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방적인 선교는 그만…'동반자'라는 시각 가져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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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방적인 선교는 그만…'동반자'라는 시각 가져야"
  • 손동준 기자
  • 승인 2022.07.22 16: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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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교운동가 한경균 목사의 신간 '동반자 선교 보고서_세계교회의 품격있는 일원되기'
'동반자 선교 보고서'의 지은이 한경균 목사는 글로벌 선교의 흐름을 읽고 실천하는 선교운동가다. 인도와 필리핀, 뉴질랜드 외 여러 나라에서 선교 훈련 및 행정, 신학교육, 지도력 개발 등 동반자 선교 사역을 감당했고,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총회 본부에서 국제선교 협력 담당자로 활동했다. 현재는 아가페문화재단에서 디아코니아 국장으로 섬기고 있다.
'동반자 선교 보고서'의 지은이 한경균 목사는 글로벌 선교의 흐름을 읽고 실천하는 선교운동가다. 인도와 필리핀, 뉴질랜드 외 여러 나라에서 선교 훈련 및 행정, 신학교육, 지도력 개발 등 동반자 선교 사역을 감당했고,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총회 본부에서 국제선교 협력 담당자로 활동했다. 현재는 아가페문화재단에서 디아코니아 국장으로 섬기고 있다.

“우리는 파송 교회와 현지 교회와의 평등한 동반자 관계 속에서 인적, 물적, 지적인 자원과 함께 서로의 경험을 나누고 겸손한 자세로 선교사역에 참여한다.”

2018년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 제103회 총회가 정리한 ‘선교 신학’ 가운데 ‘동반자적 협력’의 대목이다. 이 문서는 한국교회가 선교에 있어 ‘주는 자’의 자리에서 벗어나야 함을 강조한다. ‘상호 신뢰’를 바탕으로 선교의 동반자가 되어야 한다는 것. 동반자 선교는 양자가 서로의 은사를 통해 배우고 도움을 받고 자신의 부족을 채운다. 18년간 인도와 필리핀, 뉴질랜드 등 선교 현장에서 이 ‘동반자 선교’를 실천해 온 선교운동가 한경균 목사(전 예장 통합 국제선교 협력 담당자)가 자신의 경험과 사역을 바탕으로 책을 펴냈다. 이른바 ‘동반자 선교 보고서’(서로북스)다.

‘세계교회의 품격있는 일원되기’라는 부제가 붙은 이 책에서 한경균 목사는 ‘선교사’라는 호칭의 사용을 극도로 자제한다. 이점만 봐도 ‘동반자 선교’가 그간 한국교회가 생각해온 통상적인 선교의 개념과 얼마나 궤를 달리하는지를 직감할 수 있다. 한 목사는 “한국교회는 우정과 사귐을 통한 신뢰와 존중의 선교보다 후원교회의 일정에 맞추어 현지 교회 지도자를 동원하는 일에 익숙하다”고 꼬집는다. 이는 지극히 ‘주는 자’로서의 선교다.

“한인 선교사들을 둘러싼 유혹은 배우기보다는 가르치려는 것이고, 선교 현장에서 조달할 수 있는 자원을 활용하기보다는 한국으로부터 무엇인가를 끌어 와야 한다는 부담 속에서 사는 일입니다. 한국의 후원교회로부터의 기대와 압박을 지혜롭게 견디면서도 진짜로 순종하고 협력해야 하는 대상은 현지교회의 지도자들입니다.”

우리에게는 낯설지만 이미 세계교회는 오래전부터 ‘동반자 선교’를 강조해 왔다. 거기엔 역사적 배경이 있다. 제2차 세계대전이 종식된 이후 세계선교는 수백 년 동안 수행해 온 선교를 중단할 위기를 직면한다. 서구의 기독교국가들에 의한 식민지 정책과 또 양차 세계대전을 통해 서구교회가 세계선교를 주도할 수 있는 도덕적 신뢰를 잃었기 때문이다. 1947년 캐나다 휘트비에서 열린 에큐메니칼 선교대회는 ‘순종 안에서 협력’을 주제로 제시했다. 선교는 더 이상 일방적으로 진행되는 것이 아니라 상호관계를 바탕으로 두고 함께하는 것이라는 뜻에서 주제가 선정됐다.

한경균 목사는 세계 교회를 경험하면서 느낀 ‘한국 선교의 과제’를 동반자 선교의 개념으로 소개했다.

“한국교회의 선교는 현지 교회가 처해있는 긴장, 갈등, 아픔들에 대한 이해 없이 한국 선교사들의 성취와 후원교회들의 보람을 위한 선교에 머무르는 경향이 있습니다. 특히 아시아 교회들에 대해 한국선교의 대상이나 협조자로만 대하지 말고 이제부터는 하나님 나라에 함께 초대받은 동반자로 여기고 더불어 선교의 여정을 가야 합니다.”

한 목사는 ‘내부자적 시선’을 강조한다. 부제의 ‘품격있는’이라는 단어가 ‘내부자적 시선’과 맞닿아 있다. 저자는 이를 몸소 보여준 인물로 ‘마삼락 박사’를 꼽았다. 마삼락은 미국인 선교사 마포삼열의 3남으로 프린스턴과 예일에서 공부했다. 중국에서 사역하다 공산화 과정에서 추방된 뒤 40세가 되던 1955년 한국으로 와 안동에서 선교사역을 시작했다. 1960년부터 장신대에서 후학을 길렀다. 그는 한국장로교회에 와서 총회 위원으로 활동했고, 이 과정에서 예장 합동과 통합의 분열을 지켜봤다. 에큐메니칼 인사인 한경직·강신명 목사 등과 교류했으며, ‘한국의 그리스도인’이라는 제목의 책을 통해 한국교회의 선교적 전통과 속내를 세계에 알렸다. 한 목사는 마삼락 박사에 대해 “외부자이지만 내부자처럼 산 사람”이라고 표현했다.

한 목사는 이 책이 5년 차 이상의 선교사들과 한국의 후원교회, 선교사 후보생과 신학생들에게 읽히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이 책이 가장 도움이 될만한 분들은 아마 5년 차 이상의 선교사일 겁니다. 파송 5년쯤 지나면 현지 언어나 문화에는 어느 정도 익숙해집니다. 대신 ‘지속가능성’을 고민하게 되죠. 이분들에게 ‘동반자 선교’가 돌파구가 될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다음은 한국의 후원교회들입니다. 한국교회의 선교 열정은 대단합니다. 그래서 따라갈 수 없는 빠른 속도를 요구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선교지의 특수한 상황을 이해하고 속도 조절에 참여해달라는 차원에서 후원교회 담임목사님과 선교위원장 등이 꼭 읽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마지막은 선교 후보생이나 신학생들입니다. 선교지 교회와 한국교회가 이미 공식 관계를 맺고 선교 지침과 협력 방안을 마련해 뒀는데도 모르고 가서 놓치는 일들이 많습니다. 일부러 책에 뒷부분에 세계교회와 한국교회가 함께 작성한 공식문서들을 수록했습니다. 저부터가 교회 간 협약을 통해 혜택을 받은 사람이기에 자신 있게 일독을 권합니다.”

KWMA사무총장 강대흥 목사는 “저자는 ‘세계교회의 일원 되기’라는 평범한 부제를 통해 글로벌 네트워크 현장을 한국 선교계가 주목해야 할 중요한 단어라고 말한다”며 “한국선교가 이전의 독자적인 선교 패턴에서 벗어나 세계교회와 함께 나아가야 할 책무를 제안하는데, 이는 현장 선교사들과 한국교회 선교 지도자들, 미래 선교를 준비하는 이들이 꼭 들어야 할 메시지”라고 추천사를 남겼다. 

지난 13일 서울시 종로구 가회동 '소금의 집'에서 한경균 목사를 만났다.
지난 13일 서울시 종로구 가회동 '소금의 집'에서 한경균 목사를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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