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자도생? 교회다니면서?
상태바
각자도생? 교회다니면서?
  • 이찬용 목사
  • 승인 2022.04.19 16: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찬용 목사의 행복한 목회 이야기 (198)
부천 성만교회 이찬용 목사
부천 성만교회 이찬용 목사

코로나가 기승을 부리면서 이제는 코로나 안 걸린 사람들이 이상하다 느낄 정도가 되어 버렸습니다. 부부 중 한명이 안 걸리면 부부 사이가 안 좋다거나, 아직도 코로나에 걸리지 않으면 사회성이 부족해서 그렇다거나, 좌우간 말들은 잘 만들어 내는 듯합니다.

저도 코로나에 걸려 보니까요. 안 걸리는 게 백 번 낫습니다. 그리고 코로나에 걸린 후 만난 분들이 혹 코로나에 확진됐으면 어떡하지? 하는 마음이 크게 들더라니까요.

혹 기저질환이라도 있는 분이거나, 연세가 드신 분들은 더 마음이 쓰이기도 했고요.

며칠 전 교회 일 때문에 몇몇이 차로 이동하는데 코로나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권사님들 교구를 맡은 정순애 전도사님이 "목사님~ 우리 권사회에서는 코로나에 걸린 권사님들을 정관장에서 나온 홍삼으로 섬기더라고요" 했습니다.

"정관장 홍삼이요? 정관장에서 나온 거면 비싼데..."

권사님들 중 30여 명이 코로나에 걸렸고요. 그분들을 권사회에서는 그렇게 섬겼답니다.

"우와~~ 그래요?

정관장 홍삼 먹고 싶으면 코로나 걸리면 되겠는데요~" 해서 한바탕 웃기도 했고요.

2년 넘게 코로나와 힘겹게 싸우면서 저는 교회 공동체가 얼마나 든든한지 다시 한번 확인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맨 처음 오이소박이김치를 은퇴하신 목사님이 제게 주셨는데요. 그게 얼마나 맛나던지 그렇게 먹다 보니까 코로나로 힘겹게 싸우고 있는 성도들이 생각났고요.

초창기 코로나 확진된 분들은 외부 출입도 못 하고, 뭔가 죄스러운 마음도 들고 그랬다 하더라구요. 해서 우리 장로님들 권사님들과 의논해 코로나로 싸우고 있는 성도들 가정을 마음만이 아니라, 무조건 물질로도 지원하기로 했고요.

제가 맛있게 먹은 오이소박이를 권사님들에게 부탁해서 성도들 가정에 과일, 고기와 함께 배달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물품 심방은 시작됐습니다. 그 성도가 먹고 싶은 걸 알면 그걸로, 또 교회에서 준비한 음식들로, 잘 먹어야 한다 해서 고기로, 아이들도 있다 해서 요플레까지 다양한 먹거리들을 준비해 매주 심방해온 게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습니다.

제겐 코로나 때문에 교회 공동체의 은혜를 다시 한번 경험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고요.

어느 순간부터 각자도생”(各自圖生)이라는 말보다는 "절전지훈"(折箭之訓)이란 말을 사용해야 한다는 생각도 들고요. 화살 한두 개는 쉽게 꺾이지만, 여러 개 묶어 놓으면 꺾기 힘들다는 말이니 말입니다.

실제로 유대인들이 모여 사는 동네에 가난한 사람이 있으면 그건 그 사람 잘못이 아니라 그를 도와주지 못한 이웃들 잘못이라고 생각한다고 합니다. 그런 이유로 가난한 사람을 적극 도와주고 그 사람이 가난을 면하면 주변의 다른 가난한 사람을 돕기도 하고요.

각자도생해야 한다고 외치는 게 당연한 듯 느껴지는 세상에서 "아닙니다. 교회 다니는 사람들은 그런 게 아니라 절전지훈이래요. 이게 성경적이래요" 하고 당당히 말할 수 있는 우리들이 되었으면 정말~! 좋겠습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