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못하는 군선교… 함께 할 때 미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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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못하는 군선교… 함께 할 때 미래 있다
  • 한현구 기자
  • 승인 2022.06.24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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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선교 50년, 위기인가 기회인가(끝) 전역 이후를 주목하라

남녀노소 입을 모아 부르던 우리의 소원 통일은 아직 갈 길이 멀다. 전 세계 유일의 분단국이라는 불명예가 계속되는 한 징병제는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 출산율이 눈에 띄게 감소한 2010년대 이후로 20대 남성이 현역 판정을 받고 입대하는 비율을 뜻하는 징집률은 90%를 넘는다. 어찌됐건 대한민국 남자라면 대부분 인생에 한 번 군화를 신고 총을 들어야만 한다. 변화의 파도 한가운데 있다고는 하지만 군부대는 여전히 청년선교에 있어 가장 매력적인 현장 중 하나라는 얘기다.

가만히 있는 것은 현상유지가 아닌 퇴보다. 우리가 멈춰 있는 동안 시대는 달려 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군부대가 앞으로도 청년 선교의 황금어장으로 남아있기 위해선 시대의 변화와 달라진 청년들의 눈높이에 맞춘 환골탈태가 필요하다. 군선교의 미래를 위한 변화의 노력들을 살펴봤다.

 

양육과 파송에 초점

군선교의 근간인 군부대 환경이 달라진다. 국방개혁 2.0에 의거 2023년까지 13개 부대가 해체되며 15만 명의 인원이 축소될 예정이다. 이 과정에서 군 교회 역시 168개 교회가 108개로 통합된다. 해체 예정 부대에 있는 119개 교회의 운명도 바람 앞의 등불이다.

코로나19를 거치며 군선교에도 변화가 컸다. 진중세례를 받은 인원은 코로나 발발 이전에 비해 6분의 1 수준으로 급감했다. 대면예배가 힘들어지고 휴대폰과 외출·외박 등 병사들의 여가시간 선택지가 늘어나자 예배 참석 인원도 줄었다. 올해 상반기를 기점으로 거리두기 조치가 해제되고 정상화 수순을 밟고는 있지만 이전과 같은 수준으로 회복되리라고 낙관하긴 힘들다.

군선교연합회도 달라지는 환경에 맞춰 전략을 바꿨다. 앞서 비전 2020이 진중세례 인원을 늘리는 것에 힘을 실었다면 한국군선교연합회 50주년을 맞이하며 선포된 비전 2030은 양육과 파송에 더 초점을 맞춘다.

핵심사역인 진중세례는 꾸준히 이어가되 자대 배치를 받은 장병들을 군 교회에서 양육하는 사역과 전역 후 지역교회와 선교단체에 연결해 지속적으로 신앙생활을 이어가게 하는 결연 사역에 보다 더 집중한다. 이를 위해 지역마다 거점교회를 선정하고 지속적으로 신청을 받고 있다.

군선교연합회 사무총장 이정우 목사는 거점교회 선정은 올해 초부터 시작돼 이미 거점교회로 연결돼 신앙생활을 이어가고 있는 장병들이 있다군선교연합회에서는 세례를 준 장병 400만 명 중 160만 정도를 한국교회로 연결했다고 파악하고 있다. 비전 2030에서는 세레를 받은 장병들을 제자로 길러내고 나아가 한국교회의 주축으로 자리 잡도록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군선교도 결국 관계전도

핵심은 어떻게에 있다. 양육과 파송, 둘 다 좋지만 제대로 하지 않는다면 탁상공론에 그치고 만다. 어떻게 하면 MZ 세대로 대변되는 군 장병들의 마음을 교회로 돌리고 예수 그리스도를 소개할 수 있을까. 또 그들이 제자로 성장해 한국교회에 자리 잡도록 할 수 있을까. 최근까지 군부대에 몸담았던 전역 장병의 이야기는 귀담아 들을 만하다.

지난 16일 미래군선교네트워크가 개최한 비전 2030 실천운동 전략포럼에서 발제자로 나선 김병국 형제는 부대의 3분의 2가 교회에 나왔다. 그 중에 80%는 밖에서 교회에 한 번도 가보지 않은 친구들이다. 그들이 교회에 왔던 것은 좋은 기억들과 이미지가 있었기 때문이라면서 군대를 통해 교회를 처음 접한 이들이 신앙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기도와 관심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군선교 현장에서도 관계 전도가 가장 효과적이라는 것이다.

군 교회의 역할이 단순히 예배를 드리는 것을 넘어 좀 더 다양한 영역으로 확대돼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오희준 목사(산돌교회)한국교회에 대한 신뢰도가 급격히 하락했다. 기독교에 대한 부정적 시각이 팽배한 분위기에서 자란 청년들이 군에 입대해 교회에 처음 출석하게 되면 그리스도인의 공적 책임에 대해 가르칠 의무가 있다면서 군인 교회는 기독 용사들이 선교적 그리스도인으로 증인된 삶을 살아갈 수 있는 방향을 제시해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역하기 전 장병들을 대상으로 한 직업관 교육을 실시할 것을 제안하기도 했다. 오 목사는 성경에 기초한 교육으로 전역을 앞둔 용사들에게 기독교 세계관을 바탕으로 한 직업 정체성을 이해하도록 도와야 한다. 또 멘토나 롤 모델이 되어줄 수 있고 사회에 선한 영향력을 끼치는 전문 인력들을 연결해주는 것도 전역한 용사들이 지속적으로 건강한 신앙생활을 이어가며 기독교 신앙에 기초한 진로와 소명을 찾는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권했다.

군선교의 새로운 지평을 열기 위해선 비단 군 내부의 노력뿐 아니라 한국교회의 적극적인 지원도 절실하다. 오희준 목사는 전역 예정 용사를 민간교회에 연결하기 위해 제대 후 정착 에정지 근처의 한 교회에 연락했다. 그런데 우리 교회로 보내지 마세요. 관심 없습니다라고 대답한 후 전화를 끊어버린 일이 있었다면서 군선교는 군목, 군선교사, 민간교회, 선교단체 어느 한 곳이 독자적으로 끌고 갈 수 있는 사역이 아니다. 오직 하나님 나라의 확장, 청년전도라는 하나의 목표를 향해 함께 협력해야 가능하다. 이 협력이 올바로 이뤄질 때 한국교회 군선교가 다시 도약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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