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이 웃고 별이 윙크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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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이 웃고 별이 윙크하는 이유
  • 임문혁 장로
  • 승인 2022.04.13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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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문혁 장로/서울 아현교회 원로장로·시인·전 진관고등학교 교장

사과가 떨어진다. 왜 떨어질까? 사람들은 만유인력 때문이라고 말한다. 사과가 떨어지는 것을 보고 뉴턴이 만유인력을 발견하지 않았느냐고 되묻는다. 그러나 그건 사람들이 뭘 몰라서 하는 소리라고 나는 생각한다. 사과가 떨어지는 것은 만유인력 때문이 아니라 떨어질 때가 되었기 때문일 것이다. 얼마 전에 돌아가신 이어령 선생도 사과가 떨어지는 것은 사과가 사과나무 가지에 올라가 달렸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사과가 그 높이까지 오르지 않았더라면 어떻게 땅으로 떨어질 수 있겠느냐고 되물었다.

뉴턴은 떨어지는 사과는 설명할 수 있어도 높은 가지에 올라가 익어가는 사과의 생명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답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어령 선생은 떨어지는 땅이 아니라, 하늘을 향해 올라가는 가지와 이파리들의 기적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거기 무엇이 있기에 그처럼 작은 사과 씨 하나가 텅 빈 허공을 향해 올라가는지, 이파리들이 햇빛의 에너지를 흡수해 중력에서 탈출하는 깃털을 만들었는지, 태양처럼 둥글게 둥글게 익어가는 생명의 법칙, 그 많은 겨울과 바람을 이겨낸 깃털의 가벼움을 주목하라고 말했다.

그 말을 들으며 나는 또 곰곰 생각했다. 왜, 달은 저렇게 환하게 웃을까?  별들은 왜, 저렇게 반짝반짝 반짝일까? 왜, 봄 여름 가을 겨울 계절은 다채롭게 바뀔까? 누가, 왜? 비도 내려 보내고, 눈도 내려 보낼까? 왜, 예쁜 새들은 노래하고, 실바람이 불어오고, 시냇물은 저리 흐를까? 왜, 철 따라 온갖 꽃들은 피어날까? 사람들은 천체의 운행과 궤도, 그리고 별들의 공전과 자전에 관하여 말한다. 태양과 달의 빛과 반사를 설명한다. 중력과 부력과 기압과 온도와 풍향이 어떻고 저떻고 떠들어댄다. 그런데 나는 그런 말들이 도무지 납득이 되지 않는다. 그렇다고 치자, 그렇다면 그런 과학적 현상은 왜, 어째서 일어나는 것일까? 과학자들은 그런 현상은 설명해도 그런 현상이 일어나는 진짜 이유는 설명하지 못한다.

나는 많은 궁금증을 가지고 끙끙대다가 어느 날 갑자기 그 이유를 알아냈다. 그것은, 젊은 연인들이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기발하고 다양한 이벤트를 벌이는 것을 보는 순간, 그래, 바로 이거야! 하고 내 무릎을 쳤다. 우와! 유레카! 나는 달이 웃고 별이 윙크하는 이유를 알았다. 비가 오고 눈이 오고 바람이 부는 이유, 철 따라 꽃이 피는 이유를 알았다. 그렇다 누군가를 사랑하게 되면 별의별 좋은 것, 아름다운 것들을 꾸미고 만들고, 신호를 보내고 관심을 끌기 위해 온갖 수단을 다 동원한다. 

그렇다면, 우리게 주어지고 벌어지는 이 온갖 아름답고 다양하고 신기한 일들은 누군가가 우리를 사랑하기 때문에, 관심을 끌려고 신호를 보내고 이벤트를 벌이는 것이다. 그런 분이 계신 것을, 그분이 그런 일을 벌이시는 것을 지금까지 우린 눈치 채지 못한 것이다. 그런 분을 우리가 어찌 사랑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그분에게 나도 내 미소와 윙크를 보낸다. 마음의 꽃다발을 보낸다. 눈물방울과 휘파람과 콧노래를 보낸다.

저 환하게 웃는 달을 좀 봐
저렇게 반짝이는 별들을 좀 봐봐
봄 여름 가을 겨울
비도 보내시고 눈도 보내시고
새들 노래 실어오는 바람이며
저 시냇물, 철 따라 온갖 꽃들
보내시는 걸 좀 봐
그래, 맞아
그분이 우릴 사랑하시는 게 틀림없어
때때로 신호를 보내고
특별 이벤트를 벌이시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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