서는 일찌감치 여름성경학교를 위한 사전 준비를 해왔다. 3주 전에 예습(?)을 위한 가정용 여름성경학교 교재를 배포했고, 매일 저녁 아이들과 함께 집에서 차근차근 여름성경학교를 향한 ‘열망’을 키웠다.

다니엘과 세 친구 ‘하나냐’와 ‘미사엘’, ‘아사랴’의 이야기를 함께 공부하면서 어린 시절 뜨거웠던 여름성경학교를 되새겨 보는 기회도 됐다. 세상살이의 쓴맛을 너무 많이 알아버린 탓일까. 인생에 놓일 수많은 선택의 갈림길에서 다니엘과 세 친구처럼 ‘하나님이 원하시는’ 방향으로 걸어가라는 가르침이 마냥 당연하게 다가오지 않았지만, 깊은 울림을 남겼다.

학부모가 되기 전까지 여름성경학교는 아이들을 위한 시간이라고만 생각했다. 관련 취재를 할 때도 이 시간에 하나님을 만날 아이들, 어떻게 하면 아이들에게 잊지 못할 신앙의 추억을 선사할지에 초점을 뒀다. 그런데 아니었다. 여름성경학교는 학부모를 위한 시간이기도 했다. 아이들의 성장을 기대하는 만큼 어른들이 먼저 본을 보여야 한다는 거룩한 부담감이 찾아왔다.

특히 교회에서 아이들을 맡아주는 2시간이 꿀맛처럼 달콤하기도 했지만, 그 시간을 위해 무더위 속에서도 굵은 땀 흘린 봉사자들의 모습에 큰 감동을 받았다. 저들에게도 소중한 주말일텐데, 감사하고 부끄러운 마음이 들었다. 육아를 핑계로 봉사를 미뤄왔던 자신을 돌아봤다. 더는 머리로만, 입으로만 외치는 신앙생활은 안된다는 마음이 절로 들었다. 감동은 행동에서, 섬김에서 비롯된다. 아이들의 여름성경학교를 보내며 감동을 주는 신앙인의 길로 한 발짝 걸음을 내디뎌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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