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룰 수 없는 쓰레기 제로와 탄소 중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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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룰 수 없는 쓰레기 제로와 탄소 중립
  • 유미호 센터장
  • 승인 2022.07.19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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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미호 센터장 / 기독교환경교육센터 살림
기독교환경교육센터 '살림' 유미호 센터장
기독교환경교육센터 '살림' 유미호 센터장

우리가 먹고 마시고, 일하고 놀고, 짓고 쓰고 버린 쓰레기가 이제 더 이상 갈 곳이 없다. 우리가 버린 쓰레기는 그동안 극히 일부만 자연으로 돌아가거나 재사용, 재활용되었고, 많은 부분이 땅에 묻혀왔다. 수도권 쓰레기매립장은 이미 임계점에 달했고, 자원순환기본법에 의해 더 이상 선별이나 소각 없이 매립될 수 없게 된다. 그동안 이곳에 매립되던 쓰레기는 48%가 서울시, 34%가 경기도, 18%가 인천시에서 온 것들이었다. 수도권 3개 시도는 2026년부터, 수도권 이외 지역은 2030년부터 직매립하는 것이 금지된다. 선별해서 재활용하거나 소각 후 나오는 재만이 매립되게 된다.

현재 우리나라 쓰레기 매립 비율은 독일 0.2%, 일본 1%에 비해 12.7%나 된다. 환경부, 서울시, 인천시, 경기도(4자)가 2015년 합의한 바에 따라 현재 사용 중인 제3 매립장이 포화되기 전 대체매립지 부지를 선정해야 하고, 또 그 전에 매립해야 하는 쓰레기를 최대한 줄여야 한다. 현재 버려지는 종량제 봉투의 30∼40%는 재활용 가능한 것이 들어가고 있다. 직매립 제로화를 위해서는 재활용 가능한 것이 들어가지 않도록 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소각장 확충이 불가피하지만, 주민 반대로 신규 설치와 증설이 만만치 않고 1990~2000년 사이 집중 건설된 시설들도 리모델링하는 것도 주민 동의가 만만치가 않은 상황을 잘 살펴야 한다.

만약 그동안 재활용되고 있겠지 하는 안일한 생각으로 분리배출 해왔다면 깊이 있는 성찰의 시간이 필요하다. 분리배출 했다고 해서 그것들이 다 재활용되지는 않는다. 플라스틱만 보면 전 세계 재활용률이 나라별로 조금씩 다르긴 하나 한 자릿수에 불과하다. 우리나라는 절반 이상이 분리배출 되고 있긴 한데, 그 가운데 절반이 도로 쓰레기로 버려지고 있다. 생산-유통-폐기 전 과정에서 재활용을 위한 최선의 노력이 필요하다.

우선은 재활용이 가치 있는 일이긴 한데 그보다 앞서 쓰레기 제로 실천, 즉 쓰레기 원천 감량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음식물쓰레기를 예로 들면 퇴비 혹은 사료화하는 것보다 더 가치 있는 것은 남기지 않는 것이다. 휴대전화는 재활용하는 것보다 자주 바꾸지 않는 것이 더 가치 있다. 1회용 플라스틱(종이) 컵은 재활용하는 것보다 머그컵이나 텀블러로 바꾸는 게 더 가치 있다. 언택트 소비로 택배나 배달로 인해 배출되는 쓰레기를 줄이고, 직접 구입한다고 하더라도 일회용 봉지나 이중삼중 포장되지 않은 것으로 구하는 게 더 가치 있다. 더구나 기후위기 시대 쓰레기가 우리 일상에서 배출되기까지 얼마나 많은 에너지를 사용했고, 또 얼마나 많은 탄소를 배출했는지 아는 것은 기본이다. 안다면 쓰레기 제로와 탄소 중립에 대한 태도와 마음이 달라지게 될 것이다. 

다행히 자원순환기본법(2018년 1월 시행)에 따라 자원의 효율적 이용, 폐기물 발생 억제 및 순환이용 촉진에 대한 10년 단위 계획인 ‘자원순환기본계획’으로 경제와 사회를 순환형으로 전환하기 위한 시도를 하고 있다. 서울시는 전국 최초로 ‘플라스틱프리 도시’에 도전장을 내건 바 있고, 2022년까지 전체 사용량의 50%를 감축하고 재활용률을 70%까지 달성하고자 목표를 세웠단다. 이를 위해서는 지역 교회들의 ‘쓰레기제로교회’를 향한 걸음도 절실하다. ‘안 만들고(생산), 안 주고(유통), 안 쓰는(소비)’ 문화가 정착되고, 불가피하게 사용하는 1회용 플라스틱은 최대로 재활용하게 하되, 공공기관이 앞서며 자치구, 산하기관, 민간위탁기관들이 그 뒤를 따른다면 더 많은 시민들이 힘내어 실천할 것이다. 믿는 이라면 ‘지극히 작은 자’ 하나를 생각하며 물건 하나까지도 함부로 사용하지 않아 쓰레기를 덜 배출함으로 탄소 중립을 이루어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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