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로스 한글성경 번역, 민중 복음 전파의 토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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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로스 한글성경 번역, 민중 복음 전파의 토대”
  • 정하라 기자
  • 승인 2022.04.28 12: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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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성서공회, ‘한글성경 번역 140주년 학술심포지엄’ 개최

존 로스 ‘누가복음’-‘요한복음’ 간행 140주년
최초 한글성경 번역본 한국교회의 토대 세워

올해는 한글로 번역된 최초의 성경인 존 로스(1842~1915) 선교사의 ‘누가복음’과 ‘요한복음’이 간행된 지 140주년을 맞는 뜻깊은 해다. 조선 시대 한글은 양반 지식인들로부터 천대받았지만, 당대 누구나 읽을 수 있는 언어라는 점에서 최초의 ‘한글 성경’은 조선 민중의 복음 전파에도 큰 영향을 끼쳤다. 

(재)대한성서공회와 한국기독교역사연구소가 지난 26일 새문안교회 언더우드홀에서 ‘존 로스 한글성경 번역 140주년 기념 학술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재)대한성서공회와 한국기독교역사연구소가 지난 26일 새문안교회 언더우드홀에서 ‘존 로스 한글성경 번역 140주년 기념 학술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존 로스 선교사의 첫 한글성경 번역본의 의미를 조명하기 위해 (재)대한성서공회(사장:권의현)와 사단법인 한국기독교역사연구소(이사장:윤경로)가 지난 26일 새문안교회 언더우드홀에서 ‘존 로스 한글성경 번역 140주년 기념 학술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존 로스는 스코틀랜드 출신의 장로교 선교사로 1872년 파송 받아 중국 만주에서 선교사로 활동했다. 당시 조선 정부의 쇄국정책으로 한반도에 직접 들어가 전도할 수 없었던 그는 1882년 3월과 5월에 첫 복음서인 ‘예수셩교 누가복음젼셔’와 ‘예수셩교 예수셩교 요안ᄂᆡ복음젼셔’ 각 3,000부를 스코틀랜드성서공회의 지원으로 출판했다. 이 쪽복음은 곧바로 서간도 한인촌과 의주에 반포돼 복음이 전파되는 통로가 된다.

존 로스가 ‘예수셩교누가복음젼셔’의 번역을 시작했지만, 실제 번역은 존 매킨타이어(John Macintyre) 목사가 많은 부분을 담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서상륜, 이응찬, 백홍준 등의 한국인 번역자들이 중국어 성경을 참고해 번역을 도왔으며, 1887년에는 신약성경 전체를 한글로 번역한 ‘예수셩교전셔’를 출간했다.

제1발표를 맡은 유경민 교수(전주대)는 “19세기 말 종교적으로는 불교, 사회적으로는 유교, 일상적으로는 토템문화가 자리 잡고 있던 조선 땅에 1882년, 한자 없이 한글로만 작성된 서양의 종교 번역서 ‘예수셩교누가복음젼셔’가 들어왔다”며 한문을 잘 모르는 대중들이 문헌에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평가했다.

존 로스는 중국 심양에서 한국어 성경 만들기를 시작하면서 ‘민중의 언어’로 번역해야 한다는 원칙을 세워 한글 전용문 한국어 성경 번역을 추진했다. 이 과정에서 성경은 의주 상인들의 언어가 반영돼 평안도 외 지역 사람들에게는 다소 낯설고 어려운 텍스트로 여겨졌다.

유 교수는 “로스의 ‘예수셩교누가복음젼셔’는 1980년 언더우드와 아펜젤러에 의해 중앙어(서울말)로 다시 만들어졌고 이후 중앙어로의 한국어 성경이 계속 만들어졌다. 조선에서는 사람을 통한 복음보다 자국의 문자로 번역된 책으로 먼저 그리스도의 역사가 시작된 것”이라고 의미를 전했다.

두 번째 발표를 맡은 박형신 교수(남서울대)는 “로스역 한글성경은 조선 후기 사회 변동 속에서 새로운 종교를 갈망하고 언문을 사용하던 한국인들에게 영적 샘물이 됐다. 이 샘물을 퍼나른 사람들은 로스에게 직접 파송 받았던 전도자 또는 개종자들”이라고 밝혔다.

특히 그는 “로스역 한글 성경의 보급을 통해 성경을 스스로 읽은 서민과 대중은 기독교 신앙에 더 쉽게 눈을 떴다. 초대교인들이 가슴으로 읽었던 성경은 후손들을 통해 공개돼 신자들과 대중들이 누리는 신앙 및 문화적 유산이 됐다”고 강조했다.

(재)대한성서공회와 한국기독교역사연구소가 지난 26일 새문안교회 언더우드홀에서 ‘존 로스 한글성경 번역 140주년 기념 학술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재)대한성서공회와 한국기독교역사연구소가 지난 26일 새문안교회 언더우드홀에서 ‘존 로스 한글성경 번역 140주년 기념 학술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앞서 기조발표를 맡은 옥성득 교수(UCLA)는 만주 선교와 한국 선교를 개척한 열정적인 목회자이자 성서 번역과 성서 주석 선교사로서 존 로스의 모습을 집중 조명했다.

옥 교수는 “로스의 예상대로 첫 한글 복음서를 통해 하나님께서는 놀라운 일을 행하셨다. 기독교는 번역의 종교”라며, “그가 한국에 준 최초의 한글 복음서와 신약전서는 한국 문화와 한국 기독교에 영원한 금자탑으로 남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날 심포지엄 현장에는 11권의 초기 한글 성서 원본이 전시됐다. 전시회에는 대한성서공회가 소장하고 있는 최초의 한글 성서인 『예수셩교누가복음젼셔』(1882년) 원본을 비롯해 『예수셩교요안복음젼셔』(1883년), 『예수셩교셩셔말코복음』(1884년), 『예수셩교셩셔요안복음이비쇼셔신』(1885년) 원본 등이 공개돼 눈길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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