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이후, 새로운 교회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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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이후, 새로운 교회를 기대한다
  • 이정익 목사
  • 승인 2022.04.25 2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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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익 목사/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 총장

한국교회는 그동안 어려움 중에도 잘 인내하고 잘 버티어왔다. 지난 2년여 동안 코로나 영향으로 교회마다 반 토막 나는 아픔을 묵묵히 감수하며 방역지침을 준수하여 왔고 질서를 따라주었다. 그리고 사순절과 고난주간 부활절로 이어지는 절기를 맞아서 각종 기도회로 말씀 묵상의 시간으로 영성 회복과 영적 재충전의 기회로 또한 코로나로 허물어진 체제 구축을 위하여 정신없이 달려왔다. 그런데 이제는 그 행사들이 다 끝났다. 

이 지점에서 몇 가지 되새기고 넘어갈 일이 있다. 하나는 부활절 이후의 문제이다. 그동안 교회들은 사순절로 시작하여 부활절까지 연달아 각종 행사와 기도회 등으로 정신없이 지내왔다. 그런데 그 행사들이 다 끝나고 보니 마땅한 대안이 없어진 것이다. 자칫 행사 후 허탈감에 빠질 수 있는 시점이다. 

교회가 행사를 많이 하면 쉽게 빠지게 되는 함정이 있다. 그것이 행사 증후군이다. 그래서 교회가 행사를 너무 많이 하면 본질에서 이탈되기 쉬운 것이다. 본질이 행사 속에 함몰되어버리기 때문이다. 이제 그 허탈함에 또 다른 행사를 계획하지 말고 예수 부활 이후 제자들이 세상에 나가 예수 부활을 전하며 증인의 삶을 살았던 것처럼 전도와 본질을 이루는 일에 열중하였으면 좋겠다.  

다음은 코로나 의식에서 빨리 헤어나기를 기대한다. 그동안 코로나의 영향은 한국 교회를 많이 움츠리게 만들었다. 교회가 코로나 전파의 진원지라는 사회인식이 교회로 하여금 많이 위축되게 만들었다. 이제는 자신있는 자세로 어깨를 펴고 교회가 할 일을 묵묵히 해 나갔으면 한다. 변명할 것도 또한 지나치게 저자세일 필요도 없이 교회는 언제나 당당해야 하고 또 할 일을 다해야 하겠다. 

또 한 가지 더 요구되는 사항은 앞으로 코로나 현상이 모두 해소되어도 예전 같은 교회의 모습으로 돌아가리라는 기대는 하지 말았으면 한다. 즉 코로나 현상만 극복되면 옛날처럼 다시 모이고 전도되는 시대로 회복되리라는 기대는 하지 말아야 한다는 말이다. 왜냐하면 코로나 그 이전 시대의 한국교회 모습이 모두가 아쉬워할 만큼 건강하고 바람직한 모습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대신 한국교회는 예전처럼이 아니고 이제는 새로운 모습으로 거듭나고 재탄생 하는 꿈과 기대를 가졌으면 한다. 꿈과 기대가 새로워지면 목회도 설교도 모든 사역 내용도 교회 모습까지도 변화되고 바뀌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려면 그동안 교회 성장을 위하여 온갖 힘을 쓰고 오로지 일방통행식 목회를 하였다면 이제는 그 힘을 빼야 한다. 힘을 빼면 자연스러움이 회복되고 원래의 원리를 발견하게 되고 잃었던 길도 되찾게 된다. 그때 비로소 한국교회는 위로부터 오는 더 강한 힘에 사로잡힐 수가 있을 것이다. 

갯벌에 빠졌을 때는 힘을 주면 더 수렁 속으로 빠져들게 된다. 그 때는 몸에 힘을 빼고 엎드려 기어 나와야 탈출할 수 있다. 사막에서 차가 모래에 빠졌을 때 탈출하는 유일한 방법도 바퀴에 바람을 빼는 일이다. 

사람은 일이 잘 안되고 마음이 불편할 때는 어깨에 힘이 바짝 들어가게 된다. 그때는 더 긴장되고 미래가 더 암담하고 현실은 어둡게 보인다. 그런데 어깨에서 힘을 빼야 마음의 여유로움이 회복되고 더 침착해짐이 주어지는 법이다. 

그동안 한국교회는 사순절 고난주간 부활절을 거치는 동안 온 힘을 집중하여 왔다. 이제 모든 행사가 끝나고 코로나 영향도 희석되어 자칫 허탈감에 빠질 염려가 있다. 지금은 긴장의 힘을 빼고 차분하게 내일의 목회를 위하여 관심을 집중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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