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원은 새 사람이 되는 일이고, 새 이름을 얻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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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원은 새 사람이 되는 일이고, 새 이름을 얻는 일
  • 유선명 교수
  • 승인 2022.05.24 0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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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선명 교수의 예언서 해설 - “너는 여호와의 입으로 정하실 새 이름으로 일컬음이 될 것이며” (사 62:2)

새 이름은 새 인생, 새 출발을 뜻합니다. 남의 발꿈치를 잡는 자라는 이름풀이를 가진 사람 야곱은 이름 그대로 형을 속이고 아버지를 속이며 장자의 권리를 얻었지만 살의를 품은 형 에서를 피해 외가로 도망칩니다. 

잠시 몸을 피해 떠났던 여행은 20년을 넘기는 망명의 시간이 되었고, 자신을 능가하는 농간꾼인 외삼촌 라반을 견디지 못한 야곱은 다시 고향으로 돌아옵니다. 막상 고향을 코앞에 두고 형을 다시 만나기 두려워 눈치를 보고 있던 밤, 그는 정체를 알 수 없는 인물과 사투를 벌여 골반을 상하는 부상을 입으면서도 항복을 받아냅니다. 그 상대는 야곱에게 “하나님을 이긴 자”라는 의미로 이스라엘이라는 새 이름을 줍니다. 야곱은 자신이 하나님과 씨름했음을 깨달았고 그 아침 이스라엘이라는 이름에 맞는 사람으로 새롭게 태어났습니다(창 27~32장). 

오늘날까지도 그 후손의 나라 이름이 이스라엘인 것은 내세울 것 없는 자리에서 하나님의 은혜로 하나님 백성이 되었다는 고백을 담았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모두 야곱이었고, 이스라엘이 된 사람들입니다.

바벨론 유배에서 돌아온 유다 자손들에게 회복의 약속이 선포됩니다. 가난한 자에게 복음을, 상심한 자에게 치유를, 속박된 자에게 해방을 주시는 날, 슬퍼하던 자에게 화관이 씌워지고 근심하던 이들은 찬송을 옷입을 것입니다(사 61:1~3). 우리의 구원자 하나님은 자기 백성을 구하시는 일을 쉬지 않으십니다(62:1). 온 세상 나라들이 주 백성의 공의와 영광을 보고 이스라엘을 새 이름으로 부를 것입니다. 하나님께 버림받은 존재로 조롱받던 그들은 더 이상 하나님께 버림받은 자가 아니라 하나님이 찾으신 자(데루샤, 12절), 구속하신 자(게울라, 12절), 임자있는 자(베울라=뿔라, 4절)입니다. 

주의 백성은 거룩한 백성(암 하코데쉬, 12절)이고 그 성읍 시온은 버림받지 않은 도성(이르 로 네에자바, 12절)으로 이름이 바뀝니다. 이 아름다운 이름들 중 단연 압권은 만유의 주 하나님께서 그들을 보면 기쁨이 가득하다고 고백하시는 이름 헵찌-바(헵시바, “내 기쁨이 그녀에게 있도다!” 4절)입니다. 야곱이 이스라엘로, 이스라엘이 헵시바로 변했습니다! 구원은 새 사람이 되는 일이고, 새 이름을 얻는 일입니다. 우리는 모두 “사랑받는 자녀”라는 새 이름을 받았습니다(엡 5:1).

이 사랑을 받은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할까요? 신랑이 신부를 기뻐하듯 시온을 보며 가슴이 두근거리는 그분께서 말씀하십니다: “예루살렘이여 내가 너의 성벽 위에 파수꾼을 세우고 그들로 하여금 주야로 계속 잠잠하지 않게 하였느니라 너희 여호와를 기억하시게 하는 자들아 너희는 쉬지 말며 또 여호와께서 예루살렘을 세워 세상에서 찬송을 받게 하시기까지 그로 쉬지 못하시게 하라(62:6~7).” 하나님 사랑에 대한 응답은 멈추지 않는 교제입니다. 하나님이 잊지 않으시도록, 쉬지 못하시도록 그분께 나아가고 말을 걸고 사귐을 갖는 것이 우리의 특권이자 의무라는 말씀입니다. 

우리 하나님이 어떤 분이십니까? 아이를 낳은 어머니가 그 아이를 잊는 한이 있어도 우리를 잊지 않으시는 하나님(사 49:15), 졸지도 아니하시고 주무시지도 아니하시며 우리를 지키시는 하나님(시 121:4)이십니다. 그 하나님이 주무시지 못하게. 그분께서 쉬시지 못하게… 얼마나 우리를 사랑하셨으면 이렇게 감당 못할 이름을 주셨을까요. 감사하며 감격하며, 오늘도 그분을 불러봅니다. 기억하소서. 쉬지 마소서. 나의 주 나의 하나님이여.

백석대 교수·구약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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