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어’로 농인의 감정과 마음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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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어’로 농인의 감정과 마음 전합니다”
  • 정하라 기자
  • 승인 2022.06.28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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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을사는크리스천]16. 수어로 영상 선교 감당하는 최미옥 권사

음성 대신 손의 움직임을 포함한 신체적 신호를 이용해 의사를 전달하는 시각 언어를 수어라고 한다. 흔히 수화(手話)로 알려진 수어는 손가락이나 팔로 그리는 모양이나 위치의 이동, 표정이나 입술의 움직임 등을 종합해 행해진다.

CTS기독교TV 주요 프로그램에서 수어사역을 펼치고 있는 최미옥 권사는 “하나님이 건강을 주시면, 마지막 순간까지 농인 사역을 계속하고 싶다”고 말했다.
CTS기독교TV 주요 프로그램에서 수어사역을 펼치고 있는 최미옥 권사는 “하나님이 건강을 주시면, 마지막 순간까지 농인 사역을 계속하고 싶다”고 말했다.

수어는 보통 듣지 못하고 말하지 못하는 농인들에 의해 사용된다. 농인들에게 수어는 단순한 손가락이나 팔의 움직임을 넘어서 얼굴의 미세한 표정이나 입술의 모양을 종합해 이해되기에 세심한 주의력과 관찰력이 요구된다.

CTS기독교TV 주요 프로그램에서 수어사역을 펼치고 있는 최미옥 권사(64·농인교회)는 지난 24일 “영상을 보는 농인들 한 명이라도 하나님을 만나는 계기가 되기를 바라며, 간절한 마음으로 이 일을 하고 있다”고 수어사역의 의미를 밝혔다.

TV 화면에서 능숙한 모습으로 수어를 통역하는 최 권사는 “이전에는 농인들이 많이 노출이 되지 않았기 때문에 우리 삶과는 동떨어진 사람들로 여겨졌다. 하지만, 다른 신체 장애에 비해 눈에 띄지 않았을 뿐 농인들은 우리의 주변 가까이에 있다”고 전했다.

그도 그럴 것이 우리나라에 등록된 장애인 수가 260만 명이면, 이중 청각장애인은 지체장애인 다음으로 많은 수인 40만 명에 이른다. 매년 2만여 명이 청각장애 진단을 받고 있으며 그 수도 계속 증가하고 있다. 더욱이 코로나19 기간에는 대부분의 국민이 마스크를 착용해야 했기에 입 모양을 중요한 의사소통 수단 중 하나로 사용하는 청각장애인이 겪는 어려움이 더욱 클 수밖에 없었다.

“우리에게는 일상적이고 일반적인 일도 농인들에게는 어려운 일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농인들은 수어를 아는 한 사람만 만나도 큰 힘이 됩니다. 자신의 생각이나 감정을 위축되지 않고, 당당하게 전할 수 있기 때문이죠.”

최 권사의 수어 사역은 20여 년 전, 당시 노량진 강남교회에 시무한 송태근 목사가 교회의 4대 비전으로 장애인 사역을 선포하면서 시작됐다. 그는 “교회 비전 중 하나가 ‘장애인과 함께 하는 교회’였다. 지체 장애를 비롯한 다른 장애에 대한 봉사는 누구나 마음만 있으면 할 수 있지만, 농인 섬김은 특수한 사역이라는 생각에 수화를 배우기로 다짐했다”고 회고했다. 교회를 향한 사랑과 소외된 이웃에 대한 관심이 수어를 배우게 된 첫 계기가 된 것.

이어 그는 “몇 차례 수어를 그만두려고도 했지만, 하나님이 계속 배울 수 있는 환경을 열어주셨고 이 일을 놓지 못하게 하셨다. 현재는 교인 대부분이 농인인 하남 농인교회에 출석해 신앙생활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수어가 가진 매력으로 “한국말의 표현도 참 다양하지만, 수어는 손짓뿐 아니라 표정 하나로 감정과 마음을 표현하는 것이 매력적이다. 또 농인들 대부분이 순수하고 착하다. 그렇다 보니 수어를 배우는 재미에 더 빠지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현재 그의 부캐가 ‘수어통역사’라면, 그의 본캐는 ‘야쿠르트 아줌마’라 불리는 유통전문기업 hy의 ‘프레시매니저’다. 그는 교회에서 해외 선교사 후원을 위한 동역자를 모집할 때 작은 보탬이 되고자 이 일을 시작해 30년째 계속 해오고 있다.

최 권사는 “작은 후원이라도 보탬이 되자는 마음으로 시작했는데, 이 일로 지금 먹고 살 수 있게 됐다. 일이 어려워서 그만두고 싶을 때도, 선교에 대한 마음이 있었기에 그만두지 않고 버틸 수 있었던 것”이라고 전했다.

끝으로 그는 “하나님이 건강을 주시면, 마지막 순간까지 농인 사역을 계속하고 싶다. 수어를 배우게 된 것도 내가 원해서 한 것이 아닌 하나님이 하신 일”이라며, “교회가 이 땅에 소외된 이들에 대한 관심을 놓지 않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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