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자여, 경건의 끈을 자르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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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자여, 경건의 끈을 자르지 말라”
  • 이상갑 목사
  • 승인 2022.08.09 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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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갑 목사
산본교회
이상갑 목사(출처:이상갑 목사 페이스북)
이상갑 목사

목회자의 여름은 바쁘다. 교회의 다양한 행사가 이어진다. 수련회가 이어진다. 휴가가 이어진다. 해야 할 일들이 계속 쌓인다. 현대인의 일상이란 바쁘고 분주한 삶의 연속이다. 하루, 이틀, 사흘…, 목회자가 바쁘면 바쁠수록 어느 틈엔가 일상에서 경건훈련이 슬그머니 자취를 감춘다. 연초에 계획했었던 경건의 훈련은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간신히 영적인 박동을 유지만 하는 수준이 되어 정신 줄을 놓은 지 이미 오래이다.

바쁘고 분주할수록 경건의 끈이 거추장스럽게 느껴지거나 자연스럽게 우선순위에서 밀려나는 경우가 허다하다. 속으로 이렇게 생각한다. “일이 많으니까 하루 정도는 쉬자. 교회 사역을 진행하니까 하루만 쉬자. 선교중이니까 하루 건너뛰지 뭐… 하나님도 다 이해를 하실 거야. 바쁘다. 바빠.” 주객전도란 이런 경우일 것이다. 우리는 무엇 때문에 바쁜가? 무엇을 위해 달려가는가? 주를 위하여가 아닌가? 그렇다면 우선순위가 분명해야 한다.

인생의 혼돈과 공허라는 불순물은 말씀을 삶에서 제거할 때 일어난다. 더 좋아 보이는 것을 따라서 가다 보니 경건의 모양은 남아 있으나 경건의 능력은 사라지고 마는 것이다. 형식만 남아서 차디찬 잿더미로 변해가는 경건은 다른 사람을 판단하고 비판하고 비난하는 것으로 이어진다.

일상에서 경건의 끈을 자르는 순간부터 일어나는 일은 육신의 정욕, 안목의 정욕, 이생의 자랑이라는 찌꺼기가 삶에 떠오르는 일이다. 그것들은 휘저을수록 더러워지고 냄새를 풍긴다. 구정물이라는 것이 있다. 음식의 찌꺼기가 가라 않아서 눈에 보기에 깨끗해 보이지만 휘젓는 순간 온갖 더러운 것이 다 올라온다.

경건의 끈을 자르는 순간부터 우리 내면 깊은 곳에서는 온갖 추악하고 더러운 찌꺼기들이 가라 앉기 시작한다. 그리고 어떤 특정한 일을 경험하면 이 잡다한 것들이 한꺼번에 다 떠오른다. 우리는 경건의 끈을 자르고 다른 일들에 분주할수록 삶은 무질서와 혼돈으로 빠진다.

교회 행사도 중요하다. 수련회도 중요하다. 선교도 중요하다. 휴가도 중요하다. 그런데 하나님과 함께 사귐의 시간을 자르지 말라. 바쁘다는 핑계로 경건의 끈을 자르는 순간부터 인생에는 혼돈과 공허의 먹구름이 드리운다.

하나님이 보시기에 심히 좋았더라고 하는 인생을 살기 원한다면 디모데전서 4장 8절을 기억하라. “육체의 연단은 약간의 유익이 있으나 경건은 범사에 유익하니” 육체의 건강을 챙기는 수준만큼 영적 건강에도 관심을 기울일 때이다. 목회자여, 성도들이여, 바쁘다는 핑계로 교회 일들을 이유로 경건의 끈을 자르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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