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친코를 통해 얻는 지혜로 코로나 시대에 길을 만들라
상태바
파친코를 통해 얻는 지혜로 코로나 시대에 길을 만들라
  • 이상갑 목사
  • 승인 2022.04.19 14:5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상갑 목사/산본교회·청년사역연구소

무지개를 보면 가슴이 뛴다. 비가 내리고 바람이 부는데 동시에 햇살이 비치고 무지개가 뜬다는 것은 신비다. 아름다움이다. 최근 화제가 된 이민진 작가의 소설 ‘파친코’를 통해서 다양한 무지개를 보았다. 민족사의 고통 중에서 떠오른 무지개, 이민사의 굴곡진 역사 속에서 떠오른 무지개, 고난과 고통과 고독을 뚫고 피어난 무지개를 보았다.

첫째, 파친코는 어둠의 역사도 미래를 열어가는 힘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소설 파친코의 작가 이민진의 삶 자체가 굴곡진 역사다. 작가는 자신이 어둠의 터널을 지나 온 경험을 작품에 잘 녹여 낸다. 동양인으로 경험해야 했었던 무시와 차별 그리고 부모님을 통해 들여다보았던 이민자의 고단한 삶이 파친코의 재료가 되었다. 

둘째, 연약하고 소외된 이들을 품고 섬기며 거짓되고 그릇된 왜곡에 당당하게 맞서는 이삭을 통해 희망을 본다. 이삭은 선자와 결혼하면서 선자와 함께 있으면 자신도 용기를 얻는다고 말한다. 이삭은 신사참배를 거부하여서 투옥을 당하고 결국 죽게 되지만 어둠 속에서 희망을 노래하는 누군가가 있음이 감사다.

셋째, 힘겹고 버거워도 살아남아서 버티고 역사의 물줄기를 따라 흘러가는 것을 본다. 드라마에는 종군 위안부 두 여성의 이야기가 등장한다. 너무 순수하기에 위안부로 당한 상처를 극복하지 못한 여성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아남아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해 간 여성의 이야기는 감출 수 없는 역사의 일부이다. 

넷째, 삶의 전쟁터에서 무너진 자리에서 다시 일어나 스스로 회복하는 회복력을 키워가는 법을 주인공 선자를 통해 배운다. 상처를 받으면서도 상처에 휘둘리지 않고 더 나은 것을 선택하고 결정하고 행동하기를 멈추지 않는 선자의 모습은 우리 민족의 은근과 끈기, 열정과 회복력을 보여준다.

다섯째, 나는 나일 때 가장 나답다는 것을 생각하게 한다. 솔로몬은 성공하기 위해 달려가지만 순간순간 가치에 따른 선택을 한다. 솔로몬은 미국에서도 이방인이었고 일본에서도 이방인으로 살아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정체성을 찾고 구하고 찾아가는 진정성이 자신만의 이야기를 새롭게 기록해 가게 한다. 여섯째, 자신감보다 자존심이 우리를 살게 한다. 일본인들에게 토지를 팔기를 거부한 할머니는 자존심을 끝까지 지킨다. 쉽고 편하게 부귀영화를 누리려는 세상 속에서 자존심을 지킨다. 때때로 그릇된 자신감은 남을 위협하고 파괴하고 무시한다. 그러나 이유가 있는 자존심은 힘겨운 삶을 버티고 견디며 삶의 존재 이유를 깨닫게 한다.

일곱째, 악은 숨기고 감추어도 드러난다. 아버지 한수가 야쿠자임을 알고 아버지를 수치스러워 한 아들 노아의 죽음은 슬프고도 아름답다. 노아의 삶은 허무한 아름다움을 보여 준다. 부정하고 싶은 자신의 조상의 역사를 온 몸으로 거부하려고 하지만 그 한계를 끝내 벗어나지는 못한다. 어쩌면 그것이 인간이고 그것이 인생이 아닐까. 파친코를 보면서 수없이 많은 무지개를 보았다. 절망 속에서도 희망을 보았다. 위기 속에서 기회를 보았다. 파친코의 강렬한 문구가 떠오른다. “역사가 우리를 망쳐 놨지만 그래도 상관없다” 그렇다. 우리가 길을 만들면 된다. 파친코를 보면서 교회의 길을 묻는다. 코로나라는 3년의 흑역사를 지나며 코로나가 우리를 망쳐 놨다. 그래도 상관없다. 길을 만들면 되니까. 파친코에서 교회가 가야 할 길을 발견한다. 포기하지 말고 주어진 현실에서 최선의 선택을 하자. 그리고 또 하나의 길을 만들어 가자. 길이 없는 곳에서 길을 만들어 보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