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단상] 밭에 감추인 보화와 같은 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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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단상] 밭에 감추인 보화와 같은 천국
  • 문강원 목사
  • 승인 2022.07.20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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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강원 목사 / 원천교회 담임
문강원 목사(원천교회)
문강원 목사(원천교회)

천국에 대한 설교를 할 때마다 기억나는 한 여집사님이 계십니다. 그 분의 삶을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참으로 외롭고 고통스런 삶이었습니다. 어린 시절의 기억은 술주정뱅이 아버지로부터 폭언과 학대를 받았던 기억뿐일 정도로 끔찍했습니다. 20대 초반 나이가 되었을 때는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너무나 쇠약해져서 병원에 입원해 보니 폐결핵 말기라는 사형선고를 받았고 치료도 할 수 없는 상태라 퇴원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러다 병원을 오가면서 같은 병원에서 남자를 만나 사귀게 되었는데 빨리 집을 나와야겠다는 단순한 생각에 급하게 결혼했습니다. 기가막힌 것은 그 남편은 아버지보다 더욱 심한 술주정뱅이에 폭행까지 하는 사람이었습니다. 이제 죽는 것 밖에는 탈출구가 없다는 생각에 몇차례나 자해를 시도할 정도로 절망적이었습니다. 그 때 저희 교회 집사님을 통해 복음을 들었고, 억지로 끌려오다시피 했던 예배를 통해서 집사님은 삶에 한 줄기 희망을 찾았습니다. 특별히 집사님의 마음속에 강력하게 들려진 복음은 다름 아닌 천국이었습니다. 집사님은 이제 남겨진 시간들을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써야겠다는 일념으로 오직 기도와 전도에 온 힘을 쏟았습니다. 성도들은 언제 교회에 와도 집사님의 기도하는 모습을 볼 수 있을 정도였습니다.

누구보다 위로가 필요했던 집사님은 하나님의 은혜를 깊이 체험하게 되었고 하나님의 은혜가 너무나 고맙고 감사해서 그 고통스런 몸을 이끌고 매일같이 노방전도를 하였습니다. 더운 여름날엔 숨을 헐떡이다 남의 집 대문앞에 쓰러져 쉬게 될 때면 그 집의 문고리를 잡고 쓰러지면서도 “주여 이 집을 구원하소서”라면서 그 집의 구원을 위해 기도하는 그야말로 남은 삶을 필사의 노력으로 불태웠습니다. 그를 곁에서 지켜보는 성도들은 눈물만 흘릴 뿐이었습니다. 집사님은 하나님 나라에 가기까지 그렇게 보낸 3년여의 삶을 자신이 살아온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시간이었다고 고백했습니다. 어린 시절부터 따뜻한 부모의 사랑도 받아 보지 못했고 남편에게조차 사랑 받지 못했던 한 가련한 여인이 죽음의 문턱에서 자신의 유일한 위로자이신 하나님을 발견하고는 그 감격에 매일 매일 울면서 전도했던 것입니다.

집사님은 1994년 6월 3일 금요일 아침, 여느때와 마찬가지로 전도하다가 집으로 돌아온 후 조용히 찬송을 부르다가 주님의 품에 안겼습니다. 그 집사님의 죽음 앞에서 얼마나 많은 성도들이 눈물을 흘렸는지 모릅니다. 성도들이 그 집사님의 유품을 정리하다가 깨끗이 적은 종이 한 장을 발견하였습니다. 임종 직전에 쓴 유언의 기도였습니다.

“사랑의 하나님 나는 죄인입니다. 나는 스스로 구원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이 나를 사랑하심에 감사드립니다. 나를 위하여 예수 그리스도가 죽으셨습니다. 그 의로 구속함이 내게 가능해졌습니다. 말씀대로 예수께서 나의 죄를 위하여 죽으셨음을 믿습니다. 지금 예수님을 나의 주님으로 인정하고 고백하면서 받아들입니다.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 드립니다. -아멘-” 

그 후 한 달이 지났을 때 그토록 강퍅하던 어머니가주님을 영접하는 역사도 일어났습니다. 

문득 복음성가 가사가 생각납니다. ‘오 주님 같은 친구 없도다 저 천국 없으면 난 어떻게 하나’ 그렇습니다. 성도의 가장 큰 위로요, 기쁨은 천국인 줄 믿습니다. 밭에 감추인 보화인 천국을 발견한 기쁨으로 오늘도 힘있게 사명을 감당할 수 있기를 소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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