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난 끝에 단비처럼 쏟아지는 ‘은혜’… “모든 것에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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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난 끝에 단비처럼 쏟아지는 ‘은혜’… “모든 것에 감사”
  • 이현주 기자
  • 승인 2022.05.24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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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탐방 // 새성전 입당하고 새 역사 시작하는 은혜광성교회

은혜광성교회(담임:박재신 목사)가 오는 6월 5일 새성전에 입당한다. 새로운 터전에서 힘차게 복음을 전할 새일꾼도 세운다. 은혜광성교회의 새성전 입당은 광야의 성도들이 하나님이 예비하신 축복의 땅 가나안으로 들어가는 것과 같다. 15년 길고 긴 교회 분쟁 속에서도 말씀을 떠나지 않고, 기도를 쉬지 않은 성도들에게 하나님이 주신 놀라운 선물이기 때문이다. 박재신 목사는 “이 모든 것이 은혜”라고 고백했다. 마치 모든 일들이 사전에 철저히 계획한 것처럼 하나씩 이루어지는 기적을 통해 오늘에 이른 은혜광성교회. 그 희망찬 새 역사 속으로 들어가 보았다. 

천호동 399번지에 새성전을 건축한 은혜광성교회. 박재신 목사는 교회를 중심으로 재개발이 추진되고 있어 복음의 황금어장이 열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강동구 천호동 재개발 지역 중심에 교회가 세워졌다. 교회를 둘러싸고 수많은 아파트와 주상복합건물이 들어서는 중이다. 교회는 신이 났다. 복음의 씨앗을 뿌릴 곳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그동안 눈물과 수고를 하나님이 갚아주고 계신다!” 성도들의 마음에는 확신이 넘쳤다. 

날마다 감사를 고백하며 하나님의 은혜를 나누는 은혜광성교회. 2004년 시작된 교회 분쟁은 성도들에게 많은 상처를 남겼다. 하지만 길고 긴 고난은 더 달콤한 감사의 맛을 알게 했고, 교회를 지켜낸 목사와 성도들은 동지애로 가득했다. 박재신 목사는 “우리 교회처럼 ‘아멘’이 큰 교회는 없을 것”이라고 자신있게 말했다. “은혜 아니면 살아갈 수가 없네”라는 찬송가 가사는 이 교회를 두고 쓰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광성교회는 1959년 세워진 교회다. 당시 이 교회는 예장 통합 소속이었다. 2003년 3대 담임목사 취임 후 교회 분쟁이 시작됐다. 원로와 후임의 갈등이 법적 분쟁으로 비화된 사건은 한국 교회사에 기록될 정도였다. 3대 목사를 지지하던 성도들은 교회를 지키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수천명의 성도들이 똘똘 뭉쳐 광성의 맥을 잇고자 했다. 하지만 싸움은 녹록치 않았다. 

3대 목사 측은 2012년 예장 백석총회에 가입했다. 싸움은 계속됐다. 끝까지 싸워 물리적인 승리를 얻을 수도 있었다. 하지만 그것이 하나님의 영광을 위한 길은 아니었다. 목회자와 성도들은 기도했다. 하나님의 영광을 가리는 길이라면 멈춰서야 했다. 그것이 믿는 자의 도리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새로운 터전을 찾아 떠났다. 

새로운 출발에 성도들이 선택한 목자는 바로 박재신 목사였다. 박 목사와 성도들은 ‘은혜광성교회’라는 새 이름으로 광야를 나섰다. 2018년 천호동 399번지에 땅을 구입하고 성전 건축을 시작했다. 풍납동 성전을 떠날 때쯤 하나님께서 성전부지를 허락해주셨고, 임시로 예배드릴 상가 건물을 임대해주셨다. 새성전 부지는 재래시장 중간지점이었다. 공사차량도 들어가기 힘든 위치였다. 그런데 놀랍게도 공사구획이 설정되고 공사차량이 드나들 도로가 생겼다. 암석이나 물이 나지 말라고 기도했는데 정말 공사하기 딱 좋은 환경을 주셨다. 시멘트를 붓는 날에는 비가 피해갔다. 안전사고도 민원도 없었다. 2019년 기공 후 2021년 준공감사예배까지 일사천리였다. 마치 하나님이 예비하신 것처럼 모든 일이 하나씩 척척 들어맞는 경험은 이 교회의 간증거리다. 

“인간의 생각이라면 떠나는 것이 아쉽고, 남겨놓고 떠나는 것이 아깝겠지요. 광야를 떠돌던 이스라엘 백성들의 원망이 그러했지요. 하지만 떠나기로 결정한 후 하나님의 역사하심을 바라보게 됐습니다. 때에 맞춰 만나와 메추라기를 주시듯이 우리에게 꼭 필요한 것을 채워주셨고, 지금 새성전을 중심으로 지역이 재편되고 있습니다. 우리 성도들은 ‘하나님의 뜻은 바로 이런 데 있구나’라는 은혜를 깊이 체험하고 있습니다.”

박재신 목사는 “우리 성도들이 대한민국에서 믿음이 제일 좋은 성도”라고 자부했다. 고난을 버텨내면 은혜가 찾아오듯이 성도들은 말씀을 받아들이는 태도부터 달랐다. 

때마다 필요를 채워주신 하나님
은혜광성교회 박재신 목사와 성도들은 끈끈하다. 교회를 지키겠다고 도로에 누운 적도 있고, 마당에 천막을 치고 예배를 드리기도 했다. 세상살이에서도 쉽게 경험하지 못할 일들을 교회에서 겪었다. 박 목사는 “우리 성도들이 대한민국에서 믿음이 제일 좋은 성도”라고 자부했다. 오랜 분쟁으로 영적인 피폐함이 있을 거라는 생각은 선입견에 불과했다. 오히려 고생을 하도 많이 해서 작은 일에도 기뻐하고 감사할 줄 아는 성도가 되었다고 했다. 고난을 버텨내면 은혜가 찾아오듯이 말씀을 받아들이는 태도부터 달랐다. 

“아마 말씀과 기도의 훈련이 잘 되어 있어서 그런 것 같아요. 분쟁이 길었지만 모든 성도들에게 똑같은 짐을 지우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서로 기도하고 격려하고 원래 성도의 자리를 지켰죠. 선교, 교육, 봉사를 쉰 적이 없어요. 분쟁 중이라고 해서 교회가 해야 할 일을 중단한 적이 없습니다.”

옳고 그름은 따지되 교회와 성도가 해야 할 일은 반드시 지켰다. 천막으로 쫓겨나도 예배를 쉬지 않았고, 해외선교도 나갔다. 그런 신앙의 훈련이 은혜광성교회가 일어서는 힘이 됐다. 고난 중에도 성도들은 아시아 A국 선교를 나서 초등학교를 지어주었다. 카자흐스탄과 캄보디아 선교도 진행했다. 선교를 나갔다가 돌아와 보면 예배당에서 쫓겨나 있기 일쑤였다. 하지만 예배당 지키겠다고 할 일을 안 할 수는 없었다. 선교를 멈추지 않은 것, 그 순종과 헌신의 마음을 보신 하나님이 복을 주셨을 것이다. 박재신 목사와 성도들은 그렇게 확신한다. 

지금은 인도 선교와 캄보디아 선교, 그리고 국내 섬 선교에 중점을 둔다. 무엇보다 전라남도 진도군에 위치한 조도는 교회가 특별히 공을 들이는 곳이다.

“제가 청년 때는 시골교회 봉사를 참 많이 했었어요. 조도 선교는 처음 일정 헌금을 후원하는 것으로 시작했습니다. 그러다가 직접 청년들을 데려가서 한 번 보자는 생각이 들었죠. 서울에서 청년들이 내려오니까 섬 아이들이 관심을 갖기 시작했어요. 우리 청년들도 새로운 책임을 느끼게 됐죠.”

조도 선교는 2018년 여름에 청년부 45명이 처음 시작했다. 현지 주일학교 아이들을 대상으로 성경학교를 열었다. 생각보다 할 일이 많았다. 이듬해에는 청년과 장년 75명이 함께 했다. 중고등부를 조직했고, 10~15%에 불과한 조도 복음화율을 끌어올리겠다고 다짐했다. 조도에는 7개 교회가 복음을 전하고 있었고, 중고생은 약 55명, 초등학생은 50명 정도에 불과했다. 코로나로 1년을 쉬고 지난해 조용히 선교를 떠났다가 민원 때문에 적극적인 봉사를 하지 못했다. 대신 가가호호 방문을 했다. 섬이다보니 외국인 다문화가정 아이들이 집에 홀로 방치된 경우가 많았다. 청년들은 충격을 받았다. 올해는 선교를 더 확대해서 성경학교 지원과 중고생 및 다문화 가정 지원 활동, 교회수리, 의료선교 등을 계획하고 있다. 국내 선교로 워밍업을 한 후 내년에는 본격적인 해외선교를 다시 시작할 예정이다. 내년 1월에 인도, 8월에 캄보디아 선교를 계획 중이다. 

은혜광성교회 새성전 조감도. 오는 6월 5일 입당감사예배를 드릴 예정이다. 

새성전은 24시간 열린 기도의 집
6월 5일 입당예배를 드리는 새성전은 지하 4층에 지상 7층으로 세워졌다. 소그룹 모임을 할 수 있는 작은 홀이 지하 2층과 3층에 빼곡하다. 지상 2층과 3층 두 개 층에는 대예배실인 그레이스채플이 있고, 4층은 결혼식이 가능한 아가페채플과 개인기도실을 마련했다. 5층 카페테리아는 탁 트인 전망이 매력적이다. 박재신 목사는 새성전을 ‘24시간 기도의 집’, ‘누구나 찾는 교회’로 계획하고 있다. 

“새성전은 하나님이 주셨잖아요. 우리만을 위해서 쓸 수 없다고 생각했어요. 하나님께 받은 은혜를 나누려면 천호동 지역 주민들 누구나 들어올 수 있고, 꼭 필요한 사람들에게 개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장로님들께 ‘은혜로 지은 성전이니 오픈하자’고 말씀드렸고 성도들 모두 흔쾌히 동의했습니다.”

24시간 누구나 교회에 찾아와 기도할 수 있도록 24시간 관리체제를 구축했다. 기도하고 싶은 사람은 새벽부터 밤까지 교회를 마음껏 이용할 수 있다. 실제 은혜광성교회에는 중보기도팀이 있어서 오후 2시, 8시, 10시에 모여서 기도한다. 5층 식당은 주중에는 카페로 활용된다. 공부할 곳이 마땅치 않은 지역 청소년들을 위해 오후 10시까지 운영하기로 했다. 매일 집에서 적적한 시간을 보내는 시니어 권사님들에게는 “교회에 와서 지내시라”며 사랑방 기능을 약속했고, 맞벌이 부부들에겐 저녁 식사 후 차 한 잔 마시며 담소를 나눌 수 있는 행복한 공간을 선물했다. 

교회 봉사팀도 5월부터 다시 가동된다. 코로나로 2년 간 중단된 사역에 다시 기름을 치는 중이다. 2000년부터 시작된 수어봉사팀은 청각장애우를 섬기고, 이미용봉사팀과 한사랑목욕봉사팀은 자신들의 손길이 필요한 곳을 찾아 달란트로 섬길 예정이다. 멋지게 성전이 세워졌으니 이곳에서 하나님을 예배하고 은혜를 찬양할 성도를 전도하는 것은 빌립전도대의 몫. 잃어버린 양을 찾아 기도하며 전도하는 빌립전도대는 찾아가고 만나고 전하는 ‘미련한 방법’으로 하나님의 말씀을 전할 것을 다짐했다. 

한국교회 희망이 되는 ‘은혜광성교회’
오랜 역사와 전통을 가진 예장 통합에서 이젠 예장 백석이 된 은혜광성교회. 박재신 목사에게 백석에 오니 무엇이 좋은가 물었다. 박 목사의 대답은 간단했다. 목회에만 전념할 수 있어 너무 좋다는 것. 노회 정치에 휘둘리지 않아도 되고 역사와 전통이라는 굴레에 갇히지 않아도 된다고 했다. 통합이나 백석이나 모두 장로교단이기 때문에 당회 결의가 가장 중요하지만 박재신 목사는 당회 결의 중에서도 ‘만장일치’가 아니면 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당회원 중에서 1명만 반대해도 부정적인 여론이 조성될 수 있기에 자신이 목회하는 동안은 무조건 만장일치 결의로만 사역을 해 나가겠다고 공표한 것이다. 담임목사에게 공동의회 소집권한을 부여한 것도 독특하다. 몇몇의 소수가 아니라 성도 전체가 지켜낸 교회이기에 정말 중요한 결정은 공동의회에서 성도들이 하도록 했다. 

만장일치제도를 도입했지만 사실 반대에 부딪히는 일이 거의 없다. 부교역자들이 각자 전문성을 가지고 사역하고 있고 교회 건축도 건축위원회가 전담했다. 온갖 어려움을 겪은 터라 ‘투명성’은 은혜광성의 자랑이다. 2016년 쯤에는 교회 재정이 달랑 6만5천원 밖에 남지 않은 적도 있다. 목회자와 직원 상여금도 지급하지 못했었다. 그때를 기억하는 장로들은 “돈을 허투루 쓰면 안 된다”며 헌금을 소중하게 여긴다. 

눈물인지 빗물인지 모를 설움 속에서 광야로 떠난 성도들. 다른 대형교회 성도들처럼 편안하고 안락한 신앙생활을 하지 못했지만 고난의 끝에 하나님의 넘치는 은혜를 경험하며 “감사, 감사”를 외치는 은혜광성 교인들이 됐다. “많은 사람을 옳은 데로 돌아오게 한 자는 별과 같이 영원토록 빛나리라”(단 12:3)는 말씀처럼 하나님의 은혜 가운데 영원히 빛나는 교회를 소망하고 있다. 

박재신 목사는 마지막까지 믿음을 지키며 고난의 터널을 함께 헤쳐온 성도들에게 이렇게 당부했다. 

“하나님 앞에서 바르게 서겠다고, 교회를 지키겠다고 하다가 아픔을 당한 성도들입니다. 정말 말로 설명할 수 없는 고통 속에서도 말씀과 기도를 놓은 적이 없어요. 은혜광성교회 제직들은 정말 특별한 분들이에요. 은혜광성교회 성도들은 다르다는 것을 보여줬으니 이제는 한국교회 모범이 되는 교회가 되어야겠다고 생각합니다. 말씀대로 순종하는 신앙, 말씀대로 사는 성도를 찾는다면 바로 우리 성도님들이죠. 새성전에서 할 일이 많습니다. 한국교회에 꿈을 주는 교회, 청년들에게 희망이 되는 그런 교회를 우리 성도님들과 함께 만들어 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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