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롱과 공격에도 포기하지 않는 강인한 예언자 예레미야
상태바
조롱과 공격에도 포기하지 않는 강인한 예언자 예레미야
  • 유선명 교수(백석대 )
  • 승인 2022.06.15 11:5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유선명 교수의 예언서 해설41 - “내가 너와 함께 하여 너를 구원하리라” (렘 1:8, 19)

내가 너를 구원하리라! 예루살렘을 향해 진격하는 적들로부터 하나님 백성을 지키시리라는 통상적인 ‘구원의 선언’이 아닙니다. 입바른 예언자들을 겁박하는 권력자들로부터 보호하시겠다는 말씀도 아닙니다. 예언의 말씀을 듣고도 받아들이지 않는 하나님 백성으로부터 보호하고 구원해주시겠다는 약속입니다! 하나님 말씀을 선포하는 예언자를 향한 태도가 이 지경이면 이스라엘의 영적 상태가 어떠한지는 물으나마나한 일일 것입니다.

예레미야는 사람들의 칭찬이나 감사보다는 조롱과 공격에 더 익숙해져야 했습니다. 백성의 죄로 인해 유다가 멸망하고 바벨론 유배가 닥치리라는 그의 예언은 비관주의와 불신앙을 넘어 반역행위라는 비난을 불렀고, 유배 70년이 지나면 반드시 귀환과 회복이 있을 것이라는 ‘위로’는 허무한 낙관론으로 치부되었습니다. 예레미야서 중 그의 ‘고백록’이라 불리는 본문들은(렘 11:18~23; 12:1~6; 15:10~21; 17:14~18; 18:19~23; 20:7~13) 불굴의 의지나 충성뿐 아니라 의심과 낙망, 그리고 하나님을 직격하는 섭섭함과 원망의 토로를 담은 점에서 성경에서 짝을 찾기 어려울 정도로 독특하고 감동적입니다. 예레미야가 고생한 것은 하나님이 사랑하시지 않아서가 아닙니다. 

오히려 그 반대입니다. 그의 ‘소명기사’는 예레미야를 향한 하나님의 각별한 관심과 애정을 증언해줍니다. “내가 너를 모태에 짓기 전에 너를 알았고 네가 배에서 나오기 전에 너를 성별하였고 너를 여러 나라의 선지자로 세웠노라”(1:5) 태어나기 전에 선지자로 임명받은 이 사람, 자기는 미숙하고 서툴다고 걱정하는 예레미야에게 어디를 가든 하나님께서 함께 하시니 두려워 말고 말씀만을 전하라고 확신을 주십니다(6~7절).

하나님께서 예레미야를 지극히 사랑하셔서 어려운 임무를 주신 것입니다. 그는 강퍅해진 백성에게 정직한 말을 전해 그들을 “뽑고 파괴하며 파멸하고 넘어뜨리며 건설하고 심게”하는 사명을 받았습니다(10절). 예레미야에게 주신 말씀은 강력했습니다. “내 말은 맹렬하게 타는 불이다. 바위를 부수는 망치다. 나 주의 말이다”(렘 23:29) 불신과 나태, 교만과 불순종을 부수는 망치, 인간의 사심과 허위를 부수는 망치. 그것이 이 예언자에게 주신 말씀의 힘이었습니다! 망치로 맞는 것을 좋아할 사람이 어디 있겠습니까. 그의 고난은 그의 사명 속에 이미 새겨져 있었다 할 것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예레미야에게 보호막을 쳐 주시겠다 약속하지 않으셨습니다. 그에게 달려드는 배역한 무리들의 눈을 멀게 하고 다리가 풀리게 하시겠다며 안심시키지도 않으셨습니다. 그 대신 하나님께서는 예레미야의 전투력을 높이겠다고 하셨습니다. 얻어맞아도 견뎌내고 포기하지 않는 강인한 예언자가 되라는 말씀입니다: “보라 내가 오늘 너를 그 온 땅과 유다 왕들과 그 지도자들과 그 제사장들과 그 땅 백성 앞에 견고한 성읍, 쇠기둥, 놋성벽이 되게 하였은즉 그들이 너를 치나 너를 이기지 못하리니 이는 내가 너와 함께 하여 너를 구원할 것임이니라 여호와의 말이니라”(렘 1:18~19) 왕, 지도자, 제사장, 백성을 일일이 나열하신 것이 인상적입니다.

절대권력, 정치권력, 종교권력만이 아니라 평범한 백성들도 하나님 말씀을 대적하고 하나님의 대언자를 공격하는 적이 될 수 있다는 말씀입니다. 말씀 앞에 신실하게 살아가는 하나님의 종이 받을 고난을 짐작하게 해줍니다. 기둥과 성벽은 공격무기가 아닙니다. 자신이 있는 곳에서 돌과 곡괭이, 공성추를 받아내는 존재입니다. 두들겨 맞아 패이고 굽고 금이 가도 그 자리를 지켜내야 합니다. 우리도 마찬가지입니다. 소명 앞에 물러서지 않고 어떤 문제도 정면으로 돌파해나가는 강하고 담대한 주의 백성이 되어야겠습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