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병을 앓는 이에게 전도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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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병을 앓는 이에게 전도를
  • 최운식 장로
  • 승인 2022.06.24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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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운식 장로/서울장위감리교회 원로장로·한국교원대학교 명예교수

얼마 전에 텔레비전에서 제2의 김연아를 꿈꾸던 피겨 선수가 신병(神病, 무당이나 박수가 될 사람이 걸리는 병. 의약으로는 낫지 않으며 무당이 되어야만 낫는다고 함)을 앓고, 신내림을 받아 무당이 되는 과정을 그린 다큐멘터리를 보았다. 이를 보니, 무속 조사를 할 때 만났던 무당들이 겪은 신병 체험담이 떠올랐다. 신병을 앓고 신내림을 받아 무당이 된 사람은 다양한데, 이름을 날리던 연예인도 있고, 교회에 다니던 사람도 있다. 이들의 공통점은 신병을 앓으며 신내림 체험을 하고, 내림굿을 하여 무당이 되었다는 것이다.

흔히 무당이라고 부르는 무(巫)는 신병이라는 종교체험을 통하여 신의 영력(靈力)을 획득하여 신과 교통하는 사람이다. 이들은 신의 영력에 의해 인간의 길흉화복을 굿으로 조절하는 능력을 가지며, 민간의 종교적 지도자 역할을 하고 있다. 현재 한국의 무는 대부분 신병을 앓다가 신내림 체험을 하고, 내림굿을 하여 된 강신무(降神巫)이다. 사제자의 신분을 타고나는 세습무(世襲巫)는 전에는 많았으나, 요즈음에는 거의 없다.

신병은 대개 건강, 애정의 결핍, 경제적 어려움, 가족의 죽음, 스트레스 등으로 극심한 고통을 겪었거나 겪고 있는 사람에게 찾아온다. 그 중에서도 친가나 외가, 또는 매우 가깝게 지내는 사람 중에 무속신앙이 깊은 인물이 있는 사람에게 잘 찾아온다고 한다. 신병은 사람에 따라 그 증세가 다르다. 대개는 며칠씩 음식을 먹지 못하고, 몸이(대개는 몸의 한쪽이) 아파 움직이지 못하고, 며칠 또는 몇 달씩 누워 있으며, 꿈 또는 환상 속에서 신을 만난다. 이들의 병은 약으로는 고치지 못하고, 장기간 고통을 겪는다. 그러나 내림굿을 하여 신을 받아 모시고 무당이 되면 씻은 듯이 낫는다.

내림굿을 할 때 내린 신을 ‘몸주’라고 한다. 무당은 몸주의 모습을 그린 무신도를 걸어놓고 그 앞에 신단을 꾸민다. 그리고 매일 새벽에 신단에 청수를 떠다 놓고 기도한다. 내림굿을 주관해 준 무당을 신어머니 또는 신아버지로 모시고, 무당으로서의 생활태도와 굿을 배운다. 점을 하고 굿을 하면서 무당 노릇을 하면 몸이 아프지 않으나, 그만두면 또다시 신병을 앓아 심한 고통을 받게 된다. 그래서 한 번 신내림을 받아 무당이 된 사람은 자기 마음대로 그만둘 수가 없다.

오래 전에 한국관광교육원에서 무속에 관한 강의를 할 때의 일이다. 무속 조사할 때 만났던 무당의 신병 체험담을 들려주었다. 그 때 한 여성 수강생이 자기 친구 중에 몇 년째 신병을 앓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서, 어찌하면 좋으냐고 물었다. 나는 두 가지 길이 있다고 대답하였다. 하나는 신내림을 받아 무당이 되는 길이고, 다른 하나는 교회에 나가 예수를 믿고, 성령님의 권능으로 신을 떨쳐버리는 길이다. 큰 힘을 가진 신으로 잡신을 물리쳐야 하니, 성령의 은사가 있는 목사님을 만나면 무당이 되지 않고도 평안해질 것이라고 일러 주었다. 그리고 이어서 무당을 전도하여 주님의 품으로 인도한 목사님 이야기를 하였다. 그 수강생은 아주 진지한 표정을 지으며 친구에게 권면하겠노라고 하였다.

한국인은 무당이 아니어도 마음 바탕에 무속적 심성을 지니고 있다. 그래서 극심한 고통과 좌절감, 스트레스에 시달리게 되면, 무속신이 내리는 신병을 앓게 된다. 그 사람은 내림굿을 하고 무당이 되라는 말을 듣지만, 이를 회피하려고 무던히 애쓴다. 그러다가 신병의 고통을 이길 수 없어 내림굿을 받고 무당이 된다.

기독교에서는 무속신을 잡귀·잡신으로 취급하고, 미신 또는 우상숭배라고 하여 업신여기거나 아주 더럽게 생각하여 돌아보지 않으려는 경향이 있다. 이런 태도를 견지하고서는 전도하기 어렵다. 신병을 앓는 사람이나 이미 무당이 된 사람이 겪는 아픔을 이해하고, 보듬어주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 그리고 예수님의 사랑과 성령님의 권능을 알려 주어야 한다. 그러면 그 사람은 주님의 품안으로 들어와 평안을 얻게 될 것이다. 무당에게 전도하여 주님의 품으로 돌아오게 한 임종원 목사님의 저서 『무당을 사랑한 목사』는 많은 깨우침을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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